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비(28 KB금융그룹)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개막전인 퓨어실크 바하마 LPGA 클래식 첫날 7오버파 80타를 치는 부진을 보인 후 기권했다. 박인비가 80대 타수를 기록한 것은 2009년 6월 웨그먼스 LPGA 최종일 9오버파 81타를 친 후 약 6년 7개월만이다.

박인비는 29일(한국시간) 바하마군도 파라다이스 아일랜드의 오션클럽 골프코스(파73 6625야드)에서 열린 대회 첫날 경기에서 버디 4개를 잡았으나 보기 7개와 더블 보기 2개를 범해 7오버파 80타를 기록했다. 세계 정상 선수의 플레이로 보기 어려운 난조였다. 최하위를 기록한 박인비는 경기를 마친 후 기권을 선언했다.

LPGA 홈페이지는 "박인비가 허리 부상으로 기권했다. 박인비는 다음 주 코츠 골프 챔피언십까지 출전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세계랭킹 1위 탈환에 적신호가 켜졌다. 현재 세계랭킹 1위인 리디아 고(18 고보경)는 이번 개막전에 불참했으며 다음 주 코츠 골프 챔피언십으로 2016시즌을 시작한다.

박인비의 매니지먼트사인 갤럭시아SM도 "박인비가 경기 중에 허리에 통증이 왔다"며 "1라운드가 끝난 뒤 고민하다가 결국 대회를 포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박인비는 한달간 부상 치료에 전념한 뒤 내달 25일 태국에서 열리는 혼다 LPGA 타일랜드를 통해 복귀할 예정이다.

박인비는 작년 중국 하이난에서 열린 블루베이 LPGA 때도 손가락 부상으로 기권한 바 있다. 하지만 리디아 고와 '올해의 선수상' '상금왕' 등 개인 타이틀 경쟁을 하느라 불참이 예상됐던 로레나 오초아 인비테이셔널에 출전하는 강행군에 나서기도 했다. 현재 상태로는 박인비의 부상 정도가 알려지지 않아 정확한 판단이 어려우나 우려가 되는 상황이다.

2016년은 박인비에게 대단히 중요한 한해다. 오는 8월 리우 하계 올림픽 때 여자 골프가 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정식 종목으로 치러지는데다 LPGA투어 유일의 국가 대항전인 인터내셔널 크라운이 8월에 예정되어 있다. 두 차례나 국가를 대표할 기회다. 또한 올림픽을 앞두고 빅 이벤트가 몰려 있어 체력 관리와 부상 관리가 대단히 중요한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메이저 대회 4개가 올림픽 개최 전에 열린다.

박인비는 개막전을 앞두고 부진을 예고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을 슬로 스타터라고 표현했다. 박인비는 미국 골프채널과의 인터뷰에서 ""겨울에 경기를 할 때는 스스로 정말 못한다는 생각이 든다"며 "10년째 같은 양상이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박인비는 LPGA투어에서 거둔 17승 가운데 4월 이전 우승은 단 2번뿐이다. [헤럴드스포츠=남화영 기자]


sport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