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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포츠와 성(性)] 스포츠 잔디와 왁싱
잔디가 없는 스포츠를 상상할 수 있을까? 농구 같은 일부 코트 경기를 제외하고는 이제는 대부분의 스포츠가 잔디 필드 위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잔디 필드가 널리 퍼진 데에는 근대 스포츠의 발상지인 영국의 기후 환경이 큰 영향을 주었다는 것이 중론이다. 영국은 연중 강수량이 일정하게 유지되어 잔디밭이 풍부하다. 게다가 풀을 뜯어 먹는 양떼의 방목이 활발하여 본의 아니게(?) 짧은 잔디밭이 많이 생겨나게 되었다.

이를 배경으로 한 스포츠도 그렇다. 초창기 그저 마을과 마을 사이의 산야를 그라운드 삼았던 낭만적인 시기는 지나고, 현대 사회에 들어오면서 경기장이 규격화되기 시작하였다. 대부분의 필드 스포츠는 잔디로 덮인 그라운드를 표준으로 채택하게 된 것이다.

인조잔디의 필요성이 대두된 것은 돔구장이 건설되고 나서부터이다. 1965년, 세계 최초의 돔구장인 아스트로돔이 미국 휴스턴에 건설되었다. 처음에는 잔디의 성장을 위해 돔의 천장을 투명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투명한 천장에 반사된 햇빛으로 인해 선수들이 공을 잘 볼 수 없다는 불만이 속출하기 시작했다. 결국 다음 시즌인 1966년에 아스트로돔의 지붕에는 차광용 페인트가 칠해졌고, 그라운드에는 나일론으로 만든 인조 잔디가 깔렸다.

야구와 달리 축구에서는 인조 잔디가 별로 환영을 받지 못했다. 딱딱한 인조 잔디에서 뛸 경우 선수들의 무릎 부상이 염려가 되었고, 태클시 피부의 손상이 빈번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3세대 인조 잔디'로 불리는 폴리에틸렌 신소재 인조 잔디가 도입되었다. 이 3세대 인조 잔디는 축구 경기에 적합하다는 판정을 받아, 마침내 1996년 네덜란드 축구장에 최초로 도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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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분별한 제초는 우리 몸을 상하게 할 수 있다.


스포츠 잔디와 달리, 우리 몸에서는 머리카락을 제외한 대부분의 체모는 크게 환영 받지 못하는 분위기이다. 특히 서구 문화권에서는 청결이나 미용을 목적으로 음모를 제모하는 왁싱이 크게 유행하고 있다. 요즘은 우리 나라에서도 왁싱을 하는 남녀가 많아지는 추세이다.

그러나 왁싱을 할 때 주의할 사항도 있다. 왁싱 과정에서 피부에 상처가 나거나 화상이 생길 수 있고, 이로 인해 2차적인 피부 바이러스 감염의 가능성이 있다. 또한 향후 제모된 부위에서 다시 털이 자랄 때 인그로운 헤어라 불리는, 털이 피부 안 쪽에서 말리는 현상이 발생하여 모낭염 등을 일으킬 수가 있다.

실제로 미국 텍사스대학의 디마리아 박사 연구팀이 369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시행한 연구에 따르면, 왁싱을 시행한 여성의 60%에서 하나 이상의 합병증을 경험했으며, 피부 상처와 인그로운 헤어가 가장 흔한 합병증이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잘 다듬어진 잔디 그라운드는 스타디움을 돋보이게 하는 요소 중 하나이다. 요즈음은 미용적 목적으로 여성뿐 아니라 남성들도 왁싱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개개인의 피부 상태를 감안하지 않은 지나친 왁싱은 합병증의 위험성을 높여주기 때문에 주의가 요구된다. 이준석(비뇨기과 전문의)

*'글쓰는 의사'로 알려진 이준석은 축구 칼럼니스트이자, 비뇨기과 전문의이다. 다수의 스포츠 관련 단행본을 저술했는데 이중 《킥 더 무비》는 '네이버 오늘의 책'에 선정되기도 했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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