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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네소타를 이끄는 신예, 미구엘 사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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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네소타의 미래를 책임질 미구엘 사노 (사진=미네소타 트윈스 트위터)


지난 8월 중순. 미네소타는 양키스에 3연전 스윕을 당하며 5월 3일(이하 한국시간) 이후 이어오던 5할 승률이 붕괴됐다. 시즌 전 지구 최하위 후보라는 전망과는 달리 기대 이상의 선전을 펼쳤지만, 비로소 당초 예상대로 그들의 자리를 찾아가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미네소타는 무너지지 않고 있다. 양키스전 스윕패 이후 곧장 6연승을 내달린 미네소타는 최근 10경기 8승 2패의 반등에 성공하고 있다. 와일드카드 2위 텍사스와도 1.5경기차로 아직 포스트시즌 진출이 가시권에 있다. 그리고 미네소타 반전의 중심엔 노장 토리 헌터도, 최고의 프랜차이즈 스타인 조 마우어도 아닌 신인 미구엘 사노(22)가 위치하고 있다.

사노는 미네소타 팬들이 오랫동안 기다려 온 슈퍼 유망주 선수. 도미니카 공화국 출신으로 지난 2009년 16세의 나이로 미네소타와 계약했다. 그가 받은 315만 달러의 사이닝 보너스는 당시까지 마우어의 515만 달러에 이은 미네소타 프랜차이즈 역대 두 번째로 높은 금액이었다(현재 5위). 입단 첫 해를 마치고 베이스볼 아메리카(이하 BA) 평가 팀 내 유망주 4위에 오른 사노는 이후 자신보다 2년 늦게 입단한 바이런 벅스턴과 팀 내 유망주 순위에서 1,2위를 주고받으며 미네소타의 미래를 책임질 유망주 듀오로 평가받았다.

사노의 최대 강점은 역시 파워다. 193cm, 118kg의 육중한 체구를 자랑하는 사노는 마이너시절 20-80 스케일에서 파워 부문 80점 만점을 받았을 정도로 일찌감치 명성이 자자했다. 2013년엔 35개의 홈런으로 마이너리그 전체 4위에 오르는 등 통산 445경기에서 105개의 홈런을 때려냈다. 그리고 지난 7월 3일 이룬 메이저리그 데뷔 이후에도 본인의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사노는 31일 타겟필드에서 열린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경기에 지명 타자 겸 4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5-0으로 앞선 7회 올리버 페레즈의 초구 93마일 패스트볼을 통타해 좌측 담장을 넘는 쐐기 2점 홈런을 터뜨렸다. 지난 26일 이후 4경기 만이자 시즌 13호 홈런을 때려내는 순간으로, 미네소타는 사노의 홈런을 앞세워 휴스턴에 7-5 승리를 거뒀다.

사노의 시즌 성적은 49경기 출전에 타율 .287, 13홈런 40타점. 162경기로 환산하면 43홈런 132타점의 무시무시한 성적이다. 팀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선 최근 10경기에선 9경기에 선발로 나서 4홈런 11타점을 쓸어 담으며 급격히 페이스를 높이고 있다. 어느덧 팀 내 부동의 4번 타자로 자리매김한 가운데, 팀 내 200타석 이상 들어선 10명의 타자 중 타율, 출루율(.398), 장타율(.591), OPS(989)에서 모두 1위에 올라있기도 하다.

그의 미래가 더욱 촉망받는 것은 역시 어린 나이 덕분. 1991년생의 트라웃, 1992년생의 하퍼보다 빠른 1993년에 태어난 사노의 올 시즌 나이는 스물 두 살에 불과하다(아드리안 벨트레의 경우처럼, 16세 미만 선수와는 계약할 수 없다는 조항 때문에 계약 당시 나이를 높게 속여 현재 나이는 더 어릴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워낙 어린 나이에 계약한 탓에 20대 초반에 메이저리그에 데뷔했음에도 마이너리그 수업을 충실히 받고 왔다는 점도 기대 요소를 높이고 있다. 그는 지난 26일 템파베이전에서 홈런을 때려내면서 12번째 홈런을 기록했는데, 이는 23세 이하 선수로서 올랜도 세페다, 알버트 푸홀스에 이어 데뷔 첫 45경기에서 12개의 홈런을 때려낸 역대 세 번째 기록이었다.

사노의 공격력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향후 그의 미래를 좌우할 요소는 바로 수비. 지난해 스프링캠프 도중 팔꿈치 부상으로 토미 존 수술을 받아 시즌을 통째로 날리기도 했던 사노는 올 시즌에도 부상 여파를 최소화하기 위해 지명타자로 주로 나서고 있다. 마이너시절 현재의 감독인 폴 몰리터의 지도하에 풋워크와 글러브 질이 향상됐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2013년 129경기에서 23개의 실책을 범할 만큼 아직 완성단계는 아니라는 의견이 주를 이루고 있다. 또한 송구 능력은 빼어난 수준이나 토미 존 수술의 여파로 부상 이전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시각이 있다.

미네소타로선 향후 사노가 지명타자가 아닌 3루수로 나설 수 있어야 전력의 극대화를 꾀할 수 있다. 사노 본인 역시 수비를 겸해야 자신의 가치를 높일 수 있다. 그의 3루수로서의 안착 여부는 미네소타의 미래에 있어 상당히 중요한 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올 시즌은 유독 신데렐라 팀들의 활약이 두드러진 한 해다. 메츠, 휴스턴, 토론토는 개막 전까지는 우승 후보로 언급되지 않았던 팀들이며, 컵스 역시 기대 이상의 선전으로 와일드카드의 한 자리를 굳혀가고 있다. 아직 포스트시즌 마지노선엔 미치지 못하나 지구 최하위 후보로 지목됐던 미네소타의 선전도 충분히 박수 받을만한 일이다. 그들이 2010년 이후 5년 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하지만 미네소타의 미래를 이끌어나가야 할 미구엘 사노가 메이저리그 무대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는 점만으로도 그들의 올 시즌은 충분히 의미 있는 한 해로 기억될 것이다.

[헤럴드스포츠 = 김중겸 기자]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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