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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J 콕 집어 당근 준 조성욱 공정위원장…최근 유통업체 '마켓컬리' 이어
CJ, 150억 규모 상생펀드 조성…학자금 지원도
조성욱 "업계에 좋은 모범사례가 될 것…상생협력해야 지속가능한 성장 가능"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조성욱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이 잇달아 상생을 중시하는 기업들을 지목하고 힘을 실어주고 있어 주목된다. 독려에 그치지 않고 극찬까지 하는 모습이다. 조 위원장의 이같은 행보는 시장의 자발적인 '갑질' 개선 노력을 유도하는 조치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이 5일 서울 중구 CJ인재원에서 열린 'CJ제일제당-대리점 간 공정거래협약 체결식'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제공]

5일 오전 조 위원장은 서울 중구 CJ인재원을 찾아 "CJ제일제당의 공정거래협약은 대리점들이 균형있는 거래조건을 설정하고 어려움을 해소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며 "계약갱신 요청권을 10년으로 규정하고, 대리점 사업자단체 구성을 지원하는 방안 등은 업계에 좋은 모범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CJ제일제당은 5일 325개 대리점과 함께 공정거래협약을 체결했다. 대리점 분야에서 최초로 체결된 협약이었다. 체결식에는 조 위원장 외에 강신호 CJ제일제당 대표이사, 대리점주 대표 등 90여명이 참석했다.

CJ제일제당은 즉석밥, 올리브유, 고추장, 어묵 등을 생산하는 식품업체다. 대리점들은 물품을 받아 동네 마트 등에 납품하고 있다.

앞으로 CJ제일제당은 대리점과 모범적인 거래 관행을 정착시키겠다고 약속했다. 먼저 안정적인 거래기간을 보장하기 위해 그간 4년에 불과했던 계약갱신 요청권을 10년으로 늘렸다. 또 대리점 단체를 구성하도록 지원하고, 정기적인 회의를 열기로 했다. 공급업자와 대리점이 대등한 관계에서 애로사항을 논의할 수 있게 된다.

150억원 규모의 상생펀드를 조성해 대리점에 저리로 자금 대출도 하기로 약속했다. 대리점주 자녀에게 연간 200만원의 대학 학자금도 지원키로 했다.

이와 관련해 조 위원장은 "사회적 책무와 경제적 이익의 조화로운 균형을 도모하고 기업 생태계를 따뜻하게 가꾸는 것은 오늘날 기업이 추구해야 할 가치"라며 "공급업자와 대리점은 서로 협력할 때 함께 성장할 수 있으며, 그 성장은 지속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정위는 이러한 협약 내용이 잘 지켜지고 있는지 매년 평가한다. 계약의 공정성, 상생협력 지원 등을 잘 지킨다면 공정위의 직권조사에서도 2년간 면제를 받을 수 있다. 또 이 평가는 동반성장위원회의 동반성장지수에도 반영이 돼 공공입찰 가점, 출입국 우대카드 발급 등 혜택이 주어진다.

식음료 업계는 남양유업의 사례처럼 대리점들에 상습적으로 물량 밀어내기 갑질이 빈번한 분야다. 공정위는 이번 CJ제일제당을 시작으로 다른 기업뿐만 아니라 의류, 통신 업계에도 대리점 간 공정거래협약이 퍼져나가길 기대했다.

조 위원장은 잇달아 채찍 대신 당근을 주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28일에는 서울 송파구 '마켓컬리' 물류센터를 찾아 "마켓컬리는 납품 업체와 공동으로 상품을 개발하고 홍보를 지원해 마켓컬리의 성장이 곧 납품 업체 브랜드 가치 상승으로 연결되도록 했다"며 "마켓컬리는 공정위에서 생각하는 유통업체의 모범이다. 좋은 선례를 남길 수 있도록 마켓컬리가 잘 돼야 한다"고 말했다.

kwat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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