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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헌의 골통일기] (4일) 거리보다는 방향
나이가 들면서 내가 깨달은 것 중의 하나는 젊은 시절 내가 그토록 집착했던 그 거대巨大가 실은 언제나 사소하고 작은 것들로 우리에게 체험된다는 사실이었다. 말하자면 고기압은 맑은 햇살과 쨍한 바람으로, 저기압은 눈이나 안개, 구름으로 온다는 것이다. 우리는 평생을 ‘저기압 속을 걸어가고 있어.’라거나 ‘고기압을 맞고 있어.’라는 말을 하지는 않는다. 우리는 실은 그 두 기압 중의 하나를 벗어날 수가 없고 일상에서 마주치는 우산이나 외투 따뜻한 찻잔이나 장갑 등이 사실은 다 그 고기압과 저기압의 파생물이기도 한데 말이다.

-공지영의 에세이 <아주 가벼운 깃털 하나>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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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보다는 방향

그래요. 뿌리가 없는 거대 담론! 참 허망하지요. 너무 멀리 보고 걸으면 작은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고 너무 발 밑을 보고 걸어도 전혀 엉뚱한 곳에 이릅니다. 시선을 두어야 할 적당한 거리라는 것이 분명 있을 텐데요. 너무 거대하지도 너무 협소하지도 않은 지점. 멀리도 봤다가 가까이도 봤다가 전체도 봤다가 디테일도 봐야 하는 적절한 타이밍도 있을 테고요.

스코어를 생각하면 스윙이 흐트러지고 스윙에 얽매이면 스코어가 망가지는 것처럼, 일상의 소소한 일들이 중요하지만 ‘뜻하지 않은 비를’ 피하려면 가끔 일기예보도 봐야겠지요. 한 걸음 한 걸음 최선을 다하되 수시로 고개를 들어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봐야 하는 거라면 이 즈음이 바로 발걸음을 잠시 멈추고 방향을 확인해야 할 시점입니다.

‘지금, 이 샷을 어디로 날려야 하나?’

* 조금 긴 저자 소개: 글쓴이 김헌은 대학 때 학생운동을 했다. 사업가로도 성공해 회사를 코스닥에 상장하기도 했다. 그러다 40대 중반 쫄딱 망했다. 2005년부터 골프에 뛰어들어, ‘독학골프의 대부’로 불릴 정도로 신개념 골프문화를 전파하고 있다. ‘골프천재가 된 홍대리’ 등 다수의 골프 관련 베스트셀러를 냈고, 2007년 개교한 마음골프학교는 지금까지 4,400여 명의 졸업생을 배출하는 등 화제를 낳고 있다. 칼럼니스트와 강사로 제법 인기가 있다. 호남대학교 교수를 역임했고, 마음골프 티업 부사장 등을 맡고 있다. 팟캐스트 <골프허니>와, 같은 이름의 네이버카페도 운영 중이다. 골프는 마음을 다스리는 운동이고, 행복해야 한다는 철학 아래 지금도 노상 좋은 골프문화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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