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2100을 향해 다시 힘찬 행군을 시작했다. 아직 전문가들의 올 해 지수 고점 예상치는 2400~2500이다. 일본 지진 발생전에는 2200도 힘겨워 보였지만, 일본이 재난복구를 위해 막대한 자금을 푼 게 약이 됐다. 미국의 양적완화(QE) 1,2에 이어 일본이 QE3을 한 셈이다. 주가는 이익과 수급의 함수다. 이익전망이 걱정되지만, 당장의 수급개선 덕분에 연초 예상치였던 2400~2500의 달성 확률은 높아졌다.
당분간은 시장 즉, 베타에만 투자해도 20%가량의 수익은 충분해 보인다. 레버리지 전략을 택하면 성과를 더 높일 수도 있다. 고점 달성 시점은 실적시즌인 4월이 유력해보인다. 5월 이후는 시장의 관심이 실적에서 경기로 넘어간다. 일단 4월까지는 베타에 투자하는 장세가 유효하다.
하지만 대내외 경제상황을 볼 때 5월부터는 일단 베타를 털고, 알파를 찾는 전략을 준비하는 게 옳아 보인다.
중동사태가 불러 일으킨 유가상승이 주춤하면서 스테그플레이션 우려가 줄었다. 주춤했던 신흥국의 대(對) 인플레 전쟁이 재개될 전망이다. 유럽 재정문제는 한고비를 넘겼다. 포르투갈의 구제금융 신청은 이미 각오한 재료다. 방사능 누출이 변수지만 일본경제는 곧 복구모드로 전환될 것이다. 미국은 QE2의 효과, 즉 경기회복 여부를 가늠할 것이다.
그럼 국내 증시는 어떻게 될까? 원자재 가격이 진정됐다지만 아직도 물가는 높다. 한국은행의 금리인상 재개가 유력하다. 원화강세 요인이다. 일본 지진복구는 재정지출과 통화량을 늘려 엔화약세를 유발할 수 있다. 일본 정부도 수출을 통한 재정건전성 회복을 위해 엔화약세가 싫지 않을 것이다. 원/달러 환율보다 무서운 게 원/엔환율이다.
우리 기업이 아무리 튼튼해도 상대는 일본이다. 환율효과가 반감되는데 이익이 계속 늘어난다고 장담할 수 없다. 원화강세는 환차익을 노렸던 외국인 투자자금의 이탈요인도 된다. 주가를 구성하는 이익과 수급 모두에 불리하다.
최근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사들이면서 선진국에서 신흥국으로의 글로벌 자금 ‘U턴’을 예상하는 견해가 있다. 신흥국 인플레 우려는 줄고, 선진국은 경기회복으로 인플레 우려가 높아졌다는 논리다. 그런데 유럽과 미국이 긴축을 한다면 지난 2년간 신흥국에 쏠렸던 캐리트레이드 자금은 그대로 있을까? 유럽과 미국의 긴축은 국가의 긴축이 아니라 글로벌 유동성의 긴축이다. 수급에 악재다.
5월부터는 많이 오른 업종은 차익실현을 준비해야 한다. 화학업종의 공급부족 수혜는 하반기에 약해질 수 있다. 자동차는 환율변화에 취약하다. 어떤 상황이든 지수를 앞서는 종목과 업종은 분명 있다. 원화강세 수혜인 금융, 환율보다 경기에 민감한 IT업종은 눈여겨 보자.
<홍길용 기자 @TrueMoney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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