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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헌의 골통일기] (2일) 현존임명(現存任命) - 지금 바로 이 자리에서 목숨을 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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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만 교수의 '용기'.


“현존임명現存任命이란 하와이 해안에서 서핑을 하는 것과 비슷하지 않을까요? 거대한 파도란 계획대로 오지 않고 어디로 갈지도 예측하기 힘든 불확실함 그 자체입니다. 그러니 그저 파도에 몸을 내맡긴 채 서프보드에서 느껴지는 파도의 움직임을 맘껏 즐기고, 찰나보다 짧은 지금 이 순간에 모든 것을 맡기며 그 에너지를 따라가는 것! 그것이 바로 현존임명인 것 같습니다.” - 유영만의 <용기> 중에서

어린 시절 본인방인지 명인타이틀인지 잘 기억은 안 나지만 우승타이틀을 거머쥐고 ‘목숨을 걸고 바둑을 둔다’는 조치훈의 인터뷰 기사를 보면서 ‘바둑이 뭔데 목숨까지?’ 하면서도 그리해야 오를 수 있는 경지가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막연한 경외심 같은 것을 처음으로 경험했던 것 같습니다.

골프의 한 샷 한 샷에 목숨을 걸라면 다들 웃으시겠지요? 목숨을 건다 한들 목숨이 걸리기야 하겠습니까? 다만 몰입의 경지를 얘기하는 것이겠지요. 셋업을 하고 가만히 있자면 실패한 과거로부터 실수할 미래까지 한순간도 ‘현재’에 있지를 못하고 시공을 넘나드는 야단스러운 마음이 보입니다. 삶이 게임이라면 그 속에서 1,000번도 넘게 계속해갈 게임에 불과한 골프, 그 게임 속에 또 한 샷일 뿐인데 마음아! 넌 어찌 그리 부산스러우냐? 그런 자신이 한편으로 안쓰럽고 한편으로는 참 귀엽기도 합니다. 그래서 웃음이 납니다.

* 조금 긴 저자 소개: 글쓴이 김헌은 대학 때 학생운동을 했다. 사업가로도 성공해 회사를 코스닥에 상장하기도 했다. 그러다 40대 중반 쫄딱 망했다. 2005년부터 골프에 뛰어들어, ‘독학골프의 대부’로 불릴 정도로 신개념 골프문화를 전파하고 있다. ‘골프천재가 된 홍대리’ 등 다수의 골프 관련 베스트셀러를 냈고, 2007년 개교한 마음골프학교는 지금까지 4,400여 명의 졸업생을 배출하는 등 화제를 낳고 있다. 칼럼니스트와 강사로 제법 인기가 있다. 호남대학교 교수를 역임했고, 마음골프 티업 부사장 등을 맡고 있다. 팟캐스트 <골프허니>와, 같은 이름의 네이버카페도 운영 중이다. 골프는 마음을 다스리는 운동이고, 행복해야 한다는 철학 아래 지금도 노상 좋은 골프문화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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