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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칼럼] ‘윤석열의 정치’, 못 되면 潘 잘돼도 安?

올해 정치권을 요약하는 ‘결정적 장면’이 두 개 있다. 첫 번째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21대 국회 전반기 상임위원장 독식이 사실상 완성된 6월 29일 국회 본회의다. 이후 7개월여간 여당 ‘입법독주’가 가능해진 구조가 이때 완성된 것이다. 법제사법위원회를 가져가겠다는 여당의 주장에 상임위 배분 협상을 아예 거부했던 국민의힘의 전략이 두고두고 패착이라고 비판받는 이유다.

두 번째 장면은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가 열렸던 15일 대검찰청 앞에서 연출됐다. 출근하던 윤 총장은 대검찰청 문앞에서 갑자기 하차해, 모여 있던 자신의 ‘지지자’들에게 직접 감사인사를 전했다. 국정감사에서의 “퇴임 후 국민에게 봉사”보다 더 명징하게 윤 총장이 ‘정치 의지’를 보여준 상징적인 장면이었다.

상임위를 모두 틀어쥔 여당의 입법독주와 최소한의 저항수단마저 스스로 포기한 보수야당의 무력한 공세는 내년에도 특별한 반전 계기가 보이지 않는다. 근본적 의사결정구조가 바뀔 리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내년까지 계속될 최대의 관전포인트는 ‘윤석열의 정치’다. 최근 들어 대권주자 선호도 순위 맨 꼭대기에 윤 총장 이름을 올린 여론조사들이 나온다. 대선을 불과 1년여 앞두고 공식적으론 정치권 외부에 있으면 지지율 1위를 다툰다는 점에선 가장 먼저 비견될 만한 선행주자들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다.

먼저 안 대표와는 일단 상당히 유사한 출발점에 있다. 의사 출신의 성공한 IT기업 대표였던 안 대표를 강력한 대선주자로 키웠던 첫 단추는 지난 2009년 ‘무릎팍도사’라는 예능 프로그램이었다. 안 대표는 최고의 대중적 인기를 누리며 강력한 대선주자로 떠올랐고 18대 대선을 한 달여 앞두고는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후보와 양자대결 여론조사에서 오차범위 내 우세를 보이기도 했다. 윤 총장이 출석한 지난 국감은 안 대표의 ‘무릎팍도사’에 비견될 정도로 인기상승의 기폭제가 됐다. 안 대표가 당시만 해도 반(反)보수 진영이었지만 한나라당의 재집권을 막겠다고 나선 반(反)여당 후보였다는 점에서도 현재 윤 총장이 야권주자로 인식되는 점과 같다.

유엔에서 퇴임하고 국내로 들어와 2017년 대선에 도전했던 반 전 총장과는 보수·중도의 강력한 통합 카드이자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는 점에서 같다.

다른 점도 있다. 안 대표나 반 전 총장은 ‘확장성’이 가장 큰 무기이자 가능성이었으나 윤 총장은 앞선 두 인사에 비해 지지층 확산의 한계가 비교적 뚜렷해 보인다는 점이다.

내년 서울·부산시장선거 결과도 윤 총장의 정치에선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다. 민주당이나 국민의힘 어느 쪽이 ‘2승’을 하게 된다면 윤 총장의 입지는 줄어들 것이다. 그러나 1승1패로 승부가 나뉘는 결과가 된다면 윤 총장의 행보는 더 주목받을 수 밖에 없다.

그런데도 안 대표나 반 전 총장은 대선 가도에서는 결국 실패했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중요하게는 ‘브랜드’에 걸맞은 콘텐츠와 실력, 이념·정책적 좌표를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윤 총장의 정치’는 내년 가장 큰 대중의 관심거리이자 중요한 정치적 변수가 되겠지만 그가 돌파해야 할 관문들은 많고 험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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