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60일간의 미국 골프횡단 35] 과함은 모자람만 못하니
‘에이지슈터를 꿈꾸며(Dreaming Age Shooter)’ 떠난 64세 고교동창 4명 다스(DAS)팀의 미국 대륙 횡단이 58일째를 맞았다. 이번 여행에서 가장 터프하고 가장 그린피가 비싼 골프장인 페블비치의 스파이글래스힐을 라운드했다.

이미지중앙



내리막 파3 홀에서 태평양을 향해 샷 하는 양 대표.


늦장 플레이와 친절한 마샬

오늘 일정은 페블비치리조트에서 두 번째로 좋은 스파이글래스 힐(Spyglass Hill) 골프장에서의 골프 라운드였다. 날씨가 너무 좋았다. 바람도 없고 기온도 15~25도 정도라 운동하기에 적당한 날씨였다. 지금까지 33회 골프 라운드를 하면서 날씨가 더워 많은 땀을 흘렸다. 그런데 이곳은 그렇지 않아 좋았다. 티셔츠를 이틀 입어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을 정도이다. 미국사람들은 골프장에서 거의 반바지 차림이다. 우리는 긴 팔, 긴 바지를 입고 운동을 한다. 아주 대조적이다.

다스팀은 한국에서 늦장 플레이에 대해 지적을 받아 왔는데 여기에서도 역시 늦장 플레이가 문제가 된다. 필드에서 이것저것 재기도 하고 그린에서 신중을 기하다 보면 시간이 많이 걸린다. 내기 때문에 컨시드도 잘 주지 않지만 전반적으로 슬로 플레이 하는 나쁜 습관이 있다.

오랫동안 미국에서 생활하며 골프장을 운영하고 있는 성낙준 사장도 우리 팀의 늦장 플레이에 대해서 지적한 바 있다. 하지만 정작 당사자인 우리는 아직 심각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오늘도 역시 늦장 플레이가 재연되었다.

스파이글래스힐 코스는 카트가 페어웨이에 들어갈 수 없다. 그런데 우리의 늦장 플레이를 보다 못한 골프장 마셜이 빠른 경기 진행을 위해 캐디 역할까지 자청하였다. 심지어 15번 홀부터는 페어웨이에 카트가 들어갈 수 있도록 특별 배려(?)까지 해줬다. 마셜이 내심 속이 터지겠지만 그래도 미소를 잃지 않고 엄지손가락을 치켜들며 ‘굿샷’을 연발했다. 고맙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미안하고 부끄러웠다.

정말 반성하고 고쳐야 한다. 그런데 한국과 미국의 마셜은 명확한 차이가 있는 것 같다. 한국의 마셜은 늦었으니 빨리 진행하라고 주의만 준다. 그러나 미국의 마셜은 골퍼가 티 샷을 하면 포어캐디 역할을 하며 골퍼가 빠른 진행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티 샷한 공이 낙하할 지점에 먼저 가서 공의 위치를 정확히 알려주거나, 그린까지 남은 거리를 알려주기도 한다. 싫은 소리를 하기 보다는 오히려 빠른 플레이를 도와주는 마셜의 태도에 우리 모두는 스스로의 늦장 플레이를 반성하게 되었다.

미국 골프장은 친환경 골프장을 지향해 자연을 잘 보존해 놓았기 때문인지 골프장 주변에 짐승들이 많다. 까마귀와 갈매기는 삶의 터로 골프장 환경에 너무 잘 적응했는지 인간과 공존하는 듯하다. 잠시 틈을 보이면 골퍼들이 지니고 있는 음식물을 어느새 낚아채간다. 설 작가는 점심 식사용으로 산 핫도그 속에 들어 있는 소시지를 먹어 보지도 못하고 잠깐 경기에 전념하는 사이에 까마귀에게 헌납하고 말았다. 봉투를 풀어 헤쳐서는 빵은 그대로 놔두고 소시지만 물고 날아갔다. 설 작가는 맛없는 빵만 씹으며 투덜거렸다.

이미지중앙

미국에서 4번째로 터프한 스파이글래스힐.


