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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헌의 골통일기] (31) 산1

실제로 그의 등산관을 들어보면 메스너는 단순한 등반가가 아니라 치열한 구도자에 가깝다. 그는 ‘위로 오르는 산행’에는 관심이 없으며 ‘내면의 밑으로 파고드는 산행’만을 추구한다고 말한다.

메스너는 ‘사람은 누구나 정상에 서고 싶어한다. 그 정상이란 반드시 산의 꼭대기가 아니며 하나의 종점이고, 모든 선이 모여드는 곳, 소재가 생성하고 그 모습을 바꾸는 지점이라는 뜻이다. 이 지점은 적어도 상징적으로 세계가 무(無)로 바뀌는 곳으로 모든 것이 완결되는 끝이며 마력이나 자력처럼 나를 끌어당긴다’고 얘기하고 있다.

- 심산의 <마운틴 오디세이> 중에서, 등반가 라인홀트 메스너에 관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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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1


마운틴 오디세이는 산에 미쳐 산에 살고 산에 죽은 사람들의 얘기입니다. 그들의 이야기는 열반을 쫓는 선승들의 이야기와 다르지 않고 혁명을 꿈꾸는 게릴라들의 삶과 다르지 않고 특정한 분야에서 업을 이룬 장인들의 눈물과 다르지 않습니다.

성공도 하고 싶고, 업적도 세우고 싶고, 돈도 벌고 싶고, 사랑도 하고 싶고, 골프도 잘 치고 싶고…. 어느 하나도 제대로 못하면서 모든 것을 얻으려 하는 무엇 하나 버릴 생각도 없으면서 갖고 싶은 것은 많은 헛된 바람들을 돌아보게 합니다. 많은 것을 얻으려면 많이 놓아야 하고 더 높이 오르려면 더 많이 비워야 한다는 너무도 평범한 진실을 짙은 감동으로 전해 줍니다.

골프도 다르지 않습니다. 별로 크지는 않지만 삶의 한 부분을 버리거나 희생해야 오를 수 있는 산, 위로 오르는 산이 아니라 내면으로 깊어져야 오를 수 있는 산, 그런 산입니다.

* 조금 긴 저자 소개: 글쓴이 김헌은 대학 때 학생운동을 했다. 사업가로도 성공해 회사를 코스닥에 상장하기도 했다. 그러다 40대 중반 쫄딱 망했다. 2005년부터 골프에 뛰어들어, ‘독학골프의 대부’로 불릴 정도로 신개념 골프문화를 전파하고 있다. ‘골프천재가 된 홍대리’ 등 다수의 골프 관련 베스트셀러를 냈고, 2007년 개교한 마음골프학교는 지금까지 4,400여 명의 졸업생을 배출하는 등 화제를 낳고 있다. 칼럼니스트와 강사로 제법 인기가 있다. 호남대학교 교수를 역임했고, 마음골프 티업 부사장 등을 맡고 있다. 팟캐스트 <골프허니>와, 같은 이름의 네이버카페도 운영 중이다. 골프는 마음을 다스리는 운동이고, 행복해야 한다는 철학 아래 지금도 노상 좋은 골프문화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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