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의 증가로 지난 2분기 가계가 져야하는 이자부담이 사상최대를 기록했다.
이자부담이 증가하면서 이자비용을 비롯해 조세, 국민연금, 건강보험과 같은 비소비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2분기 기준으로 가장 높아 가계의 살림살이가 팍팍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부채 증가→이자부담 증가→처분가능소득 감소→소비감소의 연쇄반응이 통계로도 확인된 셈이다.
▶가구당 이자부담 사상 최대=24일 통계청에 따르면 전국 2인 이상 가구당 월평균 이자비용이 지난 2분기에 7만 4083원을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7% 증가했다.
특히 가계의 전체 소득에서 차지하는 이자비용의 비중이 이번 2분기에 2.32%로,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3년 이래 가장 높았다. 2분기 기준으로 소득 대비 이자비용의 비중은 ▷2006년 1.68% ▷2007년 1.75% ▷2008년 1.94% ▷2009년 2.00% ▷2010년 2.18%로 해마다 증가했다.
가계의 이자 부담은 저소득층이 상대적으로 더 컸다. 소득기준 하위 20%인 1분위의 이자비용은 2분기에 3만 1880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40.8%나 급증했다.
이에 따라 1분위 소득에서 이자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2.75%로, 전체 계층 가운데 가장 높았다. 2분위는 2.24%, 3분위 2.29%, 4분위 2.42%, 5분위는 2.24%였다.
이자 부담 급증은 가계부채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의 ‘2분기중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가계신용 잔액은 876조3천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2분기 가계신용은 전분기보다 18조9천억원 늘면서 1분기중 증가폭(10조4천억원)을 크게 웃돌았다.
통계청 관계자는 “가계부채가 900조원 가까이로 늘어나고 기준금리도 인상됨에 따라 가계의 이자비용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소비지출 부담도 2분기중 최대=이자비용을 비롯해 조세ㆍ연금ㆍ사회보험 등 비소비지출 부담액이 증가해 가계의 살림살이가 더 빡빡해졌다. 비소비지출은 경직성 비용으로 소득에서 사전에 공제되는 항목이 대부분이어서 이 금액이 늘수록 처분가능소득이 줄게 된다.
2분기 비소비지출은 월평균 70만 843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3% 증가했다. 이 가운데 소득세ㆍ자동차세 등 경상조세가 10만1천932원으로 8.4% 늘었다. 건강보험료 등 사회보험(10만 6320원)과 연금(10만 1308원) 지출도 작년 동기 대비 각각 13.9%, 6.2% 증가했다.
취ㆍ등록세, 상속세 등 비경상조세는 1만 9299원으로 금액은 많지 않지만 작년동기 대비 36.0%나 급증했다.
이에 따라 전체 소득에서 비소비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18.87%로 2분기 기준으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2008년 17.48% ▷2009년 17.99% ▷2010년 18.59%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즉 2분기에 가계가 번 100원 중 19원이 사전에 떼여 가계가 실제로 쓸 수 있는 돈은 81원이란 셈이다.
이같은 이자부담의 증가와 비소비지출부담 증가는 실제 소비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청부가능소득에 대한 소비지출 비율인 평균소비성향은 76.5%로 전년동기대비 0.1%포인트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지웅ㆍ홍승완 기자/goahead@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