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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용 부회장도 구입했다는 골프클럽 PXG는 누구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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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주목받는 PXG브랜드 창업자 밥 파슨스. (사진=골프채널)


미국의 억만장자 사업가 밥 파슨스(Bob Parsons)가 출시한 골프용품 브랜드와 골프장의 혁신이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출시된 PXG(Parsons Xtreme Golf) 브랜드는 잭 존슨(미국)을 비롯한 PGA투어의 선수들로부터 호평을 얻고 있으며, 파슨스가 운영하는 애리조나 스콧데일의 골프장은 배짱있는 운영으로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골프채널은 최근 밥 파슨스와의 심층 리포트를 통해 그가 추구하는 골프계의 신선한 바람을 소개했다.

고대디닷컴 대박 신화의 주인공
올해 65세의 파슨스는 살아온 이력이 화려하면서도 극단을 오간다. 베트남전에 미군 해병대 소총수로 참전했고(그의 사무실에는 자줏빛 심장 메달을 현판으로 제작해 걸어두고 있다), 회계사를 지냈으며, 성공한 컴퓨터 프로그래머이기도 했다. 1997년에 도메인 호스팅 회사 고대디닷컴을 창업하면서 엄청난 부를 축적했다. 2015년 월간 경영지 <포브스>는 400대 부자 기사에서 그의 재산을 21억달러(2조 5,164억원)로 추정했다.

억만장자 파슨스는 지난 해부터 본격적으로 골프 사업에 뛰어들었다. 캘러웨이골프 창업자인 엘리 캘러웨이가 섬유업을 하다가 와인사업을 거쳐 63세인 1982년에 골프용품 사업을 시작해 오늘날의 리딩 브랜드로 만들었고, 제너럴 일렉트릭(GE)에 근무하던 엔지니어였던 카스텐 솔하임이 43세에 골프를 시작해 결국 핑클럽을 만들어냈듯이 파슨스는 자신의 골프클럽을 사들이는 데만 35만 달러(4억 2017만원)를 쏟아부은 열정적인 골프광이기도 하다.

대부분의 인터넷 사업가들이 그러하듯 파슨스는 컴퓨터 프로그래밍 사업을 창고에서 시작했다. 파슨스테크놀로지를 운영하면서 만든 소프트웨어를 1994년 6400만 달러에 판 뒤 이를 종자돈 삼아 1997년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에서 도메인 등록 서비스 업체인 고대디닷컴(GoDaddy.com)을 창업했다. 당시 사업 목표는 ‘많은 사람들에게서 조금씩만 돈을 걷겠다’는 박리다매 전략이었다.

2005년에는 위험을 감수하고 미식축구(NFL)파이널인 슈퍼볼에서 탱크톱을 입은 섹스어필한 광고를 내보내 대박을 쳤다. 30초당 240만 달러의 광고비를 내야하는 그해 슈퍼볼 경기 광고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광고로 선정되며 사업은 급속도로 커졌다. 도메인 시장 점유율은 이전까지 16%이던 것이 그 광고 이후 25%로 급증했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2014년 고대디닷컴은 5,900만개의 세계 최대 도메인 등록 서비스업체로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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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 2승의 잭 존슨이 올해부터 PXG 용품을 쓰고 있다. (사진=PXG)


유명 선수들도 쓰는 PXG

지난해 4월에 창업한 골프용품 브랜드 PXG는 고대디닷컴이 추구한 박리다매와는 정반대의 정책을 취하고 있다. 아이언은 개당 300달러, 퍼터 400달러, 드라이버 700달러로 한 세트를 장만하는 데 평균 5,000달러(600만원)가 든다. 일반 클럽을 장만하는 비용의 두 배는 든다. 하지만 PXG의 광고는 고대디닷컴으로 센세이션을 일으켰을 때와 마찬가지로 직설적이다. ‘이 클럽은 놀랍다. 하지만 비싸다.’

그건 PXG 창업자인 파슨스의 자신감에서 비롯된다. 핑골프에서 오랜 경력을 쌓은 마이크 니콜렛트, 브래드 스웨이거트를 스카웃하면서 최고의 제품을 만드는 데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그들에게 “신제품 제작에는 비용 상관없이 최고의 아이언을 만들라”고 주문했다. 이에 따라 PXG는 창업 이후 현재까지 140억원 넘는 연구개발비를 투자해 50개가 넘는 설계 특허를 출원중이고 퍼터부터 드라이버까지 풀 라인업을 구축한 상태다.

