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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병원가기 무섭다”…‘셀프 메디케이션’ 열풍에 건기식 시장 6조원 돌파[언박싱]
건기식 구입 개수 3.7개로 15% 늘어
1년간 쓴 돈도 25.3만원으로 급증

비타민·유산균 등 면역력 효과 제품 인기
해외직구는 이너뷰티 제품 불티
[사진제공=홈플러스]

[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주부 김모(38)씨는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크게 늘었다는 소식을 듣고 얼른 주방 상부장을 열었다. 집안 식구들의 영양제를 모아 놓은 곳으로, 아이들이 아침에 먹을 영양제를 챙기기 위해서다. 외출이 어려워 햇볕을 못 쬘 아이들을 위해 비타민D와 프로바이오틱스를 각각 챙겼다. 상부장을 연김에 김씨도 자신을 위한 오메가3와 루테인 알약을 한 알씩 꺼내 먹었다.

최근 자기 몸을 스스로 챙기는 ‘셀프 메디케이션(Self Medication)’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혹시 모를 감염 가능성 때문에 병원 방문을 꺼리는 사회적 분위기가 확산된 탓이다. 덕분에 건기식 시장이 지난해 처음으로 6조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건기식 시장 6.2조원…3.8% ↑

18일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 규모는 6조1905억원으로, 처음으로 6조원대를 돌파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직전 년도인 지난 2019년(5조9646억원)에 비해 3.8% 많은 수준이다. 특히 영유아용 건기식 규모가 2854억원에서 3051억원으로 6.9% 늘며 신장률이 눈에 띄게 높아졌다.

이처럼 경기불황에도 건기식 시장이 확대된 것은 코로나19 확산으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감기나 인플루엔자 등에 걸려 코로나19 감염 위험을 감수하고 병원에 가느니 차라리 건기식 섭취를 통해 미리 병을 예방하려는 분위기가 확산됐다. 이에 평소 영양제를 챙겨 먹지 않았던 사람들도 영양제를 사기 시작했고, 이미 먹고 있던 사람들은 그 종류를 늘렸다.

실제로 한국농촌경제연구소가 조사한 ‘2020년 가공식품 소비자태도 조사’에 따르면, 현재 건강기능식품을 복용하고 있다는 가구 비중은 10가구 중 8가구(79.9%)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 해인 2019년 조사(69.8%) 때보다 10.1%포인트나 높은 수준이다. 최근 1년간 건기식 구입 개수도 3.7개로, 전년(3.2개)보다 15% 늘어났다. 연간 건기식에 쓴 돈 역시 21만6760원에서 25만3136원으로 16.8% 많아졌다.

건기식을 복용하는 이유는 보통 피로회복을 위해(72.9%)와 건강 증진을 위해(66.2%)로 답하지만, 올해는 질병 예방을 위해서(49.5%)라고 응답한 사람이 많았다. 이는 전년(43.5%)해보다 응답 비율이 6%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미용 효과를 위해라는 응답도 15.4%에서 23.1%로 7.7%포인트 높아졌다.

면역력 효과 있는 비타민·유산균 인기

코로나19 확산으로 건기식을 찾는 사람이 늘어난만큼 인기 품목도 코로나19나 증상이 유사한 감기를 예방하는 비타민류의 인기가 많았다. 이와함께 감염병 전체에 대비할 수 있도록 면역력 강화에 도움이 되는 유산균, 프로바이오틱스 등을 찾는 손길도 많았다.

실제로 2020년 가공식품 소비자태도 조사에 따르면, 현재 복용하고 있는 건기식 종류(복수 응답 가능)에 대해 비타민 및 무기질로 응답한 사람은 67.3%나 됐다. 이는 전년도(58.3%) 보다 9%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유산균이나 프로바이오틱스 등이 포함된 발효 미생물류를 복용한다는 응답자는 33.9%에서 45.3%로 11.4%포인트 많아졌다. 신장률 측면에선 가장 높은 수준이다.

최근 1년간 많이 구입한 건기식 종류도 비타민 및 무기질(38.8%)이란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이어 발효 미생물류(20.9%), 인삼류(15.6%) 등의 순이었다.

영양제 해외 직구도 28.5% 급증

국내 건기식 시장 뿐 아니라 해외에서 직접구매(직구)를 통해 들어오는 건강기능식품도 많아졌다. 세계 최대 웰니스 전문 유통 플랫폼 ‘아이허브’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 직구로 국내에 들어온 영양제 매출은 직전 연도인 2019년보다 28.5%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인기 품목은 국내 소비 건기식과 다소 달랐다. 오메가3를 제외하곤 콜라겐이나 글루타치온 등 이너뷰티에 효과가 있는 품목들이 인기가 있었다. 지난해 국내에 들어온 해외직구 영양제 중 가장 매출 신장률이 높았던 품목은 오메가3로, 전년 동기보다 2배(신장률 95.38%) 늘었다. 이어 콜라겐(89.8%)과 L-글루타치온(73.30%) 등 이너뷰티 관련 품목이 그 뒤를 이었다. 뼈나 관절 건강과 관련한 칼슘(53.95%)과 MSM(식이유황, 41.75%) 등도 매출 신장률이 높았다.

아이허브 관계자는 “지난해 국내에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영양제 해외직구 역시 큰 폭으로 늘었다”며 “인기 품목은 국내에서 판매하지 않거나 가격대가 높은 이너뷰티 관련 제품이 인기를 끌어 전체 건기식 시장 트렌드와 다소 다른 흐름을 보였다”고 말했다.

carri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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