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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십년째 살고 있는 1주택자…매년 보유세 올라 살기 힘들다”
고가 ‘단독’ 많은 성동구 민심은…
대부분 50~70대 실거주자들
공시가 상승·종부세 부담 이중고
과표 1억 오르면 보유세 250만원
중개업자 “거래 끊겨 문의도 없다”
올해 단독주택 공시가격은 가격 상승률이 높으면서도 상대적으로 작년 강남 지역에 비해 공시가격이 많이 오르지 않았던 동작구와 성동구 등지를 중심으로 많이 상승했다. 단독주택 밀집지역인 서울 성동구 성수1가1동의 골목길. [민상식 기자]

지난 22일 오후 고가 단독주택 밀집지역인 서울 성동구 성수1가1동의 중개업소 여러 개가 늘어서 있는 진입로는 한적했다. 이곳의 한 중개업자는 “12·16 초고강도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보유세 부담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대출마저 막히면서 단독주택 거래가 완전히 끊겼다”면서 “하루종일 문의전화도 없어 어쩌다 한 명의 손님이 찾아오면 절실한 심정으로 상담한다”고 토로했다.

이 지역 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이 지역은 135㎡ 전후 단독주택이 많으며, 시세는 15억원에 이른다. 몇년 전 성수동 단독주택의 3.3㎡당 평균 시세는 3000만원 정도였지만, 최근에는 3.3㎡당 4000만원 이상으로 뛰었다.

또 다른 중개업자는 “공시가격 상승과 종합부동산 세율이 겹쳐 세 부담이 커지면서, 1주택자들 중 불만을 표현하는 사람이 많다”고 했다.

22일 오전에는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를 매길 때 기준이 되는 표준단독주택 22만채에 대한 공시가격 상승률이 발표되면서, 중개소마다 공시가격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졌다.

국토교통부 발표에 따르면 서울 표준단독주택 공시가격의 평균 상승률은 6.82%다. 중고가 주택이 많은 서울의 동작구(10.61%)와 성동구(8.87%), 마포구(8.79%)의 공시지가 상승률이 두드러졌다.

작년 단독주택 공시가격이 용산구(35.4%), 강남구(35.0%), 마포구(31.2%), 서초구(23.0%), 성동구(21.7%) 등을 중심으로 집중적으로 오른 바 있어 올해 공시가격은 가격 상승률이 높으면서도 상대적으로 작년 강남 지역에 비해 공시가격이 많이 오르지 않았던 동작구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을 중심으로 많이 오른 것으로 해석된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 교수는 “단독주택 공시지가는 거래 사례 비교법으로 평가를 하다보니 높게 거래된 지역은 가격이 높게 평가되고, 거래가 없거나 적은 지역은 낮게 평가된다”면서 “상대적으로 강남 3구와 그 인접지역인 동작구와 마용성은 상승률이 높고 그 외 서울 지역은 낮게 산정됐다”고 설명했다.

성수2가3동 소재 A공인 대표는 “여기 단독주택은 대부분 1주택자인 50~70대가 소유하고 있다. 15억원인 공시가격이 1억원 넘게 늘어나면 보유세는 250만원 증가한다”면서 “대부분 집주인들은 수십년간 살아왔던 곳이라 팔고 다른 곳으로 갈 생각이 없다고 말한다. 나이든 사람들이 정보에도 어두워 이의신청하기도 쉽지 않다”고 전했다.

이 지역에 거주하는 50대 주민 김모 씨는 “수십년 째 같은 집에서 살고 있는데 집값이 올라 9억원이 넘는다고 고가 주택으로 몰고 보유세가 매년 크게 증가하고 있다. 집 하나 갖고 여기서만 살았는데 갑자기 세금만 계속 늘어나 살기 힘들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에는 투자자들이 대거 몰리면서 손바뀜이 일어난 곳도 많다. 서울 지하철 2호선 뚝섬역 인근 대로변은 최근 3년 간 집주인이 많이 바뀌었다는 게 인근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역세권 단독주택은 3.3㎡당 시세가 6000만~8000만원에 이른다. 100㎡ 전후 단독주택 한 채의 시세는 25억원 정도다.

성수1가2동의 B공인 대표는 “3~4년 전 성수동 상권이 뜨면서 한남동과 연남동에 투자했던 사람들이 이 지역에 몰려와 대로변 주택을 사들였다. 단독주택을 매입, 용도를 변경해 상가를 만들려는 목적이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공인 대표는 “성수동은 강남과 가까울 뿐만 아니라 지식산업센터가 대거 들어서면서 상권도 커졌다”며 “낡은 주택이나 창고를 개조한 식당과 카페가 급증하면서 상가가 들어설 만한 단독주택 가격이 급등했다”고 말했다.

현지 중개업소들은 이런 단독주택 중에는 보유세 강화의 직격탄을 맞고 향후 급매물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민상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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