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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열·기침에도 혹시 나도?…‘코로나 염려증’ 극복하려면…
누구나 바이러스 감염 걱정할 상황
일시적 ‘코로나 포비아’는 정상 반응
가짜뉴스보다 공공기관 정보 주목
마음건강지침으로 심리방역 실천을

“마른기침이 나고 미열도 있는 거 같기도 해요. 나와 만나고 부딪치고 어느 공간에든 같이 있는 사람들이 감염자 일 수 있을 것 같고, 손을 씻어도 손잡이들 마다 바이러스가 묻어 있는 것 같아요. 정말 두렵네요.”

“미열이 조금 있었는데 순간 확 무서워지면서 ‘만약 내가 감염이 되면 오늘 나랑 접촉한 사람들도 모두 밀접접촉자인가?’ 하는 생각 들었어요.”

신종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대량 확진자가 나온 대구·경북은 물론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아주 조금의 기침이나 열감에도 혹시 본인이 감염된 것은 아닌지 걱정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또 이런 걱정 탓에 타인을 만나는 것조차 피하며 걷잡을 수 없는 불안에 휩싸이기도 한다.

더불어 △주변 지인이 자가 격리 중이거나 △마스크를 구입하기 위해 판매처에서 몇 시간 동안 줄을 섰지만 구입하지 못하는 상황이 생긴다거나 △생필품이나 식재료들을 대량 구매하는 사람들이 늘어 텅 빈 상품진열대를 보게 되는 등 관련 상황과 직접적으로 마주할 경우 그 공포감은 더욱 높아진다.

공포증, 일명 ‘포비아(phobia)’는 특정 대상이나 상황에 대해 국한되어 발생하는 공포를 특징으로 한다. 또 건강염려증은 질병이나 장애정보에 집착해 모든 증상을 자신에게 대입시켜 다가올 질병이나 장애를 걱정하며 정신적 에너지를 소진하는 것을 말한다. 의학적으로 공포증 및 건강염려증을 진단하는 기준은 마련되어 있지만, 현 코로나19 감염 확산 시점에 맞추어 갑자기 발생한 공포증 및 건강염려증은 일시적인 정상적인 반응일 가능성이 더 높다.

대전을지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윤지애 교수는 “통상 공포증이나 건강염려증은 발생 기간이 6개월 이상 지속되어야 하고, 다른 진단이나 환경적 상황을 배제해야 진단이 가능하다”며 “현재로써는 누구나 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는 충분히 위험과 공포를 느낄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감정으로 생각해 볼 수 있으나, 불안의 정도가 과도하게 심하거나 이러한 감염 위험이 감소된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불안과 공포가 지속된다면 이는 좀 더 정밀한 정신건강의학적 평가가 필요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렇다면 막연한 불안과 공포로부터 헤어 나올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먼저 출처 및 근거 없는 정보(소문)보다 정확한 정보와 과학적인 지식에 근거해 차분하고 안정되게 현 사태를 이해하고 주시하는 것이 필요하다. 믿을만한 소식은 기본적으로 공공기관 혹은 공식적인 발표를 통해 얻는 것이 좋다.

또 내 자리(역할)에서 감염 방지 및 확산을 막을 수 있는 일은 무엇인지 생각해보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더불어 감염 공포로 인해 더욱 고립되고 움츠러들 수 있지만, 이럴 때 일수록 공식적인 발표와 원칙, 준수사항들을 기민하게 받아들이고 따를 수 있는 개방성이 필요하다. 윤지애 교수는 “코로나19 감염 확산으로 사회 분위기가 혼란스러운 만큼,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역할을 충실히 해내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나 혼자가 아닌 모두가 겪고 있는 두려움이라는 것을 알고 함께 헤쳐 나가야 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이사장 박용천)는 최근 재난정신건강위원회와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이사장 신동원)가 함께 작성한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마음건강지침을 배포했다. 학회측은 “감염병으로 인한 마음의 고통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심리방역이 중요하기때문에 공동체의 면역력을 높이기 위한 심리방역을 실천해야한다”고 강조했다.

〈 대한전신건강의학회에서 제안하는 국민을 위한 마음 건강 지침 〉

1. 불안은 지극히 정상적인 감정이다=감염 위기상황에서 불안은 지극히 정상적인 반응이지만 과도한 불안은 우리를 지나치게 예민하게 만들고, 몸과 마음을 소진시켜서 면역력에 부정적인 스트레스를 줄 수 있습니다. 몸 건강과 함께 마음의 방역도 중요한 시기이다.

2. 정확한 정보를 필요한 만큼만 얻으세요=감염에 대한 불안은 끊임없이 정보를 추구하게 한다. 그러나 불확실한 정보는 오히려 불안과 스트레스를 가중하고 이성적인 판단을 어렵게 한다. 질병관리본부에서 제공하는 정보에 집중하며 SNS와 뉴스를 시간을 정해놓고 보면서 반복적으로 확인하지 않도록 합니다.

3. 혐오는 도움이 안된다=사람에 대한 혐오는 감염위험이 있는 사람을 숨게 만들어 방역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감염병과의 전쟁에서 불필요하게 같은 편에 상처를 주는 행동은 피해야 합니다.

4. 나의 감정과 몸의 반응을 알아차리세요=감염위기상황에서 불안, 공포, 짜증, 혐오 등 부정적 감정과 트라우마를 경험할 수 있지만 우리 스스로가 생활을 조절하고 관리하여 피해를 최소화해야한다. 전염병에 대한 어느 정도의 불안과 긴장은 타당한 반응이지만, 과도한 두려움이나 공포감에 압도되 고 있다면 특히 불면증이 지속적으로 나타난다면 정신건강전문가와 상담하는 것이 좋습니다.

5. 불확실함을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이세요=이런 불확실함을 그저 정상적인 상황으로 받아들이고 통제할 수 없다는 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대신에 스스로 통제 가능한 활동으로 주의를 전환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6. 가족과 친구, 동료와 소통을 지속하세요=감염 위기 상황에서는 외부활동이 제한되어 운동, 사회적 만남 등 자신이 좋아하던 기존의 사회 적 교류와 업무 등의 활동이 제한되기 때문에 외로움, 소외감이 찾아올 수 있다. 화상 전화, 메일, 온라인 등을 이용해서 가족과 친구, 동료 등 진심으로 마음을 주고받을 수 있는 사람들과 소통하세요.

7. 가치 있고 긍정적인 활동을 유지하세요=긍정적인 감정과 행동은 어려운 시기를 이겨내고 면역력을 강화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주위 사람을 돕는 것이 나를 돕는 것일 수 있다. 편지를 쓰거나 매일 일기나 기록을 남기는 것도 좋다.

8. 규칙적인 생활을 하세요=활동의 제한으로 일상생활 리듬이 흐트러지기 쉽다. 일정한 시간에 식사를 하고, 가벼운 규칙 적인 운동을 통해 활력을 유지하자. 특히 일정한 시간에 잠을 자고 깨는 것이 정신건강을 지키 는 데에 매우 중요하다.

9. 주변에 아프고 취약한 분들에게 관심을 가져주세요=내 주변의 취약한 분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도와주십시오. 자가격리 자에 대한 연구에서도 이타적 감정을 느낀 사람들이 심리적 후유증 없이 회복됐다. 남을 돕는 이타적인 행동이 나의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10. 우리 서로를 응원해주세요=모두가 힘든 시기를 이길 수 있는 힘은 사회적 신뢰와 연대감이다다. 지금도 어려운 지역으로 달 려가는 수백 명의 의료인과 자원봉사자들이 있다. 악플 대신 감사의 글과 응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자. 김태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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