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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시아나 8000억 영구채…수익용 고리대? 국유화 지렛대?
이자율만 연 7.2%
조기상환계획 없어
유지시 재무부담 ↑
출자전환시 국유화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산업은행이 대한항공 인수 후에도 아시아나항공 영구채 8000억원를 계속 보유할 방침이다. 아시아나항공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대한항공을 통한 3자 배정 유상증자를 추진하면서도 연 7.2%의 고리대를 계속 유지하는 셈이다. 법원이 한진칼 3자 배정 유상증자 가처분 신청을 인용할 경우 아시아나항공을 신속히 국유화할 수 있는 지렛대가 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산은 관계자는 30일 “출자전환 시 국유화 논란 등이 일어날 수 있어 검토하지 않고 있다”며 “영구채는 대한항공-아시아나의 통합 상황과 내년도 이후 자본 상황을 살펴 처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산업은행은 아시아나항공이 지난해 4월부터 올해 6월까지 세차례에 걸쳐 발행한 영구채 8000억원 어치를 보유하고 있다. 만기 무한연장이 가능해 자본의 성격을 갖지만, 매년 7.2%의 이자를 갚아야하는 고리대다. 산은이 아시아나항공에 제공 중인 단기차입금 1조7000억의 금리가 3.39%라는 점을 감안하면 영구채의 금리는 두 배 이상 높다.

게다가 영구채는 발행 2년이 지난 시점부터는 ‘연 2.5%포인트(p)+조정금리’의 가산금리가 붙게 된다. 지난해 4월 발행된 4000억원과 6월 발행된 1000억원의 금리가 10%로 올라가게 된다.

영구채 발행조건을 보면 최대주주 교체시 중도상환을 청구할 수 있다. 하지만 대한항공 인수를 위한 아시아나항공 유상증자 계획공시를 보면 1조5000억원의 증자대금 용처는 운영자금 1조원, 리스부채 등 차입금 상환 5000억원이다. 영구채 상환이 우선순위가 아닌 셈이다. 올 3분기말 현재 아시아나항공의 리스부채는 5조3000억원 규모로 연이자율은 대부분 5% 미만이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대금 1조8000억원 가운데 증자대금 1조5000억원을 제외한 3000억원도 영구채 인수로 집행할 계획다. 성사되면 아시아나의 영구채는 1조2000억원에 육박하게 된다. 영구채 이자율이 일반 회사채보다 높은 게 보통이다. 증자로 자본이 확충되면 고금리를 치르면서까지 영구채를 유지해 자본비율을 높일 이유가 줄어든다.

한편 산은 이동걸 회장은 지난 27일 한 언론을 통해 한진칼 3자 배정 증자를 통한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무산되면 “국유화될 수 밖에 없다”고 말을 바꿨다. 불과 이틀 전 이 회장은 다른 언론을 통해 인수 무산시 “파산이 불가피하다”고 발언했었다.

산은이 아시아나에 대한 자금지원을 중단해 파산에 이르게 되면 8000억원 규모의 영구채도 회수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아시아나항공이 파산 처리되면 산은이 가장 큰 피해를 볼 수도 있는 셈이다. 반대로 아시아나항공 국유화를 위해서는 영구채 출자전환이 가장 빠르고 쉬운 방법이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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