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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View] 이든, 아이돌 프로듀서에서 신인가수로 '이유 있는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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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Q엔터테인먼트)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박정선 기자] “제 자신이 기특해요”

여느 신인에 비해 이든(Eden)은 자신감이 가득했다. 자신이 만들어낸 결과물에 있어서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만족한다”고 . 자신감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수년간 많은 가수들의 프로듀서로 활동하면서 쌓은 역량이 근원이다. 아이돌그룹 비투비부터 여자친구 유니크, 몬스타엑스 등을 프로듀싱하면서 이미 역량을 인정받은 이든은 지난 17일 가수로서 첫 발을 내딛었다.

“처음 회사와 미팅을 할 때까지만 해도 프로듀서 계약인 줄 알았어요. 그런데 갑자기 대표님이 가수 데뷔를 제안하더라고요. 그 전에는 전혀 가수로서의 삶을 생각해 본적이 없어요. 단 한 번도. 가수 얘기에 ‘빵’ 터졌어요. 한발 뒤에서 곡을 만들고 녹음하는 게 즐거웠는데 결국은 이렇게 됐네요. 하하. 어떤 가수가 될지 모르겠지만 이제 받아들이고 있어요.(웃음)”

우연이든, 운명이든 그는 가수로 데뷔했다. 사실 이든은 이미 프로듀서로서 어느 정도 기반을 다져 놓은 터라 방향을 튼다는 것이 마냥 쉬운 결정은 아니다. 프로듀서로서 다른 가수들의 음악을 만드는 것과 자신이 직접 부를 음악을 만드는 것 자체가 엄연히 다르다. 그도 앨범을 만들면서 ‘무슨 음악을 써야할지’가 가장 큰 고민이었다고 했다.

“한 장르를 가지고 외부작업을 할 수는 없잖아요. 그래서 여러 가지 장르를 공부하고 만들어왔는데 그 무기들 중에 나한테 맞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어요. 그리고 딘이나 자이언티 등 그들이 이미 만들어 놓은 것들이 있잖아요. 뭘 해도 그 분들의 뒤를 따라간다는 소리를 들을 것 같았어요. 그래서 결정한 것이 제 나이에 맞는 나만의 이야기를 하자는 거였죠. 어느 순간부터 다른 사람을 생각하고 있더라고요. 그런 시행착오를 거쳐 생각을 바꾸는 게 앨범 작업의 첫 시작이었어요.”

고민을 거쳐 나온 곡이 바로 데뷔 앨범에 수록된 두 곡 ‘그 땔 살아’와 ‘스탠드 업’(Stand Up)이다. 데뷔 싱글 ‘어반 힘스’(Urban Hymns)를 한 마디로 표현하면 ‘도시의 찬가’다. 그의 세대를 살고 있는, 그리고 살아낸, 앞으로 살아갈 이들에게 바치는 찬가인 것이다.

“전 제가 생각해도 멋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사람들도 그렇게 생각할 수 있도록 근거를 만들려고 많이 노력했어요. 그 결과가 이번 앨범에 담겼고요. 굳이 서로 다른 사람을 이해하려는 것보다 20대 후반 30대 초반의 내 생각을 말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저만의 색깔로 완성이 됐죠. 그렇다고 난해한 저의 세계를 그린 건 아니에요. 어떤 노래를 만들더라도 사람들이 공감을 해야하니까요. 오히려 특이한 걸 하는 건 쉬운데 대중에게 익숙한 선에서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음악을 만드는 것이 가장 어려운 것 같아요. 그 접점을 찾으려고 했어요. 특이함이라는 장치에 숨어가고 싶지 않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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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Q엔터테인먼트)


그의 앨범엔 권진아와 베이빌론이 힘을 보탰다. 권진아와 베이빌론은 각각 ‘그 땔 살아’와 ‘스탠드 업’에 피처링으로 참여했다. 덤덤한 어조로 여백을 주는 이든의 목소리에 두 사람의 목소리가 더해지면서 음악적으로 더욱 풍성해졌다.

“베이빌론은 같은 회사 식구고 동갑이고 처해 있는 상황이 비슷했어요. ‘스탠드 업’이 나온 게 1년 전인데 베이빌론도 1집을 내기 전이었거든요. 둘이 처음 만났는데 일종의 전우애 같은 게 느껴지더라고요.(웃음) 둘 다 절실했고, 힘들었어요. 그런 정서가 맞았던 거 같아요. 그래서 곡을 부탁하게 됐어요. 권진아 씨의 경우는 평소에 제가 정말 팬이었어요. 그냥 ‘노래를 잘한다’ ‘목소리가 좋다’는 말로는 설명이 안 돼요. 목소리가 정말 많은 말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전혀 모르는 사이었는데 알음알음해서 도움을 청했죠. 서로에 대한 정보도, 안면도 없는 상태였는데 흔쾌히 응해줬어요. 노래가 좋아서겠죠? 하하.”

역시나 자신감이 넘친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그 속에서 온전히 자신의 음악을 뽑아냈기 때문이다. 그 과정은 말로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고됐다. 무대보다 녹음실이 편한 프로듀서가 이제 대중 앞에 나선 다는 것 자체가 부담이었다.

“엄청 힘들었어요. 제가 콜사인 주고, 제가 노래하고...약간 독백을 하는 그런 느낌이랄까요? 프로듀서일 때도 녹음을 오래 하는 편인데 제 노래를 할 때는 그보다 더 오래 걸린 것 같아요. 최고의 컨디션일 때의 목소리를 보여주고 싶어서 더 그랬던 것 같아요. 하면 할수록 어려워요. 제 앨범 프로모션을 시작하면서 가수들을 대하는 태도도 달라졌어요. 진짜 존경해요.(웃음) 최근에 임슬옹 형을 만나서 ‘존경한다. 어떻게 이걸 10년을 했냐’고 말했어요. 프로듀서로서 만난 아이돌 가수들을 보면서도 대단하다 싶더라고요. 정말 힘들었을 거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됐어요. 뭐든지 겪어봐야 힘든 걸 안다는 말을 새삼 실감했죠. 하하”

첫 앨범부터 자신의 있는 그대로를 대중에게 선보인 그는 앞으로도 솔직한 자신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줄 예정이다. 이름표를 강요하는 분위기도 그에게는 크게 와 닿지 않는다고. 실제로 이든은 그동안 프로듀서로서 다양한 색깔을 보여줬던 만큼 자신의 앨범을 선보이는 데 있어서도 제약을 두지 않았다. 어반뮤직 아티스트라는 이름을 택한 이유도 그 때문이다. 자신이 하고 싶은 말에 가장 잘 어울리는 음악을 사용하겠다는 것인데 그 역시도 이든이기 때문에 가능한 게 아닐까.

“‘이 가수가 낼 이유가 있는 앨범을 냈구나, 나와야 할 이유가 있는 가수구나’라는 말을 가장 듣고 싶어요. 꼭 마스터피스를 만들겠다는 것 보다는 적어도 나에게 창피하지 않을 곡을 만들고 싶어요.”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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