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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골프상식 백과사전 34] 위장 부상의 함정 메디컬 익스텐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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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A투어에는 메디컬 익스텐션 제도가 있어 부상 선수를 정책적으로 보호한다.


[헤럴드경제 스포츠팀=남화영 기자] PGA투어에는 부상을 입은 선수가 시즌을 쉬도록 하는 정책이 있다. 이를 메디컬 익스텐션(Medical Extention)이라고 부른다. 우리말로 풀이하면 병가(病暇)에 해당한다.

시즌 중에 병가를 내면 일정 기간 대회 출전 의무를 지키지 않아도 투어 카드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해주는 PGA투어의 선수 복지 정책이다. 하지만 이는 종종 다른 용도로 전용되기도 한다. 시즌 초반 5개 대회에서 미스 컷했다고 치자. 주치의에게 손목에 관해 고충을 털어놓고 진단서를 끊으면 된다. 메디컬 익스텐션을 얻으면 선수가 뛰어야 하는 최소 경기수가 줄어든다. PGA투어는 이렇게 요청된 신청을 거부한 적이 없다. 따라서 종종 이를 다른 용도를 위해 전용하는 것이다.

메디컬 익스텐션을 신청한 선수는 한 달에 최고 1만 달러에 달하는 장애 수당까지 받게 되는데 거기에는 면세 혜택도 따른다. 원래 2만 달러였으나 2008년 금융 위기로 인해 절반으로 깎였다. 메디컬 엑스텐션 기간에 있는 선수라면 캐디 없이 여행 경비의 부담없이 매일 플레이를 하면서 스스로 복귀할 준비가 끝났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자신의 플레이를 다듬는다.

그리고 투어에 복귀할 때에는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코스를 선택하는 것이다. 만일 한 선수가 20개 대회에 출전해야 하는데 이를 최대한 악용한다면 그는 4시즌 동안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5개 대회씩만 출전할 수도 있다. 매 시즌 신청만 한다면 중요한 치료가 얼마나 걸리는가에 관해 제한받지 않기 때문이다.

어떤 선수는 몇년 동안 어깨를 치료하고 있다. 어떤 선수는 너무 많이 연습하다가 얻은 과사용 부상에도 메디컬 익스텐션을 내기도 한다. 하지만 인공심장 수술을 두 번이나 하고 세 번째 심장으로 투어를 뛰는 에릭 콤튼은 두 번째 심장 이식수술을 받은 후 5개월 만에 경기에 복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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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복무 중인 배상문은 현재 메디컬 익스텐션의 적용을 받고 있다.


하지만 예외적으로 적용받는 사례도 있다. PGA투어를 뛰던 배상문은 원주에서 군복무를 하고 내년에 제대하는데 PGA투어에서는 이에 대해 메디컬 익스텐션의 사례를 적용해주었다. 배상문은 2014~2015시즌 첫 대회인 프라이스닷컴오픈에 우승했기 때문에 2016~2017년까지 2년의 출전권이 있었다. 정식으로 하자면 내년에 제대하는 배상문은 투어를 잃고 2부 투어부터부터 다시 시작해야 했다. 하지만 PGA투어는 군복무가 의무인 한국의 특수성을 감안해 메디컬 익스텐션을 적용해 2017~18년의 1년간 시드를 주었다.

미국여자골프(LPGA)투어에서도 비슷한 메디컬 익스텐션 제도가 있다. 지난 2005년 박세리는 슬럼프에 빠진 중에 출전한 8월 세이프웨이클래식에서 통증으로 일찍 시즌을 마무리한 적이 있다. 그때 활용한 게 메디컬 익스텐션이었다. 전략적인 이유가 있었다. LPGA 규정상 풀 시드 선수가 한 시즌에 15개 대회 이상 뛰어야 시드가 유지된다는 룰에 대응한 것이다.

마침 박세리는 그 대회 이전까지 15개 대회에 출전했지만 4개 대회에서 기권해 출전 경기 수는 11개 대회에 불과한 데다 출전 자격이 되는 대회는 3개밖에 남아 있지 않은 상태였다. 게다가 당시 명예의 전당 포인트를 모두 채운 가운데 ‘10시즌 동안 해마다 15개 대회 이상 출전’의 조건을 충족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하지만 메디컬 익스텐션을 승인받으면 10개 대회만 치러도 한 시즌을 뛴 것으로 인정받을 수 있어서 그해를 무사히 넘긴 뒤 2008년에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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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7시즌 메디컬 익스텐션 선수 리스트.


PGA투어는 새로운 시즌이 시작과 함께 홈페이지에 메디컬 익스텐션에 해당하는 선수 리스트를 공개하고 있다. 여기에는 선수별로 가장 나중에 뛴 경기, 벌어들인 상금 및 페덱스컵 포인트 등을 기재한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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