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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네;리뷰] ‘사바하’, 더 넓고 깊어진 장재현 월드

  • 기사입력 2019-02-20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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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남우정 기자] “신은 어디에 있는가”

‘사바하’에서 장재현 감독이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하지만 그걸 대놓고 노골적으로 물어보지 않는다. 세련되게 생각은 관객 몫으로 남겨놓는다.

‘사바하’는 신흥종교 비리를 찾아내는 종교문제연구소의 박목사(이정재)가 사슴동산이라는 신흥 단체를 조사하면서 의문의 인물과 사건을 마주하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다. 박목사가 사슴동산의 정체를 따라가다가 여중생 시체가 발견된 터널 사건을 마주하게 되고 뒤이어 등장하는 인물이 바로 금화(이재인)과 그의 언니다.

장재현 감독의 전작인 ‘검은 사제들’의 오싹함을 기대했다면 실망할 지도 모르겠다. ‘사바하’는 오컬트 장르가 주는 음습함을 담고 있지만 공포보단 종교적 색채가 강한 스릴러에 가깝다. 미스터리한 공간과 탱화가 가득한 세트, 공포를 극대화 시키는 음악, 음습함에 한 몫을 하는 동물들까지 관객들이 사건에 몰입할 수 있게 끌고 가는 요소들도 충분하다.

‘사바하’는 캐릭터에 기대기보단 서사에 초점을 맞췄다. 박목사가 쫓는 사슴동산을 조사하면서 미스터리가 쌓이고 그걸 추리하면서 진실을 찾게 된다. 박목사는 관객들을 이야기에 몰입되게 만드는 안내자 역할이나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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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전개가 중요하다 보니 배우들은 캐릭터가 튀기 보단 이야기에 녹아들어갈 수 있게 조율을 했다. 이정재는 전형적인 목사 캐릭터에서 벗어난다. 관찰자이면서도 영화의 무거운 분위기를 조금은 상쇄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미스터리한 인물이 정나한을 연기한 박정민은 등장할 때마다 극에 긴장감을 준다. 금화 역으로 나온 이재인은 1인2역을 완벽하게 소화했다.

‘검은 사제들’에서 천주교를 다뤘던 장재현 감독은 ‘사바하’에선 불교와 기독교를 바탕으로 다양한 종교 색채를 드러냈다. 모든 종교가 가지고 있는 절대적 믿음에 대한 물음을 장재현 감독은 박목사의 입을 통해 관객들에게 던진다. 대놓고 물어보지 않더라도 영화를 보고 나오는 순간부터 신의 존재에 대해서 곱씹을 수밖에 없다.

다만 잘 짜여진 이야기지만 긴 러닝타임은 단점이다. 영화는 초반부부터 공포적 분위기와 사슴동산에 대한 궁금증으로 관객들의 멱살을 잡고 잘 끌고 간다. 하지만 그 과정이 지속되다 보니 중반부부턴 맥이 풀리고 지루하게 다가온다. 막판 진실이 밝혀지기까지의 여정이 꽤 길다.

종교 색채가 강한 영화이다 보니 호불호가 갈릴 수밖에 없다. 다만 ‘검은사제들’부터 ‘사바하’까지 자신만의 색을 지켜나간 장재현 감독의 뚝심은 박수를 쳐줄 만하다. 흔치 않은 도전을 했던 장재현의 세계관은 더 넓어졌다. 20일 개봉한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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