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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 설] 규제개혁당, 나선 김에 1석이라도 국회 진출해 보라

테크와 벤처기업인이 중심된 ‘규제개혁으로 좋은 나라 만드는 당(규제개혁당)’이 22일 창당선언을 했다. 총선을 앞두고 신생정당들이 잇따라 창당을 하는 상황이지만 그동안 한국 벤처기업을 이끌어 온 인물들이 중심이 돼 정당을 만들어 정치판에 직접 뛰어든 것이어서 예사롭지 않다. 특히 정치와는 무관한 듯 보이는 벤처기업인들이 정당까지 만들겠다고 나선 데는 그동안 재계가 줄기차게 요구해온 규제개혁이 지지부진해 이대로 가다가는 4차산업혁명 시대에 대한민국이 뒤처질 수밖에 없다는 위기감의 표시다.

정당 명칭에서 알 수 있듯 규제개혁당의 창당 목적은 낡은 규제시스템의 개혁이다. 창당선언문을 보면 규제 일변도 정책이 기업가의 희망과 상상력을 빼앗고, 기존산업의 위기를 초래해 우리의 미래를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는 현 상황에대한 진단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규제개혁 축소와 담당공무원의 과감한 감축 등 그동안 재계에서 꾸준히 요구한 내용 상당수가 창당선언문에 담겨있다. 이 상황을 깨기 위해 규제 체계를 ‘포지티브’에서 ‘네거티브’로 바꾸라는 주장도 들어있다.

창당주역 중 한 명인 이금룡 도전과 나눔 이사장은 한국의 기업환경을 ‘과도한 규제라는 껍질 때문에 기업이라는 알맹이가 성장하지 못하는 호두’에 비유하면서 규제를 혁파하는 호두 까기가 되겠다고 밝혔다.

규제개혁당 창당을 보면서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오죽했으면 벤처기업인들이 정당을 만들어 정치판에 직접 나섰을까 하는 것이다. 벤처나 테크관련 기업인들이 개별적으로 특정정당에 입당해 정치인으로 변신하는 것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벤처인들이 중심이 돼 규제개혁을 앞세운 당을 만들고, 국회에서 목소리를 내겠다는 것은 우리 정당사에 처음있는 일이다. ‘타다 금지법’이 상징하듯 현장의 목소리가 가로막혀 있는 현재 정치권 토양에서 4차산업혁명 운운 등은 헛구호에 그치고 있다는 것을 직접 보면서 벤처기업인들이 느끼는 좌절감이 엄청난 상황이다. 규제에 막혀 있는 현 상황이 계속 된다면 혁신은 물 건너간다는 절박함도 깔려 있다. 창당선언문을 다 옮길 수 없지만, 내용을 보면 정치권이 새겨 들어갈 얘기가 대부분이다.

규제개혁당은 전국 득표율 3% 이상을 얻어 비례대표 의원을 배출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번 총선에 도입되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의 도입취지에는 다양한 목소리를 원내에서 소화하겠다는 정치권의 의지가 반영돼 있다. 규제개혁을 앞세운 정당이 1석이라도 얻는다면 정치권과 정부에 줄 자극이 적잖다는 점에서 규제개혁당의 앞날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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