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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습가 전욱휴의 16세 딸 전영인 “아빠는 내 골프 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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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교습가 전욱휴씨가 미래에셋대우클래식에 초청 출전한 둘째딸 전영인 양에게 코칭을 하고 있다. [사진=채승훈 기자]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춘천)= 남화영 기자] “캐디이자 코치인 아버지(전욱휴)의 레슨으로 프로 첫 무대인 오늘 3언더파 쳤어요.”

방송에도 나온 골프 티칭프로 전욱휴 씨의 둘째딸 전영인(16) 양이 처음으로 프로 대회에 출전해 첫날부터 언더파의 좋은 성적을 냈다. 전 양은 23일 강원도 춘천 엘리시안강촌 골프장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미래에셋대우클래식 1라운드에서 3언더파 69타로 공동 14위에 올랐다. 1번 홀에서 더블보기를 했으나 5번 홀부터 세 홀 연속 버디를 하는 등 버디 7개를 잡아냈다. 초청 아마추어 선수 3명 중에 가장 선두다.

처음 골프를 시작한 건 5살 때 티칭 프로인 아버지 손에 이끌려서다. 어려서부터 미국 전역을 돌면서 크고 작은 투어를 참가했다. 미국에서 출전한 아마추어 대회만 수십개가 넘는다. 그러다가 2012년 8월 유소년 아마추어 선수들에게는 가장 큰 대회인 세계주니어월드챔피언십에서 12살(역삼초등 6)에 우승했다. 2014년에는 미국 주니어 대표로 발탁되었고, 지난해는 세계아마추어 대회(윈드햄챔피언십, 핑인비테이셔널)에서 2승을 올렸다.

아버지인 전 프로는 한 골프방송사와 세계 최고 교습가들이 출연하는 레슨 프로그램을 제작하면서 딸을 데리고 다니며 보조 출연자로 등장시켰다. 그중에 한 명이 골프여제 안니카 소렌스탐이었다.

“촬영 중에 제가 ‘롱아이언이 치기 어려워요’ 했는데 소렌스탐이 ‘롱아이언을 9번이나 피칭친다고 생각하라’고 해준 조언이 저한테는 강한 인상으로 남았어요. 그 뒤에는 롱아이언이 오히려 쉬워졌고 지금은 숏아이언보다 더 잘쳐요.”

지금은 미국 플로리다주 게인츠빌의 코너스톤 크리스찬 아카데미(고1)에 재학중인 전 양은 이번 미래에셋대우클래식에 초청 출전했다. 프로 대회에는 첫 출전인데 교습가인 아버지가 캐디를 보고 코치도 했다. 전 코치는 미국에서 시합을 나갈 때면 거의 매번 캐디를 본다. 골프 교습가를 아버지로 둔 딸은 좋은 점과 나쁜 점이 공존한다. “경기 중에도 스윙을 보완할 수 있어 좋아요. 언제나 바로 스윙을 봐주니까요. 하지만 내가 성적을 내지 못하면 아빠가 하는 교습이나 레슨이 잘못된 것이라는 생각 때문에 항상 1등을 생각할 수밖에 없어요.”

코치인 전 프로가 끼어든다. “다섯 살에 골프 시작할 때부터 지금까지 영상이 10만장이 넘습니다. 그걸 다 파일로 가지고 있어요. 영인이 골프에 대해 가장 많이 알고 있는 게 접니다. 만약에 제 일이 있어서 떨어져 있어도 매일 카톡으로 통화하고 영상을 보면서 조언해줍니다.”

18세가 LPGA 투어 데뷔 연령이어서 전 양은 아직 2년을 기다려야 한다. 유러피언레이디스투어(LET)를 통해 조금 더 일찍 프로에 데뷔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최종 목표는 LPGA다. “저는 LPGA투어 랭킹 1위에 꼭 오르고 싶어요. 그리고 골프사에 남을 많은 기록을 세운 후 40세에 은퇴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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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인 양은 첫날 3언더파 69타로 공동 14위에 올랐다. [사진=채승훈 기자]


이날 대회를 마치고 코오롱 왁 브랜드로부터 옷을 받았다. “늘어나는 소재라서 좋은 촉감이네요. 보통 골프복은 잘 늘어나지 않아서 대신 트레이닝복을 입는 편인데 입어보니 기능성이 뛰어난 점이 좋아요.” 고1이라면 아직 어린 소녀인데, 말하는 폼이 프로인 듯 서글서글하고 조리있다.

현재 가장 자신있는 샷은 드라이버다. 240~250야드(헤드 스피드 97마일) 정도로 보통이지만 방향성이 뛰어나다. 생각한 데로 다 보낼 수 있다고 자랑한다. 튼실한 하체에서 뿜어져나오는 샷이 예사롭지 않다. 체형 얘기가 나와도 웃으면서 설명한다. “허벅지가 굵은 건 5,6학년 때 성적이 좋지 못하면 땀복 입고 학교 400m 운동장 트랙을 10바퀴씩 돌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그 나이 또래의 소녀들과는 달리 다이어트는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했다.

처음엔 발레리라를 꿈꿨다가 한 때 화가가 되려했다가 이제는 골프만 생각하는 주니어 답게 지향점은 거창하다. 멘탈에서는 로레나 오초아, 기술과 샷에서는 안니카 소렌스탐, 경기 장악력에서는 타이거 우즈를 닮고 싶다고 말한다. 하지만 아직 소녀 감성도 엿보였다. 이틀 전에 대회장에서 LPGA에서 2승을 올린 김세영을 만나 감동받았다고 했다.

“저는 키가 작고 손발이 미국의 다른 선수들처럼 길지 못한 게 좀 핸디캡이었거든요. 그런데 김세영 프로님은 저하고 체형도 비슷하면서도 장타도 치고 멋있게 경기를 하더라고요. 항상 당당하고요. 이틀 전에 인사드렸는데 ‘미국에서 자주 보겠네’하면서 잘 대해주셔서 감동 먹었어요.” 주니어 골프 꿈나무는 그렇게 하루하루 꿈을 먹고 감동을 받으면서 자라고 있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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