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수’유재학 감독의 지략
유재학 감독은 이날 KT전에서 대인방어 위주의 수비전술을 짜왔다. 부산KT가 골밑을 이용한 득점보다는 슈터들을 이용한 3점슛을 주된 공격루트로 사용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이는 정확히 맞아 떨어졌다. 대인방어를 깨는 것에 최적화된 공격전술은 스크린을 이용한 픽앤롤이다. 그런데 KT의 주된 전술이 슈터들을 이용하다 보니 제대로 된 공격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만수의 웃음.' 모비스는 주전 선수들의 부상과 아시안게임의 여파에도 불구하고 1라운드를 7승 2패의 호성적으로 마쳤다. '만수' 유재학 감독이 지략이 없었다면 이렇게 좋은 성적이 나오기 힘들었을 것이다.
■ 확실한 국내 스코어러의 차이
토종 골잡이는 두 팀의 가장 큰 차이 중의 하나가 아닐까 싶다. 울산 모비스는 문태영이라는 확실한 국내 스코어러가 존재한다. 언제든지 득점을 해줄 수 있는 능력을 갖춘 훌륭한 포워드이다. 실제로 이날 경기에서도 문태영은 27분 11초를 뛰면서 21득점을 해줬다. 뛰어난 야투능력을 갖췄기에 상대 수비는 문태영을 막기가 좀처럼 쉽지 않다.
반면에 부산KT는 조성민이 없는 지금 전태풍이 팀내 평균 최다득점자다. 하지만 전태풍의 포지션은 포인트 가드이다. 득점에 중점을 두기보다는 패싱과 경기운영에 집중해야 하는 것이 더 맞다. 하지만 득점할 수 있는 선수가 적기 때문에 자신이 직접 해결하는 경우가 잦다. 또한 국내 스코어러가 없기 때문에 외국인 선수에 대한 의존도가 크고, 이는 공격루트가 단순해지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 모비스에는 함지훈이 있다
함지훈은 현재 부상여파로 인해서 정상적인 컨디션을 보여주지 못한다. 그러나 함지훈은 함지훈이다. 슛 컨디션은 100%가 아니지만 패싱력으로 그것을 만회하고 있다.
함지훈은 부상여파로 인해 제 컨디션이 아니지만 패싱력은 여전한 '클래스'를 보여주고 있다.
■리바운드의 차이… 곧 집중력의 차이다
양 팀의 리바운드에서의 차이는 43-39, 언뜻 보면 큰 차이는 나지 않는다. 그러나 영양가의 차이는 크다. 모비스는 공격리바운드에서 11-7로 앞섰다. 그나마 KT가 기록한 공격리바운드는 대부분 승패가 사실상 어느 정도 결정된 4쿼터 중후반에 나온 것이었다.
리바운드 싸움은 높이가 좌지우지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골밑이 약한 KT가 모비스에 우위를 점하는 것이 쉽진 않다. 하지만 공격리바운드는 다르다. 집중력에 달려 있다. 공격리바운드를 많이 내줬다는 것은 리바운드 싸움에 집중하지 않았다는 것과 다름없다. 실제로 루스볼 상황에서 모비스 선수들은 적극적으로 리바운드 싸움에 가담하지만 KT 선수들은 그러한 모습이 다소 약했다. 골밑이 약하기 때문에 더욱 치열하게 리바운드 싸움에 가담하여야 되는데 오히려 반대의 모습이 나오고 있다. [헤럴드스포츠=임재원 기자]
■31일 경기결과
울산 모비스(7승 2패) 85-59 부산KT(3승 6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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