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는 가파른 속도로 전고점 부근에 올라왔다. 돌아보면 바닥이었던 1900선 밑에서 주식 매수 기회를 놓친 이들은 쓰린 속을 달래고 있다. 예측 불가능한 대외 변수로 지수가 출렁이면서 개미가 매수시기를 잡기 쉽지 않은 장세다. 정보가 부족한 해외 시장 투자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증권사는 이런 개인투자자의 고민을 덜어줄 랩어카운트를 경쟁하듯 내놓고 있다. 지난 1월 말 현재 국내 증권사 랩 잔액은 38조원으로 급팽창하는 추세다. 특히 증권사가 자문사의 투자 자문을 바탕으로 고객 자산을 운용하는 자문형 랩의 인기는 수직 상승 중이다. 증권사가 앞다퉈 서비스 경쟁에 뛰어들면서 랩 상품은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국내 증시에 국한됐던 투자 대상이 미국, 중국, 남미 등으로 다변화하면서 투자자의 선택의 폭은 넓어지고 있다.
여러 랩을 하나의 포트폴리오로 묶어 투자자가 원하는대로 갈아탈 수 있는 서비스도 등장했다. 불량 자문사는 솎아내는 ‘물 관리’도 증권사가 신경쓰는 부분이다.
전문가들은 랩 상품을 고를 때 과거 수익률의 함정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시장 상황에 따라 수익률은 언제든 달라질 수 있어 과거 수익률이 곧 미래의 안정적인 성과를 보장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문사의 투자 패턴을 파악하고, 자신의 투자 성향에 맞는 상품을 선택하는 게 랩 성공 투자의 관건이다.
아울러 주식을 주로 담는 랩은 주가 하락 위험에 그대로 노출되는 게 단점인 만큼 어떠한 헤지 전략을 구사하는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단순히 포트폴리오 내 현금 보유 비중 조절이 아닌, 공모 주가연계증권(ELS)이나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 등을 활용해 주가 하락 위험에 대비한 상품이 속속 선보이고 있어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김영화 기자/ bettyki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