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사설] 역대급 신용융자 급증, 지나친 ‘빚투’ 신중해야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도 주가가 오르면서 개인투자자들이 빚을 내 주식투자에 나서는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급증하고 있다. 3일 기준으로 11조467억원으로 2018년 10월 이후 20개월 만에 처음으로 11조원을 돌파했다. 신용융자 잔고는 지난 3월 25일 6조4000억원까지 떨어졌는데 두 달 만에 4조원 넘게 급증한 셈이다. 46일 연속 늘어나고 있는데 이는 2007년 이후 약 13여년 만의 최장 기록이다. 신용융자 잔고만 보면 개인들의 투자심리는 코로나 위기를 벗어났고, 경제는 다시 정상화된 듯 착각이 들 정도다.

빚을 낸 투자가 늘어나는 것은 주식시장이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기 때문이다. 갑작스러운 코로나19 쇼크에 날개없이 추락하면서 지난 3월 19일 1457.64까지 떨어졌던 코스피는 최근 2100선을 탈환하며 저점대비 50%나 올랐다. 실제로 이 기간 중 ‘빚투’로 재미를 본 투자자들이 적지 않았다.

주식시장이 코로나 위기 속에서도 오름세를 보이는 데는 물론 이유가 있다.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제로금리’시대에 부동산은 규제로 투자가 막혀있으니 답이라고는 주식시장밖에 없는 형국이다.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 유동성이 풍부해지면서 ‘돈의 힘’이 주가를 밀어올리고 있다. 게다가 과거보다 미래가치가 반영되는 주가는 코로나 위기보다는 경제활동 재개 기대감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하지만 실물경기 흐름을 보면 주가향방은 의문이다. 코로나19 진원지 논란과 홍콩보안법 갈등으로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은 총만 안 들었지 ‘전쟁’직전이다. 미국 고용지표 등 일부가 개선됐다고 주가가 환호했지만 좋게 본다 해도 최악을 벗어나고 있을 뿐 예전으로 돌아간 것은 절대 아니다. 기업실적은 하반기로 갈수록 더 안 좋아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무엇보다 전 세계 경제를 충격에 몰아넣고 있는 코로나19 위험이 여전하고 가을 대유행이 예고돼 있다. 백신과 치료제 개발전까지는 지구촌이 위기에서 벗어나기 어렵고 언제든 경제가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는 국면이다.

그런데도 추가 상승을 예상한 신용융자 급증은 이나 저나 우려스럽다. 2차 팬데믹이 온다면 주가 반대매매로 오히려 주가폭락이란 악순환도 우려된다.

투자는 물론 개인의 책임아래 하는 것이다. 스스로 위험을 감수하겠다면 말릴 방법은 없다. 그러나 빚을 내가면서까지 투자할 때인지는 신중해야 한다. 주가가 오르면 다행이지만 떨어지면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 무리한 단기차익을 노린 ‘빚투’가 자칫 시장 불안요인이 될까 걱정스럽다.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