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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니맨 시즌2, 정면돌파] ⑮ 머릿속 상상을 2달 만에 현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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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을 현실로 만드는데 2달이면 충분했다.


스파크가 튀다


내 머리 속에는 하나의 사업아이템이 있었다. 한 공간 안에 사무실-웨이트-야구연습장이 공존하는 일종의 스포츠 엔터테인먼트를 만들고 싶었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한 번도 없었던 모델이었기에 누구의 도움도 받을 수 없었다. 나 혼자 여러 정보를 얻으며 조금씩 사업을 구체화했다.

2012년 봄, 스파크가 튀었다. 전해 은퇴를 선언했던 옛 동료를 통해 야구를 정말 좋아하는 한 사업가를 소개받았다. 나는 대화 도중 내가 생각하던 사업아이템을 꺼냈다. 사업가도 내 이야기에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사업이야기는 순풍에 돛단 듯 이어졌고, 얼마를 투자받고 싶냐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그날 이후 매일 그 사업가를 만났다.

이 칼럼을 통해 여러 차례 언급했지만, 난 일을 시작하면 그 일에 완전히 몰두한다. 그래야 일도 빨리 처리되고 함께 일하는 사람도 열심히 하려는 의지가 생기기 때문이다. 내가 처음 시작한 일은 입주할 건물을 찾는 것. 3일 동안 하루 10시간씩 투자해 웬만한 강남 건물들을 모두 돌아다녔다. 내가 생각하는 공간의 출입구, 샤워시설, 동선 등을 철저히 고려해 꼼꼼히 살펴봤다. 100% 마음에 드는 곳이 아니지만 조금만 매만지면 될 만한 곳을 찾은 뒤 사업가와 함께 가서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

5일 만에 완성된 도안, 2달 만에 완성된 공간

다음 일은 도안을 만드는 것이었다. 국내에 없었던 모델이기에 일을 맡길 곳이 없어 이번에도 내가 나섰다. 도안을 만들 줄 아는 사람을 한 명 구해 둘이서 설계도를 완성했다. 도안을 짜는데 중점을 둔 건 ‘동선’이었다. 각자의 역할이 아예 다른 사무실-야구연습실-트레이닝실이 서로에게 방해하지 않고 독립적인 일을 할 수 있도록 만들려했다. 일반적으로 세 공간은 아예 다른 건물에 존재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난 이 세 곳을 한곳으로 모아 효율성을 높이고 싶었다. 심장이식수술을 하는 것처럼 정밀하게 도안을 짰다.

이틀을 밤샘한 뒤 도안을 완성했다. 5일 만에 건물을 찾고, 도안까지 만들어버린 셈이다. 사업가는 매일 밤마다 술 한 잔 함께하며 친목을 다지던 내가 3일 만에 건물을 찾고, 하루 반만에 도안을 만드는 모습을 보며 깜짝 놀랐다고 한다.

설계도에 따라 공간을 꾸미는 일도 직접 했다. 임대료 없이 공사를 할 수 있는 기간이 2달이라 최대한 그 안에 일을 마무리하려했다. 처음엔 현장소장처럼 현장을 관리·감독만 했다. 공사 막판에는 인부를 부를 돈이 부족해 내가 손대는 일이 많아지더니, 막판에는 인부도 없이 직접 공사를 마무리했다. 다행히 시간엔 맞췄다.

하지만 우여곡절 많은 내 저니맨 인생은 나를 가만히 두지 않았다. 또 다른 난관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정리=차원석 기자 @Notimeover]

* 최익성
이름보다 ‘저니맨’이란 호칭으로 더 유명한 남자. 힘들고 외로웠던 저니맨 인생을 거름삼아 두 번째 인생을 ‘정면돌파’ 중이다. 현재 저니맨야구육성사관학교 대표를 지내며 후진양성에 힘 쏟고 있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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