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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응답하라 KPGA] 축구에서 골프로 태극마크 꿈꾸는 이택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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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제31회 신한동해오픈 마지막날 이택기. (사진=KPGA)


이택기(24)는 골프를 시작하기 전 ‘태극마크’ 를 꿈꾸는 축구 유망주였다. 초등학교 졸업 당시 키가 175cm 일 정도로 당당한 체격을 뽐내던 이택기는 중학교 1학년 때 호주로 1년간 축구 유학을 떠나 국가대표 기성용(27)과 함께 훈련을 하는 등 촉망받는 수비형 미드필더로 성장해갔다.

그러나 잦은 부상이 있었던 오른쪽 발목의 통증이 점점 심해져 정밀검사를 진행한 결과 ‘박리성 골연골염’ 이라는 판정을 받고, 중학교 2학년 때 수술대에 오른다. 수술 이후 1년간의 재활을 거쳐 그라운드에 복귀했지만 통증이 재발됐다. 병원을 다시 찾았고, 재수술을 권유 받은 이택기는 이때 과감히 축구화를 벗어 던졌다. 원치 않는 부상이 이어지자 축구 선수의 꿈을 지워버린 것이다.

좌절에 빠져 있던 그에게 평소 골프를 즐기셨던 이택기의 아버지(이동춘 50)는 골프를 권했고, 남들보다 늦은 나이인 중학교 3학년 가을부터 골프를 시작한 이택기는 생각보다 빨리 골프에 적응했다.

이택기는 골프 시작 3년 만인 2010년 고등학교 3학년 때 KPGA 프로선발전을 통과하며 KPGA 프로(준회원) 자격을 얻었지만 KPGA 투어프로선발전에서는 번번이 낙방했다. 이 시기 군입대를 생각했다. 뭔가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골프 시작할 때부터 가르침을 받고 있는 스승 유재철(50)프로의 조언으로 다시 마음을 잡았고, 2014년 3부투어인 KPGA 프론티어투어 7회 대회에서 연장 접전 끝에 우승을 차지하는 데 힘입어 KPGA 투어프로 자격 취득에 성공했다.

2014년 창설된 ‘매일유업오픈’ 은 창설 첫 해와는 달리 2015년에 예선전 제도를 도입, 시행한다. 예선전을 통해 ‘매일유업오픈’ 본 대회 참가할 수 있는 자격이 14명에게 주어졌는데 이택기는 11위로 통과하며 KPGA 코리안투어에 처음 모습을 보이게 된다.

2015년 ‘제31회 신한동해오픈’ 3라운드. 이택기는 PGA투어에서 활동하는 강성훈(29), 노승열(25.나이키)과 함께 마지막 챔피언조에서 동반 플레이를 펼쳤다. 6명을 선발하는 본 대회 예선전에서 4위에 오르며 출전 자격을 획득했고, 본 대회에서 컷 통과는 물론이거니와 3라운드 챔피언조에서 최고의 선수들과 함께 경기한 것이다.

최종 공동 5위에 올라 3천여만원을 챙긴 이택기는 KPGA 코리안투어 상금순위 40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60위까지 주어지는 2016 KPGA 코리안투어 시드가 유력해 보였다. 이후 2개 대회만이 남아있어 주변 관계자들 또한 시드 확보가 거의 확실하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시즌 종료 후 이택기의 최종 상금순위는 67위. 추천 자격으로 출전한 마지막 대회 ‘카이도골프 LIS 투어챔피언십’ 에서 컷탈락한 것이 아쉬웠다. 마지막 희망은 KPGA 코리안투어 규정 상 시드 카테고리 상위 선수 중 최소대회(전체대회의 1/3)를 채우지 못한 선수는 시드 순위에서 제외되므로 만약 7명이 빠진다면 시드를 보장받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최종 6명이 최소대회 수를 채우지 못해 이마저도 바로 앞인 66위까지 혜택을 받아 그의 발걸음은 KPGA 코리안투어 QT(퀄리파잉 토너먼트)로 향하게 된다.

이택기는 아쉬움을 뒤로하고 마음을 가다듬으며 다시 QT를 준비했다. 1라운드 버디 없이 보기만 3개를 범하며 하위권으로 내려간 그는 2라운드에서 3타를 줄이며 이븐파를 만들어 순위를 공동 61위까지 끌어올렸다. 남은 이틀 동안 반등을 노릴 계획이었지만 3, 4라운드 모두 폭설 등의 기상악화로 취소되며 KPGA 코리안투어 QT 대회요강에 의거, 최종 2라운드 성적으로 순위가 가려졌고 그는 대기 번호 10번을 부여받았다.

축구 국가대표를 꿈꿨던 이택기의 지금 머릿속에는 대한민국 골프의 간판 최경주(46 SK telecom)와 세계랭킹 2위 제이슨 데이(29.호주)로 가득 차 있다. 어려움을 이겨낸 뒤 최고의 반열에 오르고, 후배들에게 존경 받는 선수가 되고 싶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2014년 KPGA 대상과 상금왕을 석권한 김승혁(30)을 길러낸 유재철 프로와 함께 현재 베트남에서 하루 10시간씩 훈련에 매진하며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헤럴드스포츠]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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