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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부담을 도전과 실천과제로 받아들인 최태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앞으로 3년간 대한상의를 이끌어가게 됐다. 1일 서울 상의가 임기 3년의 차기 회장으로 단독 추대했고 최 회장도 “추대에 감사하며 상의와 국가경제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겠다”며 수락 의사를 밝혔다. 관례적으로 서울상의 회장이 대한상의 회장을 겸하기 때문에 오는 3월 현 박용만 회장의 임기가 끝나는 대로 최 회장이 재계를 이끌 리더 역할을 수행하게 됐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진행된 대한상의의 리더십 교체는 아름다운 결론을 냈지만 순조롭지만은 않았다. 워낙 부담이 많은 자리였기 때문이다. 그동안 나타난 박용만 회장의 고군분투만으로도 쉽게 엄두 내기 힘든 자리라는 건 분명했다. 영광이나 명예를 바라는 건 아니었지만 상처가 너무 많았다. 정부와 정치권은 그 숱한 상의 회장의 고언들을 흘려버렸다. 들은 척도 안 한 게 대부분이고 듣는다 해도 반영하려 움직이지 않았다.

게다가 코로나19로 기업들은 빈사 상태다. 대기업은 그나마 견딜 여력을 갖췄지만 수많은 중소·협력업체와 민생은 그야말로 생사의 기로에 서 있다. 가장 힘든 직책을 가장 힘든 시기에 맡아야 하는 셈이다.

하지만 최 회장은 그런 부담을 도전과 풀어야 할 과제로 받아들였다. 그는 각 계열사의 정관에 경제적 가치와 함께 사회적 가치 추구를 경영 목표로 명시하고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평가에도 중요하게 반영해왔다. 결국 그의 상의 회장 수락은 사회적 가치실현이라는 평소 경영철학의 직접 실천인 셈이다. 박용만 회장이 “현 시점에 더없이 적합한 후보”라고 평가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대한상의는 중견·중소기업과 소상공인까지 포괄하는 국내 최대 경제단체다. 전국 73개 지방 상공회의소에 회원사만 18만개를 넘는다. 그런 단체를 국내 4대 그룹총수가 이끌기도 처음이다.

그가 해야 할 일은 많다. 하나 쉬운 것은 없다. 경제 문제를 죄다 정치논리로 접근하는 정부 여당을 설득해 규제법안의 홍수를 막아야 한다. 공장만 방문하면 현장소통이 된다고 생각하는 대통령의 인식에도 변화를 줘야 한다.

보다 민감하고 절체절명인 것도 많다. 규제 일변도의 법안들을 저지하거나 이미 통과된 법을 보완해야 한다. 주 52시간의 경직된 운영에도 탄력을 줘야 하고 기업과 기업인 처벌 위주의 정책에 대해서도 논리와 합리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경제단체장의 리더십은 인수·합병(M&A)이나 투자 결단과 다르다. 아우성과 호소만으로 될 일도 아니다. 최 회장의 새로운 도전이 새로운 가치로 나타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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