터프하고, 제일 비싼 명문 골프장
스파이글래스힐은 페블비치 리조트 안에 있는 4개의 골프장 중 2번째 비싼 골프장이다. 1인 요금이 카트 포함하여 420달러이다. 다스팀이 방문한 미국 골프장 중 가장 비싼 요금이다. 다스팀 1회 라운드 평균요금 70달러와 비교하면 6라운드 이상 골프할 수 있는 매우 비싼 금액이다.

우리는 원래 미국 퍼블릭 골프장 랭킹 1위인 페블비치 골프링크스에서 라운드 하기로 계획하였으나, 1회 골프비용이 1000달러 이상이 되어 포기하였다. 골프 예약조건이 리조트 안에 있는 3개의 호텔 중에서 최소 2일을 숙박하여야 하며, 방 하나에 두 사람이 숙박하여야 하고, 2명만이 예약할 수 있다. 호텔요금은 1일 2인 1룸에 650달러에서 스위트(Suite)룸 2965달러까지이다. 제일 싼 호텔에서 숙박할 경우, 1회 골프를 치기 위해서 드는 비용은 1인2박 호텔요금 650달러와 골프비용 495달러, 카트비용 35달러를 합하면 1,180달러이다.

아무리 미국에서 제일 좋은 골프장이라 하여도, 골프 한번 치는데 드는 그린피가 130만원 이상(환률 1150원)이라면 다스팀에게는 감당하기 어려운 금액이었다. 참고로 호텔에 투숙하지 않고 예약할 수 있는 방법은 현지에 도착하여 1일 전에 전화하여 티 타임이 남아 있으면 예약할 수 있다. 그 경우에 요금은 그린 피 495달러와 카트 35달러, 합계 520달러이다.

골프백을 받아주는 직원이 환영한다는 말과 함께 미국에서 4번째로 터프한 골프장이라고 겁을 준다. 이때만 해도 33곳의 골프장을 거처 온 우리는 거칠어 봐야 얼마나 거칠겠나 하는 표정이었다. 1번 파5 티 박스에서 태평양을 향해 샷을 날리면서 플레이를 시작해 전부 3타에 그린에 볼을 올려놓았다. 그러나 긴장을 해서인지 네 명 다 3퍼트를 해 똑같이 보기를 하고 다음 홀로 이동했다.

전반에서 한 타 차로 양기종 대표가 앞서다가, 후반 첫 홀에서 양 대표가 친 볼이 그린에 적중한 후 엣지로 넘어가는 바람에 보기를 한다. 양 대표를 바짝 쫓던 최금호 단장이 140야드 샷을 핀에 붙이고 버디를 잡으면서 한 타 차로 앞서 갔다. 다시 4홀을 지나면서 동타가 되었는데 15번 파3 홀에서 양 대표가 그린에 올려놓고 안도의 숨을 쉬었고, 최 단장은 그린 옆으로 볼이 흘러갔다. 하지만 최 단장은 ‘어프로치 최’답게 로브샷으로 핀에 붙여서 파를 하고, 안심하던 양 대표가 두 번째 숏 퍼팅을 놓치면서 한 타 차로 역전당한다.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지만 양 대표는 숏 퍼팅을 몇 개 놓치면서 치미는 화를 참아야 했다. 최 단장은 오늘따라 전혀 욕심 부리지 않고 또박또박 플레이를 하면서 한 타 차 우승을 거머쥐었다. 최단장은 “가장 터프하고 제일 비싼 명문 골프장에서 오늘의 승리를 위하여, 그동안 신체 리듬과 컨디션을 조절했다”고 큰 소리쳤다. 오늘 우승은 최 단장(87타)이다.

이미지중앙

호텔 뒷마당에서 캠핑카 안에 있는 물건을 모두 밖으로 내고 정리에 들어갔다.


과함은 모자람만 못하니
오늘은 캠핑카에서 마지막 밥을 해 먹는 날이다. 그동안 우리들은 저녁식사 중 50끼니 이상을 직접 조리해 먹었다. 여행 초기에 60일간의 저녁식사를 위하여 식기류를 새로 사야 했고 또 매일 식재료를 사서 가지고 다녀야 했다. 그러나 이제는 더 이상 그럴 일이 없다. 내일 저녁은 사서 먹고 그 다음은 샌프란시스코에 사는 친구 이정호가 자신의 차량으로 우리를 책임지기로 했기 때문이다.

