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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경이 만난 인물- 박종복 SC제일은행장] 은행들 신남방진출, 방향은 맞지만…
지역전문가 육성이 중요
K-금융의 국제화 위해선
규제 예측가능성 높여야

[헤럴드경제= 대담 홍길용 금융부장. 정리=홍석희·서정은 기자]

“국내 은행들이 좁은 시장에서 파이를 더 나눠갖겠다고 싸우는 게 아니라, 해외로 가려는 건 근본적으로 맞다고 본다. 문제는 해외시장에 대해 과연 제대로 알고 있는지”

41년 은행 경력에도 국내 근무만 해온 박종복 SC제일은행장이다. 하지만 의외로 은행의 해외시장 진출에 대한 고민이 깊었다. 6년차 최고경영자(CEO)인 까닭도 있지만, 모기업인 스탠다드차타드(SC)가 신흥국 전문 글로벌은행인 덕분이다. 그의 지난 22년이 곧 은행의 신흥국 진출 역사다.

“16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스탠다드차타드그룹도 국가별로 문화 등이 달라 우리나라에서 안착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신흥국은 규제나 제도가 급변할 수 있기 때문에 무조건 달려가는 게 결코 능사가 아닐 수 있다”

실제로 국내에 진출한 글로벌은행들을 봐도 살아남는것 자체가 도전이었다. SC제일은행과 씨티은행 정도만이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SC제일은행도 박 행장 취임 전에는 리테일 금융이 만성적자에 시달리는 등 부진에서 벗어나기 어려웠다. 적극적인 한국화 전략을 토대로 리테일 금융을 흑자전환시킨 그가 3연임의 주인공이 된건 어찌보면 당연한 수순이기도 했다.

“보통 우리가 더 선진 시스템을 갖췄으니 승산이 있다고 여기는데, 우리 인프라가 잘 갖춰져도 인력이 뒷받침 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현지기업을 인수하거나 합작을 할 수도 있지만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잠재리스크를 헤쳐가기 위해서는 지역전문가를 육성해 현지화 전략을 짜야 한다”

반대의 접근도 했다. 박 행장은 핀테크에서 우리나라 금융의 글로벌화, 즉 K-금융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다. 지난 9월 이례적으로 한국에서 ‘한 달 살기’에 나선 빌 윈터스 SC그룹 회장에게 추천한 방문지도 핀테크다.

“한국에 한 달 있었지만, 일상 업무를 보는 장소가 한국으로 바뀐 것 뿐이어서 자주 대면하지는 못했다. 그래도 대외적으로 한국의 IT 산업, 핀테크 회사들을 만나고가라고 권했다. 사실 영국이 핀테크 앞선 나라이기도 한데, 우리나라도 잠재력이나 이런게 무섭지 않느냐. 관심을 갖고 보신 걸로 안다”

박 행장은 이른바 K-금융을 위해서는 국내 금융시스템이 글로벌금융그룹에 매력적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당국의 규제가 예측 가능선상에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국이나 미국의 경우 우리나라보다 규제 수준이 전반적으로 높지만, 예측가능성이 높다는 게 차이라는 지적이다.

“최근 금융당국이 이런 부분에 대해 은행권과 교류를 늘리고 소통을 하는 많이 하는 노력이 있어 금융산업 발전을 위한 현실적 규제가 나올 걸로 기대한다. K-금융이 이런 토대로 커지다보면 자연스럽게 금융허브라는 말도 따라오지 않겠느냐”

lu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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