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교육 때문에 지역 고집
아파트 전세는 부르는게 값
그나마도 물량없어 발동동
4인가족용 다세대 4억원선
재건축 및 리모델링 예정인 서울 강남구 청실ㆍ우성아파트 주민들의 본격적인 이주가 시작되면서 강남발 전세대란이 가시화되고 있지만 대다수는 여전히 대치동을 떠나지 못하고 있다.
주변 아파트 단지 전셋값은 이미 오를대로 오른 데다 물량도 없어 학원가 인근 빌라나 다세대주택 등으로 눈을 돌리기도 하지만 이곳 역시 전셋집을 구하기가 여의치 않다.
자녀 교육을 위해 일부러 ‘교육 1번지’라 불리는 대치동을 찾았던 이들은 다른 지역으로 발길을 돌리기에도 어려운 상황. 때문에 이곳에서 전셋집 구하기는 ‘하늘에 별 따기’나 다름없다고 주민ㆍ중개업소가 하나같이 입을 모은다.
E공인 관계자는 “아파트의 경우 ‘부르는 게 값’이라고 할 정도로 들어갈 사람들은 줄을 서고 있는데, 좀처럼 물량은 나오지 않는다”며 “혹시나 아침에 물량이 나왔다하면 몇 시간 안에 뚝딱 계약이 성사될 정도”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로 전셋값은 부동산 시장 전반적인 오름세와 더불어 교육 여건이 뛰어나다는 프리미엄까지 얹혀져 ‘폭등’이라 이를 수 있을 만큼 많이 올랐다.
대표적으로 은마아파트 공급면적 112㎡형은 6개월 사이 1억5000만원 이상 가격이 뛴 4억7500만원에 거래가 됐다.
하지만 지금도 전세 물량만 있다면 더욱 높은 가격을 치르더라도 들어가겠다는 수요자들이 대기하고 있어 오름세는 당분간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G공인 관계자는 “사실 청실아파트 같은 경우는 이 동네에서 그나마 전셋값이 싼 편이었는데, 거기서 살던 사람들이 나와서 다른 아파트를 구하려고 한다면 가격이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이라며 “그럼에도 지금 상황은 물량이 문제지 가격은 둘째”라고 말했다.
이런 탓에 전세 수요자들이 학원가와 인접한 대치4동의 다세대 주택지역 쪽으로도 몰려 전세난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공통적으로 찾는 물건은 방이 세 개 딸린 100㎡ 초반대의 집인데 물량이 제한적이어서 이곳 역시 전셋값이 크게 뛴 상황이다.
M공인 관계자는 “주변 아파트보다 물건이 다양한 편으로, 물량도 어느 정도 있는 편이지만 대다수가 4인가족 기준으로 세들어 살 수 있는 곳을 찾고 있기 때문에 빌라나 다세대 주택마저도 전셋집 찾기가 힘든 상황”이라며 “그런 집들은 전셋값이 1억원 이상 뛰어 4억원 정도는 예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사람들이 많이 찾으면서 기존 전세물량도 월세로 전환하는 집주인들이 생겨나면서 전셋 집 구하는 게 좀 더 어려워질 것”이라며 “여유가 되는 집이면 몰라도 보증금 1억원에, 월세를 200만원씩 내는 건 아무래도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백웅기 기자/kgungi@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