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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 설] 김정은 군사행동 ‘보류’, 행동으로 진정성 입증해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총참모부의 대남(對南) 군사행동 계획을 보류했다고 노동신문이 24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전날 열린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예비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이같이 조치했다는 것이다. 이어 북한은 이날 최전방 지역에 재설치한 대남 확성기 방송 시설 철거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경색된 남북관계와 북한의 대남 강경 군사도발은 일단 한숨을 돌리게 됐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결정은 말 그대로 군사행동을 보류한다는 것이지 ‘백지화’가 아니다. 그런 만큼 언제 돌변할지 모른다. 우리 군과 안보 당국은 북한의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어떠한 경우에도 긴장의 끈을 늦추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일촉즉발의 군사적 충돌 위기까지 몰렸던 남북간 대치 국면이 잠시나마 해소된 것은 반갑고 다행한 일이다. 하지만 북한이 갑자기 태도를 바꾼 의도는 지금으로선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 탈북민 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를 문제 삼으며 지난 4일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담화를 시작으로 전날까지 남한을 향해 강도 높은 비난을 계속해 왔던 북한이 아닌가.

실제 북한의 최근 일련의 도발은 냉전시대 못지 않을 정도로 극도의 긴장을 불러왔다. 특히 대남 공세의 선봉에 선 김 부부장은 13일 담화에서 ‘대적 행동’ 행사권을 총참모부에 넘기겠다며 군사적 행동을 공개 경고했다. 이후 북한은 남북 간 통신선 단절과 개성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폭파, 비무장지대(DMZ)에서 철수한 감시초소(GP) 복원 등의 조치를 속도전 전개하듯 해치웠다. 더욱이 최근에는 비무장지대 전선 20여곳에 확성기 설치 작업을 다시 시작했다. 이는 남북 정상이 2018년 합의한 4·27판문점 선언을 정면으로 깨겠다는 것이다. 대남전단(삐라) 1200만장을 인쇄해 ‘남조선 종심’까지 보낼 준비를 마쳤다고도 했다. 돌아오지 않을 다리를 건널 결심이 아니라면 나올 수 없는 일들이다.

이런 북한의 얼굴이 하루아침에 180도 달라졌다. 이유 여하를 떠나 북한 최고위 당국자가 군사적 행동을 자제하고 유화적 제스처를 보내고 있는 것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북한이 군사적 도발로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코로나 사태와 경제 제재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마당에 군사도발은 상황을 더 악화시키는 독이 될 뿐이다.

북한이 경제 위기를 벗어나는 길은 국제사회의 신뢰를 회복해 정상적인 국가로 인정받는 길밖에는 없다. 그 전제는 북한의 비핵화다. 우선은 대남 군사행동 자제를 행동으로 실천하는 것이다. 그래야 북한의 진정성을 인정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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