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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포럼] 컨벤션은 최소한의 경제활동이다

‘코로나 사태’로 경제활동이 파행을 겪고 있는 지도 벌써 6개월째 접어들고 있다. 코로나 상황이 쉽게 끝날 것 같지 않아 방역당국에서 생활방역지침을 만들어 시행한 지도 이미 두 달째다.

그러나 컨벤션 관련 시장은 여전히 앞이 캄캄하다. 관광 여행업계의 매출은 사실상 ‘제로’가 된 지 오래고, 직원들은 어쩔 수 없이 강제 휴직으로 내몰리고 있다. 정부가 지원해 주는 고용유지 지원금은 그나마 큰 힘이 되고 있다. 고마운 일이다. 하지만 이 지원금은 기업이 실제로 지불하는 임금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종업원과 기업주 모두가 ‘동반고난’을 겪고 있다는 얘기다.

지난달 6일부터 생활방역을 시작하면서 조심스럽게 경제활동이 시작될 수 있겠다는 희망을 갖기도 했다. 그래서 국내 민간 마이스 전시업계에서는 컨벤션센터와 함께 철저한 현장방역 수칙을 만들고 사전 등록된 참가자들에게 안전한 방역 지침을 충분히 전달한 후에 조심스럽게 산업전시회를 개최하고 있다. 이중 삼중으로 안전을 고려하면서 전시컨벤션 행사를 준비하는 민간 업계의 눈물겨운 노력은 다름 아니라 바로 생존의 몸부림이다. 이런 사실을 정부 당국과 지자체들은 이해해야 할 것이다.

지난 주말 서울 코엑스(COEX)에서 개최된 서울국제치과기자재전시회 (SIDEX 2020)는 단순히 일반 국민들이 모이는 종교행사나 유흥을 위한 모임과는 의미와 내용이 전혀 다르다. 전국의 치과의사들과 전 세계의 치과 기자재산업 전문가들이 모여서 관련 산업을 논의하는 전문 컨벤션이다. 온갖 어려움을 무릅쓰고 행사를 개최하려는 이유는 바로 경제활동이기 때문이다.

물론 코로나 확진자 수가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는 현 상황에서 지자체의 고민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정작 서울시가 해야 할 일은 집합제한명령과 같은 제재가 아니다. 전시컨벤션 행사에 대한 현장 방역 지침을 사전에 함께 마련하고 안전하게 행사가 진행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이 아니겠는가. 그게 경제도 살리고 코로나사태를 현명하게 극복하는 길이다. 얼마 전 문화체육관광부가 44개 정부부처와 산하기관에 여행주간 (6월 20일~7월 19일)을 앞두고 휴가 장려 협조 공문을 발송하고 나서 곤욕을 치렀다고 한다. 국내 관광업계의 상황이 어렵고 힘들다는 것을 알기에 정부, 기관부터 앞장서서 경제활동을 조심스럽게 시작하자는 취지였을 것이다. 그런데 칭찬과 격려를 하지는 못할망정 오히려 역풍을 맞고 있다니 말문이 막힌다.

마이스컨벤션(PCO)업계에서는 지금 대표자(CEO)들이 아닌 실무담당자들이 함께 모여 소위 ‘코로나컨벤션 매뉴얼’을 만들고 있다. 더 이상 마이스(MICE) 행사가 개최되지 못한다면 조만간 수천여개의 중소 컨벤션 관련 기업이 도산하는 것은 물론이고 수만개의 청년 일자리도 함께 날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거의 모든 산업의 플랫폼 역할을 하는 마이스산업의 기반이 흔들린다면 코로나 사태가 끝난 뒤에도 대한민국 경제 회복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컨벤션은 단순한 모임이 아니다. 바로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경제활동임을 관련 당국은 똑바로 인식해 주기를 당부한다.

오성환 전 한국마이스협회장 이오컨벡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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