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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끌려서] 동방신기, 낯설게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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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M엔터테인먼트)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손예지 기자] “인생은 수도꼭지같다”

동방신기 유노윤호는 지난 7일 방송한 SBS ‘가로채!널(이하 가로채널)’에서 이 같이 말했다. 이어 그는 “10년 묵은 수도꼭지를 틀면 뭐부터 나오겠나. 녹물이다. 녹물이 나오고 나서야 깨끗한 물이 나온다”고 했다. “그런데 우리는 처음부터 녹물이 나올 게 두려워 (수도꼭지를) 잠그고 있다”는 것이다.

유노윤호의 ‘수도꼭지 이론’은 그게 무엇이든 두려움을 떨치고 일단 시작해보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그리고 이 이야기는, 한때 ‘신비주의 전략’을 고수하느라 꼭꼭 닫아둔 예능 수도꼭지를 열자마자 청정한 매력을 폭포처럼 쏟아내는 그룹 동방신기에게도 그대로 적용된다.

최근 TV에서는 동방신기의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다. 우선 리더 유노윤호가 ‘가로채널’에 앞서 tvN ‘커피프렌즈’와 MBC ‘라디오스타’에 출연했다. 이제는 유노윤호라는 이름만큼 ‘열정부자’라는 별명이 익숙한 유노윤호다. 이에 그는 제주도에서 카페를 운영해 수익금을 기부하는 콘셉트의 예능 ‘커피프렌즈’의 일일 아르바이트생으로 참여해 열정을 불태웠다. 주방의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쉼 없이 설거지에 임하고 직접 손님들을 상대하기도 했다. 실제로 ‘커피프렌즈’에 유노윤호를 초대한 배우 손호준이 “혼자 (이벤트를) 기획해서 왔다”며 엄지를 치켜세웠을 정도다. 이어 데뷔 후 처음 출연한 ‘라디오스타’에서는 직접 편집한 음악을 배경으로, 신인 아이돌이 할 법한 댄스 메들리를 선보여 감탄을 자아냈다. 뿐만 아니다. ‘열정부자’에 더하여 ‘명언제조기’의 면모까지 자랑하며 시청자들에게 웃음과 교훈을 동시에 선사하기도 했다.

유노윤호가 버라이어티에 강세를 보인 반면, 막내 최강창민은 자신의 일상을 공유하기에 나섰다. 지난 1일에 이어 오늘(8일)까지 방송하는 MBC ‘나 혼자 산다’를 통해서다. 최강창민은 ‘열정 부자’ 유노윤호와는 정반대 성향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으나 그 역시 동방신기다. ‘나 혼자 산다’가 조명한 최강창민은 조용히, 동시에 부지런하면서도 열심히 움직이는 모습이었다. 우선 혼자 제주도 재래시장을 둘러보는 모습으로 ‘나 혼자 산다’의 문을 연 최강창민은 탄탄한 복근을 유지하는 게 믿기지 않을 만큼 엄청난 먹성을 보여 놀라움을 자아냈다. 재래시장의 거의 모든 메뉴를 섭렵한 듯 배를 가득 채운 그는 숙소로 돌아가 직접 전복 김밥을 만들며 남다른 요리 실력까지 뽐냈다. 그런가 하면자신과 함께 한라산을 등반하기 위해 제주도로 날아 온 후배, 엑소의 시우민을 두고는 “내 입으로 말하기 창피하지만 (시우민이) 나를 존경한다”며 너스레를 떨어 시청자들을 폭소케 한 최강창민이다. 이렇듯 유노윤호와 최강창민의 상반된 예능 스타일이 안방극장에 웃음을 안기면서 동방신기의 더욱 활발한 예능 활동을 기다리는 시청자가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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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MBC)



동방신기의 잇단 예능 출격이 더욱 반가운 이유가 또 있다. 연예인이 예능에 출연하는 것이야 새로울 것 없는 일이지만 동방신기에게만큼은 다소 이례적인 일이기 때문이다. 그간 동방신기의 예능 방문은 주로 새로운 음반이 발매되는 시기와 맞물렸다. 하지만 동방신기가 가장 최근 내놓은 음반은 지난해 12월 26일 데뷔 15주년을 기념해 발표된 미니 음반 ‘뉴 챕터 #2 : 더 트루스 오브 러브(New Chapter #2 : The Truth of Love)’다. 팬들을 위한 선물로 준비한 스페셜 음반인 터라 음악 방송 출연도 단발성에 그쳤다. 바꿔 말하면 최근의 동방신기는 단순히 ‘음반 홍보’를 목적으로 예능에 나선 게 아니라는 뜻이다. 그렇다면 대체 왜일까? 답은 간단하다. 동방신기는 대중에게 자신들이 한 약속을 지키고 있는 것이다.

동방신기는 두 멤버가 모두 군 복무를 마친 2015년 8월을 기점으로 예능 활동에 보다 신경쓰기 시작했다. 유노윤호의 ‘열정부자’ 캐릭터를 만들어준 KBS2 ‘해피투게더3’부터 ‘동방신기의 재발견’이란 평을 들은 ‘나 혼자 산다’ JTBC ‘아는 형님’까지 토크쇼·버라이어티·리얼리티 등 장르불문 예능에 도전한 게 바로 이 시점부터다. 이후 XtvN 리얼리티 ‘동방신기의 72시간’으로 직업 체험기를 공개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동방신기는 지난해 3월 미니 8집 음반 발매 기념 프리뷰 공연에서 “10년 넘게 ‘동방신기’라는 집을 함께 꾸며주는 팬들에게, 이제는 멋진 척을 하기보다 사람 대 사람으로 소통해야 하는 때”이기에 보다 많은 이와 교감할 수 있는 방식의 활동을 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이를 착실히 실천했다. 데뷔 약 15년 만에 개설한 SNS를 성실하게 활용하며 팬들과 가깝게 지내는 것은 물론, 꾸준한 예능으로 대중과도 친밀해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무대 위에만 올라서면 공간을 압도하는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점은 감탄을 자아낸다. 실제로 동방신기는 지난해 연말 ‘MBC 가요대제전’ 1부 엔딩 무대를 꾸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당시 신곡 ‘트루스(Truth)’ 외에도 ‘운명(The Chapter of Love)’ ‘주문(Mirotic)’을 메들리로 소화한 동방신기다. 현장에서 동방신기의 라이브를 감상한 시우민의 말을 빌리면 “다음 무대를 준비하는 후배들이 걱정할 정도로 무대를 찢어놓은” 동방신기의 에너지가 TV 너머까지 고스란히 전해졌다. 이에 시상식 후 동방신기의 무대 클립 영상이 네이버 TV캐스트 실시간 조회수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처럼 무대 위 아래서 정반대의 분위기를 발산하는 동방신기, 이들의 낯선 모습을 계속 보고 싶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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