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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칼럼-김필수] ‘I·L·V·U’와 ‘K’, 그리고 ‘W’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의 경기 시나리오 논쟁을 칼럼으로 쓴 바 있다. 지난 4월의 일이다. 당시 내로라하는 저명인사들이 앞으로의 경기 반등 전망을 놓고 ‘I·L·V·U’를 들고나왔다. ‘I자형 침체, L자형 둔화, V자형 반등, U자형 회복’이다.

다시 짚어보며 사후 점검해보자.

‘닥터 둠((Dr. Doom)’으로 불리는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당시 ‘I’자를 제시했다. 반등은 당분간 없고, 수직 낙하한다는 것이다. 당시엔 대표적 비관론자의 극단적 견해로 치부됐는데 이제 눈길을 주는 사람들이 고개를 들고 있다. 코로나19 재확산 국면이 심각해지면서다.

세계적인 투자자 짐 로저스는 “(코로나19 여파로 풀린) 빚에 억눌려 내년 상반기에 ‘더블딥(이중 경기침체)’이 올 것”이라며 “내 인생 최악의 불황이 예고됐다”고 우려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과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버넌 스미스 미 채프먼대 교수는 당시 ‘V’자를 택했다. 늦어도 올 4분기에는 급반등하는 시나리오인데 결과적으로 빗나갔다. 코로나19 파장을 과소평가한 탓이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신임 재무장관에 낙점된 재닛 앨런 전 연준 의장은 당시 ‘L’자 또는 ‘U’자에 줄을 섰다. 최소한 내년까지는 경기침제가 지속된다는 것인데, 코로나19 재확산의 심각성을 고려할 때 현재로선 현실과 가장 근접해 보인다. 특히 차기 미 재무장관의 의견인 만큼 향후 미국의 경기부양책 강도를 가늠해보는 데 도움이 될 듯하다.

이후 제시된 ‘K자형’은 경기침체 파장을 묘사한 새로운 시나리오다. 이른바 양극화 전망이다. 전 세계적으로 ‘뛰는 자산시장, 가라앉는 실물경제’ ‘눈덩이 효과 상위계층, 구축 효과 하위계층(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나타나고, 한국의 경우엔 ‘수출 반등, 내수 침체’ ‘성장궤도 대기업, 내리막길 중소기업’ 현상이 더해진다. 그나마 한쪽이 지탱하는 국면이지만 양극화는 내부적으로 곪는 현상이어서 심각한 후폭풍이 우려된다.

‘K자형’의 대표적 사례가 ‘뛰는 자산시장, 가라앉는 실물경제’다. 예컨대 경기는 안 좋다는데 주가는 계속 오른다. 코로나19 파고를 넘기 위해 전 세계적으로 막대하게 풀린 돈이 주요인이다. 코스피도 지난 3월 저점 대비 배 가까이 올라 2800선을 훌쩍 넘었다. ‘꿈의 코스피 3000 시대’를 눈앞의 현실처럼 얘기하게 됐다. 코스피와 관련해선 ‘오른쪽 하단이 왼쪽보다 올라간, 변형된 W자형’ 전망이 우세하다. 한 번은 조정을 받되 조정폭이 크지 않다는 것이다. 그런데 증시가 폭주하면서 ‘W’자의 중간 꼭짓점이 계속 올라가고 있다. 더 가면 자칫 체크자(오른쪽이 길게 올라간 V자)형도 가능한 모습이다. 그게 아니면 조정이 심해져 ‘오른쪽 하단이 왼쪽보다 더 처진 W자형’이 되거나.

지금 모두 코스피 3000을 말하지만 3000 도달 시 조정은 필연이다. 코스피 2800인 현 시점에서 10% 더 먹자고 ‘GO’할 것인지, 어깨에서 팔고 무릎에서 사기 위해 ‘STOP’할 것인지는 각자의 선택이다. 코스피 3000만 바라보고, ‘영끌·빚투(영혼까지 끌어모아 빚내 투자)’한다는 소리만 너무 커 노파심에 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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