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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늘집에서] 스포츠 스타들은 왜 골프에 열광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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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반 라운드 중인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오른쪽)과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이강래 기자] 골프는 많은 스포츠 스타들도 즐기는 취미이자 운동이다. 이는 국내 뿐 아니라 해외도 마찬가지다. 미PGA투어의 대표적인 프로암 대회인 AT&T 페블비치 프로암엔 MLB와 NFL, NBA 등 미국 프로스포츠의 유명 스타들이 매년 단골 출전한다. 골프가 다른 스포츠 종목의 스타들도 즐겨하는 운동인 것은 그 만큼 재미있고 보편성도 크기 때문일 것이다.

일반 골퍼들은 “어떤 종목의 스포츠 스타들이 골프를 가장 잘 칠까?”를 궁금해 한다. 보편적으로 체육인들 사이에서 골프 실력을 인정받는 종목은 야구와 아이스하키, 탁구 정도다. 야구와 아이스하키는 스윙 동작이 골프와 유사하다. 야구의 경우 타자 출신 보다는 투수 출신들이 골프를 잘 치는데 타격 보다는 피칭이 골프의 체중 이동과 유사하기 때문이다. 물론 대부분의 야구인들은 “죽어 있는 골프 볼을 치는 게 살아 있는 야구 공을 치는 것 보다 몇 배는 힘들다”고 말하지만 말이다.

탁구는 공 사이즈가 골프 공과 똑 같아 쇼트게임에 강하다. 특히 퍼팅이 예술이다. “살아 날아 들어오는 탁구 공을 자유 자재로 스핀을 먹여 탁구대 구석 구석 찔러 넣던 사람들이 정지된 골프 공을 핀 가까이 붙이는 거야 쉽지 않겠는가?”라는 게 탁구 스타 유남규의 말이다. 실제로 탁구선수 출신 중엔 언더파를 치는 고수들이 수두룩하다. 한중 탁구스타인 안재형-자오즈민 부부의 외아들인 안병훈이 한국을 대표하는 골프스타로 성장한 것도 우연의 일치는 아닐 것이다.

키가 크면 스윙 아크도 클 수밖에 없다. 그래서 장신의 농구나 배구 출신 스포츠 스타들은 장타를 친다. 하지만 무조건 유리한 것은 아니다. 키다리들은 일반 골프채를 쓰지 못한다. 특히 드라이버가 그렇다. 자신의 키에 맞게 맞춤 채를 써야 한다. 또 다른 어려움도 있다. 현역시절 삼성화재의 레프트로 무적함대를 이끌었던 배구의 신진식은 “배구는 손목 스냅을 많이 쓰는 운동인데 골프에선 독이 됐다. 골프 입문 때 아주 고생했다”고 말했다. 농구의 김승현도 “농구에서 키운 집중력은 골프에 큰 도움이 된다. 하지만 농구와 골프는 쓰는 근육이 달라 무조건 도움을 받았다고 할 수는 없다”며 “이젠 골프에 필요한 근육이 발달해 다시 농구를 하라면 예전만 못할 것”이라고 했다.

과거 체조의 여홍철과 라운드를 한 적이 있다. 여홍철은 단신이지만 300야드에 육박하는 드라이버샷을 쳐 동반자들을 놀라게 했다. 체조선수 출신들은 몸의 탄력은 물론 순발력도 대단히 좋다. 그리고 유도 선수들과 팔씨름을 해도지지 않을 정도로 팔의 근력도 강하다. 키는 작지만 가공할 장타를 치는 이유다. 이밖에 육상이나 펜싱 출신들은 하체가 강해 스윙이 안정적이고 복싱과 탁구 등은 허리 회전이 골프와 비슷해 덕을 본다. 시드니올림픽에서 사상 최초로 펜싱 금메달을 땄던 김영호는 물론 홍수환과 김현치 등 복서 출신 스타들은 골프를 잘 쳤다.

미국의 골프 전문지인 골프 다이제스트는 지난 7월 리우 올림픽과 관련된 특집기사를 냈다. 수영의 펠프스, 축구의 네이마르 등 골프를 즐기는 스포츠 스타들에 대한 이야기였다. 그들은 골프를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새로운 도전을 즐기는 모습을 보였다.

2002년 한일 월드컵의 영웅중 한명인 축구의 유상철은 이와 관련해 인상적인 말을 했다. 유상철은 “골프는 스트레스 해소에 그만이다. 후배들이 골프를 즐기면서 축구나 야구 등 해당 종목에서 쌓인 스트레스를 푸는 힐링의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어느 종목이든 경기력에 지장을 받을 정도로 골프를 즐긴다면 구설수에 오를 것이다. 하지만 휴식 시간에 육체적, 정신적 긴장을 푸는 방법으로 골프를 활용하는 것은 나빠 보이지 않는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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