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에 이어 중국 경제도 심상찮다는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자연스레 불안한 시선은 국내 주식시장의 중국 수혜주로 향한다. 특히 최근 코스피의 골깊은 조정으로 중국 수혜주의 가격부담은 더욱 부각되는 모양새다. 이익 성장이 뒷받침되지 않고 기대감만으로 오른 종목들은 투자에 유의할 때다.
국내 증시에서 중국 수혜주는 화장품, 생활용품, 유통, 의류, 게임, 카지노 등의 업종이 대표적이다. 넓게 보면 현대ㆍ기아차, LG전자, 현대중공업, 호남석유, 두산인프라코어, 한국타이어 등 수출주도 포함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중국 수혜주들의 주가수익비율(PER)은 보통 10배 이상이고, 최고 30배를 넘는 종목도 여럿이다. 코스피 주가수익비율(PER)가 8.89배까지 밀렸고, 향후 추가 하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종목별 PER를 보면 엔씨소프트가 34.5배에 달하고, LG생활건강 28.5배, 아모레퍼시픽 26.2배, 오리온 22.7배, CJ오쇼핑 18.0배, GKL 17.7배, 웅진코웨이 16.4배, 네노위즈 게임즈 16.1배, 베이직하우스 15.7배, 롯데제과 15.6배 등이 뒤를 잇는다.
이러다보니 부풀려진 고성장성 전망을 업고 너무 비싼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경기 둔화, 임금 인상, 물가 상승 압박 등 삼중고로 중국내 사업 여건은 악화일로다. 기업들의 전략 수정, 사업 구조조정 등이 불가피하다. 그런데도 증권가 보고서에선 중국 수혜주가 남발되고 있어 투자자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24일 현재 이달 주가 수익률을 보면 중국 수혜주들은 코스피 대비 대체로 선방했으나 밸류에이션과 실적의 잣대를 비껴갈 순 없었다.
중국 고객 증가로 2분기 호실적을 낸 파라다이스는 11.4% 뛰었다. 이어 삼익악기(5.73%), 오리온(5.47%), 네오위즈게임즈(4.33%), 엔씨소프트(3.69%) 등으로 나타났다. 반면 2분기 실적이 부진했던 베이직하우스, 락앤락의 하락률은 각 21%, 15.3%를 기록했고, 웅진코웨이도 마찬가지 이유로 6% 정도 밀렸다. GKL은 2분기 호실적에도 밸류에이션 부담으로 6% 이상 하락했다. 최근 중국 사업 전략을 수정한 롯데제과는 9% 빠졌다.
김민정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상반기까지 롯데제과의 중국 관련 매출 성장률이 당초 목표에 못미치는 30%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최근 중국의 긴축기조 중단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지만, 이는 그만큼 경기부진에 대한 부담이 크다는 반증으로도 풀이된다. 특히 물가부담이 여전한 상황에서 섣부른 긴축중단으로 물가불안이 심화될 경우 심각한 부작용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김영화 기자 @kimyo78>
/ bettyki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