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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늘집에서]PGA투어의 동진정책, 상생(相生)이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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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서울 중구 CJ인재원에서 열린 PGA 투어 CJ컵@나인브릿지 협약식에서 CJ 소속 김시우가 취재진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뉴시스]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이강래 기자] PGA투어의 동진(東進) 정책이 탄력을 받고 있다. 내년부터 한국에서 총상금 925만 달러(약 105억원)가 걸린 정규 대회인 CJ컵@나인브릿지를 개최하기로 했으며 이웃 일본에선 가을 일본항공이 후원하는 챔피언스투어를 나리타공항 인근에서 열기로 했다.

이에 따라 PGA투어는 중국(HSBC 챔피언스)과 말레이시아(CIMB클래식)에 이어 아시아의 주요 국가인 한국과 일본을 아우르게 됐다. PGA투어는 이제 내년부터 새 시즌이 시작되는 10월 말레이시아와 중국, 한국, 일본을 거쳐 호주와 남아공, 멕시코, 하와이로 이어지는 글로벌 투어를 실시하게 됐다. 또한 일본 동경에 PGA투어 아시아 헤드쿼터를 두고 본격적인 사업확장에 나서기로 했다.

당초 PGA투어는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 진출에 공을 들였다. 5개 시리즈로 구성된 ‘PGA투어 차이나’를 창설해 상금랭킹 5위 안에 드는 선수들에게 2부 투어인 웹닷컴투어 Q스쿨 최종 예선 출전권을 줬다. 하지만 시진핑 주석의 ‘부패와의 전쟁’에 가로막혀 중국 골프산업이 위축되자 우회 전략을 선택했다. 주변국인 한국과 일본 공략에 나선 것이다.

PGA투어는 그동안 글로벌 장악력을 강화하고자 물 밑에서 끊임없이 노력했다. 유러피언투어를 인수하려 시도했고 이에 실패하자 아시안투어를 손에 넣으려 했다. 하지만 한발 앞선 유러피언투어에 아시안투어를 빼앗기자 한국과 일본을 끌어들여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PGA투어가 아시안투어 인수에 공을 들인 이유는 중국 시장 진출에 제동이 걸리자 나온 연쇄반응이었다.

PGA투어에게 전 세계 부(富)의 70%가 모여 있다는 한중일 3개국은 대단히 중요하다. 이를 위해 이미 오래 전부터 중국에서 국가 대항전인 월드컵을 개최했으며 유러피언투어가 개최하던 HSBC 챔피언스를 월드골프챔피언십(WGC) 시리즈에 편입시켰다. 그리고 작년 한국에선 미국팀과 인터내셔널팀 간 대항전인 프레지던츠컵을 아시아 지역 최초로 개최했다. PGA투어는 2020년 도쿄올림픽을 전후해 일본에서 월드컵과 프레지던츠컵 개최를 추진하고 있기도 하다.

8명(재미교포 포함시 12명)이나 PGA투어에서 뛰고 있는 한국은 내년부터 현대자동차와 CJ그룹이 PGA투어 정규 대회를 개최하게 된다. 일본은 소니와 혼다, 브리지스톤이 PGA투어를, 미쓰비시와 도시바, JAL이 챔피언스투어를 후원한다. 또 중국은 퍼시픽링크라는 부동산회사가 캐나다에서 챔피언스투어를 개최하고 있다.

PGA투어는 이처럼 한중일 3국의 내로라하는 기업들을 타이틀스폰서로 유치하며 적지 않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하지만 상생(相生)의 마음은 크지 않은 것 같다. 마치 유명 스타들을 데리고 로드쇼를 다니는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중국과 말레이시아, 그리고 내년 한국에서 열리는 PGA투어 대회는 모든 게 공짜다. 출전선수들에게 비행기 티켓과 5스타 호텔, 럭셔리한 식사에 승용차까지 모든 게 무료로 제공된다. 그리고 컷오프도 없다. 나가기만 하면 성적에 관계없이 전 라운드를 뛰며 상금파티에 참여할 수 있다.

그런데도 대회가 열리는 국가의 선수들에 대한 배려심은 찾아보기 힘들다. 지난 24일 기자회견 때 CJ그룹과 PGA투어가 발표한 내용을 보면 코리안투어 선수들을 10명 이상 출전시키려 노력하겠다고 했으나 ‘립 서비스’ 성격이 강하다. CJ컵@나인브릿지에 코리안투어 선수를 몇 명을 출전시킬 지는 PGA투어 선수위원회를 통과해야 하는데 이는 쉽지 않은 문제다. 선수위원회는 커미셔너의 말을 듣지 않는다. PGA투어 선수들의 권익을 대변해야 하기 때문이다. 코리안투어 전체 대회 상금을 합친 액수(95억원) 보다 많은 거금(105억원)을 걸고 하는 대회라 한국내 비난 여론이 컸는데 이를 무마시키기 위한 제스처에 불과했다는 느낌이 강하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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