판매도 여느 용품사들이 시행하는 소매점을 통한 대량 판매가 아니라 자신의 회원제 골프장과 전 세계 16개 프리미엄 피팅 스튜디오 쿨클럽스(Cool Clubs)를 통해 이뤄진다.

PXG는 클럽 헤드에 다양한 텅스텐 무게추를 심은 외양부터 독특하다. 이를 통해 골퍼 마다의 섬세한 무게중심, 백스핀, 구질 조정을 하겠다는 것이다. 모양은 블레이드 머슬백처럼 생겼지만 기능은 캐비티백 아이언 이상을 해내는 클럽이다. 드라이버와 퍼터에도 헤드에 다양한 텅스텐 스크류들이 촘촘히 박혀 있다.

PXG는 브랜드 출시가 1년이 지나지 않았지만 꽤 많은 선수들이 투어 현장에서 쓰고 있다. 2007년 마스터스와 지난해 브리티시오픈 우승자인 잭 존슨이 지난 5일 소속 선수가 된 데 이어 PGA투어에서는 페덱스컵 챔피언인 빌리 호셸, 크리스 커크, 찰스 하웰 3세, 재미교포 제임스 한(한재웅)이 사용하고 있으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의 크리스티 커, 재미교포 앨리슨 리(이화현) 등 유명 선수들과 사용계약을 맺었다. 올해는 라이언 무어, 챔피언스투어의 로코 미디에이트, LPGA의 베아트리체 레카리, 세데나 파크스를 추가했다.

마이클 존슨 <골프다이제스트> 용품기자는 PXG가 새로울 수밖에 없는 이유에 대해 “사업자가 억만장자이기 때문에 다른 브랜드들은 감히 엄두도 못내는 과감한 기술 개발과 투자를 할 수 있었고 그것이 가장 차별화된 점”이라고 분석했다.

파슨스의 PXG를 통한 비전은 골프업계의 라이벌이 없는 브랜드가 된다는 것이다. 최근 골프채널과의 인터뷰에서 파슨스는 말했다. “필요한 클럽이 있으면 두세 달 안에 만들어낼 수 있지만, 더잘 만들고 싶으면 그만큼 많은 돈과 과정을 거쳐야 한다. 내가 유명한 선수들을 그들이 후원 계약으로 받은 돈 이상으로 엄청난 돈을 주고 계약했다는 루머가 있으나 사실이 아니다. 그들 중의 대부분은 우리와 용품 계약하기 전보다도 더 적은 돈을 받는다. 왜 그럴까? 그 이유는 젊은 시절 데이트하러 나가는 나를 붙잡고서 아버지가 준 교훈에서 찾을 수 있다. ‘여자를 사귈 때 가장 중요한 건 너를 좋아하는 사람을 사귀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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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슨스가 인수한 뒤 회원들의 재정 도움을 얻어 리노베이션한 스캇데일 골프장.


회원의 동참 모으는 골프장 사업
미식축구 애호가인 파슨스는 지난해 미식축구(NFL)팀 오클랜드 라이더스를 사려고 검토하다가 결국 스콧데일내셔널골프클럽을 인수했다. 그리고는 골프장 소속 회원들에게 편지를 보냈다. ‘현재 이 클럽을 가장 많이 이용하는 회원들은 클럽에 가장 적게 투자한다. 매일 라운드하는 회원들은 거의 돈을 쓰지 않는다. 더 이상 그래서는 안 된다.’ 파슨스는 골프장 리노베이션에 참여하지 않는 175명의 회원들에게 사퇴서를 요청하고 멤버십 피를 반환할 정도로 과감하게 혁신 정책을 밀어붙였다.

이는 전통을 중시하는 미국 회원제 골프장 문화에서는 다소 과격한 방식으로 논란이 일기도 했다. “우리가 지금까지 해왔던 일들은 조금만 달리 생각해보면 가능한 일이다. 성공적으로 운영되는 회사들이 거쳤던 방식이다. 하지만 대부분은 많이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있다.”

파슨스는 골프계가 수비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고객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골프 시장은 아직 건재하다. 골프장에 와서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은 그린피를 지불할 여지가 있고, 회원제 클럽에 속해 있다면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다. 좋은 가치에 투자할 줄 아는 사람들이다. 용품사들끼리 출혈 할인 경쟁하는 방식보다는 시장 자체를 키우는 전략을 택하겠다.”

파슨스는 위험을 즐기는 사업가이고, 마케팅에서는 혁신가다. 골프업계에서는 그와 같은 겁 없는 신선한 투자와 도전이 필요하다. [헤럴드스포츠=남화영 기자]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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