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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증시 폭락 주범은 역시 헤지펀드?
글로벌펀드 5일간 1兆 유출

헤지펀드 차익실현이 결정적




주요 글로벌 펀드의 이달 한국증시 이탈 규모가 글로벌 금융위기 정점이었던 리먼브러더스 사태 때보다 더 큰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이 규모 역시 외국인 순매도 규모에는 한참 못 미쳐 글로벌 펀드에 속하지 않은 헤지펀드가 시장을 뒤흔든 주범인 것으로 추정된다.

16일 글로벌 펀드 정보업체 이머징포트폴리오닷컴(EPFR)에 따르면 한국에 투자하는 글로벌 4개 주요 펀드군에서 지난 4일부터 10일까지 104억달러(11조2700억원)가 순유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펀드군의 자금유출 규모는 2008년 1월 말 이후 최대치다.

4개 펀드군의 한국 투자 비중은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GEM(글로벌이머징마켓)이 11.98%, 일본 제외 아시아가 17.89%, 인터내셔널이 1.42%, 태평양 지역이 6.34%다.

펀드군별 총 유출액에서 한국 투자 비중을 합산하면 닷새 동안 한국 시장에서 글로벌 펀드 자금이 1조491억원가량 빠져 나간 셈이다.

그런데 1조원을 조금 넘는 글로벌 펀드 자금 이탈 규모는 같은 기간 외국인의 코스피 누적 순매도 금액 3조3751억원의 30% 수준에 그친다. 글로벌 펀드보다는 이에 속하지 않은 헤지펀드가 한국증시 폭락의 주범일 가능성을 높이는 대목이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12일 폴 앤더슨 씨티그룹 범아시아 주식파생상품 대표의 말을 인용해 “헤지펀드의 위험관리자가 투자 포트폴리오 관리자를 통제하고 있다. 무엇을 언제 팔 것인가 하는 결정은 기업의 펀더멘털이 아니라 가격이 기준”이라고 전했다.

글로벌 헤지펀드가 미국과 유럽의 재정위기 상황에서 수익률 관리를 위해 기업의 펀더멘털보다는 가격을 놓고 과거에 비해 많이 오른 한국의 주도주를 대거 내다팔고 있다는 해석에 힘을 실어주는 분석이다.

헤지펀드의 차익실현과 함께 글로벌 펀드의 한국증시 이탈 가능성도 아직은 비교적 높은 편이어서 당분간 증시는 불안한 흐름이 예상된다.

유수민 현대증권 연구원은 “향후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구체적인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가 크지 않고, 유럽 지역의 특성상 과감한 정책을 내놓기는 어려워 당분간 안전자산 선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매크로 지표 호전 내지 개선 전까지는 당분간 이 같은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민정 삼성증권 연구위원도 “자국 내 경기위험 확대로 신흥시장에 대한 투자비중이 높은 미국과 미국 투자비중이 높은 유럽 리테일 투자자의 환매가 추세적으로 진행되고 있어 글로벌 자금 모멘텀 회복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최재원 기자/jwcho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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