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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콩 회계사협회 선거서도 민주진영 전승…전문가 집단으로 번진 '친중 vs 반중' 대결
범민주 후보 6명, 모두 친정부·무소속 후보 이기고 승리
블룸버그 "홍콩 시위 영향 전문직군까지 확대"
중국 '위성 협회' 이용해 지지후보 당선 원격 지원 시도
홍콩 범죄인 송환법 반대 시위가 만 6개월을 맞은 지난 8일(현지시간) 홍콩 도심에서 '세계 인권의 날'을 기념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리고 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지난달 말 홍콩 구의원 선거에서 범민주 진영이 압승한 지 약 2주 여만에 민주 진영 후보들이 또 한번의 선거에서 싹쓸이 승리를 거뒀다.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홍콩 공인회계사협회 내 7개의 의석을 놓고 실시된 선거에서 범민주 진영 후보 6명이 친정부 및 무소속 경쟁자를 상대로 모두 승리를 거뒀다. 또 다른 한 석은 KPMG 출신 후보가 차지했다.

앞서 협회는 지난 9일까지 4만 4000여명의 회계기관 회원들을 상대로 투표를 진행했다. 이번에 당선된 새 위원들은 내년 1월 1일부터 총 21명으로 구성된 위원회의 일원으로 활동할 예정이다. 협회 회장은 연례총회를 거쳐 오는 12일 선출된다.

이처럼 정치 이슈와 다소 거리가 멀어보이는 회계사협회에서 벌어진 친중 대(對) 반중, 혹은 민주 대 친정부 진영 간의 대결은 올해 6월부터 반년 간 이어지고 있는 홍콩 시위의 영향이 전문직군까지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민주진영 후보로 나선 로자린드 리는 "이번 결과는 구의원 선거 이후 업계가 스스로 어떻게 말하고 있는 지를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결과 발표에 앞서 "건축가와 엔지니어, 의사와 변호사 등 회계사 외에 다른 전문직 집단에서도 이 같은 대결 양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중국 정부도 이번 선거 결과를 예의주시했다. 일각에서는 대형 회계법인들을 통해 친정부 인사들의 당선을 지원하려고 한 정황도 포착되고 있다.

지난 6일 블룸버그는 이른바 4대 대형 회계법인인 딜로이트, PwC, 언스트엔영, KMPG가 친정부 후보들의 이름이 나열된 동일한 리스트를 직원들에게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4개 회사 모두 중국 내 사업규모가 크다.

벤슨 웡 전 홍콩 침회대학 교수는 "중국은 이른바 '위성협회'라 불리는 홍콩 내 다양한 그룹을 활용해서 자신들이 지지하는 후보들을 원격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민주진영의 전문가들은 선거에 대한 중국의 간섭이 지나치다고 비난하고 있다. 회계사이자 홍콩 입법위원인 케네스 륭은 "그것은 직업적 전문성과 더불어 '한 국가, 두 체제'를 유지하는 데에도 좋지 않다"고 비판했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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