골프를 마치고 호텔로 돌아와서 캠핑카 반납을 위한 준비를 했다. 그동안 가지고 다녔던 식기류, 식재료, 음식물 등을 모두 버렸다. 아깝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과감히 버려야 했다. 지나간 여정을 돌이켜보면 우린 식재료를 좀 과도하게 샀다. 요령을 몰라 처음엔 더 그랬다. 시간이 가면서 구입량이 줄기는 했지만 여전히 필요량보다 많이 샀다. 그렇다 보니 구입한 재료가 얼마나 남았는지, 어디 있는지 모르고 사는 경우가 허다했다. 알고 있어도 찾기 귀찮아서 새로 산 적도 있다. 남으면 버리고 또 사고 다시 버리고 하다 보니 낭비가 심했고 불필요한 지출이 발생했다. 식료품 구입에 좀 더 체계적인 관리를 하지 못한 아쉬움이 남는다.

그동안 우리가 산 주방 기구는 밥그릇, 국그릇, 쟁반, 칼(대, 중, 소), 도마(두 번 샀다), 가위, 집게, 숟가락, 젓가락, 감자 칼, 휴대용 가스버너 등이다. 주로 샀던 식재료는 쌀, 김치, 햇반, 된장, 고추장, 진간장, 국간장, 식초, 올리브유, 식초, 참기름, 후추, 고춧가루, A-1 소스, 김치, 라면, 컵라면, 양파, 감자, 대파, 실파 등등. 그런데 이것들이 아직도 많이 남아 있고 아까운 것들이 너무 많다. 쌀, 라면, 고춧가루, 된장, 소주 등은 버리기에 너무 아까운 것들이다.

이미지중앙

태평양에 면한 스파이글래스힐 골프장.


미국 골프장 투어 제34차 : 스파이글래스힐(파72 6960야드)

페블비치 골프장 설립자 사무엘 모스(Samuel F. B. Morse)는 지방 역사에 열정적이었다. 그리고 스티븐슨(Robert Louis Stevenson)이 그의 고전인 <보물섬>을 집필할 때에 영감을 얻기 위하여 페블비치의 구릉지와 모래가 뒤덮인 언덕을 돌아 다녔다는 전설에 강한 호기심을 가졌다. 1966년에 개장한 이 골프장은 홀들을 보는 방법과 플레이하는 방법에 영향을 미치는 명확하게 다른 2종류의 지형이 특징이다.

처음 5개 홀들은 조심스럽게 가장 안전한 길을 선택하기를 요구하는 모래로 뒤덮인 바다가 모래 언덕 사이에 놓여 있다. 13개 홀들은 높은 곳에 있는 그린들과 전략적으로 놓여 있는 벙커들, 그리고 잘못된 샷을 잡아채려고 하는 호수들과 함께 장엄한 소나무숲을 가로질러 놓여 있다. 이 코스는 챔피언십 티 기준으로 코스레이팅 75.5, 슬로프 레이팅 147을 자랑하며 세계에서 가장 어려운 골프장 가운데 하나로 선정되었다

미 PGA투어 공식대회인 AT&T페블비치프로암을 페블비치 링크스에서 매년 개최하고 있다. 〈골프다이제스트〉는 미국 최고 100개 골프장 중 48위로 선정하였고, 별표 등급 최고 등급인 5개를 부여한 명문 골프장이다. 〈골프매거진〉을 비롯하여 그 밖의 여러 매체들도 명문 골프장으로 선정하였다.

예약: 홈페이지(www.pebblebeach.com) 예약실 (800) 654-9300
요금: 리조트 고객: 1인 385달러(카트비 35달러 포함) 385달러, 일반 고객: 385달러 + 카트비 35달러= 420달러, 다스팀 4인 합계: 1680달러
위치: Stevenson Drive Pebble Beach, California 93953 / 전화 (831) 625-8563

* 이 글은 푸른영토에서 발간한 <60일간의 미국 골프횡단>에서 발췌했습니다.

sports@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
          연재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