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문호진의 부동산 터치!] 김현미 장관도 권장하는 부동산투자? 리츠!
3기 신도시서 풀린 현금보상
집값상승 불쏘시개 작용 우려
정부 ‘대토보상 리츠’ 적극 지원
최근 공모리츠 잇단 흥행몰이
연 5~7%배당·주가상승은 덤
초저금리시대 투자대안 떠올라
성남 판교신도시 오피스빌딩 크래프톤타워. 게임회사 크래프톤, 신한은행, 무인양품 등 우량 임차인을 통해 얻은 임대소득을 투자자에게 배당하고 있다. [신한알파리츠 제공]

경기도 성남 판교신도시 현대백화점 맞은 편의 대형 오피스 빌딩 크래프톤타워. ‘배틀 그라운드’로 유명한 게임회사 크래프톤, 신한은행, 무인양품 등이 세들어 있다. 판교역이 맞닿아있는 초역세권 입지여서 임차인을 구하는 데 어려움이 없다. 눈길을 끄는 건 이 빌딩의 지분 40%를 1000만원 이하 소액 투자자들이 갖고있다는 점. 이 건물의 원래 주인은 공공기관인 LH(한국토지주택공사)였다. PF(프로젝트 파이낸싱)로 판교 부동산개발(‘알파돔시티’)에 나섰던 사업자가 LH에 땅값을 제때 내지 못하자 이 건물을 대신 넘겨줬다. LH는 정부의 부동산 간접투자 활성화 방침에 따라 리츠(REITs·부동산투자신탁) 사업자를 찾았고 신한리츠운용이 낙점됐다. 크래프톤타워는 신한리츠운용이 설계한 신한알파리츠의 첫 상품이다. 신한알파리츠의 지난해 8월 공모주 청약 경쟁률은 4.32 대 1. 1140억원 모집에 4928억 원이 몰렸다. 신한알파리츠 현재 주가는 상장 당시 공모가(5000원)와 견줘 70%이상 올랐다.

리츠는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업무용빌딩·백화점·호텔 등 부동산에 투자하고, 여기에서 나오는 임대수익이나 시세차익을 투자자에게 배당하는 부동산 간접투자 상품이다. 공모 리츠는 특히 누구나 커피 한잔 가격(5000원대)으로 수천억원에 이르는 업무용 빌딩에 투자할 수 있다. 증시에 상장돼 언제든 사고 팔 수 있고 주가 상승에 따른 수익도 기대할 수 있다.

서울 집값 상승세에 올라타고 싶으나 목돈이 없고, 1%대 저금리에 여윳돈을 은행에 예치하기도 꺼려진다면 리츠를 대안으로 삼을 만하다. 은행예금보다 수익성이 높고 주식보다는 안전하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리츠의 연평균 배당수익률(임대주택 제외)은 지난해 8.5%에 이른다. 국토부가 관련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12년 이후 연 5% 밑으로 떨어진 적이 없다. 신한알파리츠의 예상 배당수익률은 5년간 연평균 6%, 10년간 연평균 7%다. 주가상승은 덤이다.

최근 공모 리츠가 잇따라 흥행에 성공하면서 시장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말 상장한 롯데리츠는 백화점·마트·아웃렛 등 10여개 점포에서 발생하는 임대수익 등을 배당하는 상품인데, 경쟁률이 63.3대 1이나 됐다. 4084억원 공모에 청약증거금만 4조7600억원이 몰렸다. 주가는 공모가 대비 현재 30%가량 올랐다. 지난해 NC백화점, 뉴코아, 2001아울렛 등을 주요자산으로 상장한 이리츠코크렙은 공모가 대비 49% 뛰었다. 연말에는 NH프라임리츠가 공모에 나선다. 서울스퀘어와 삼성물산 서초사옥, 강남N타워, 잠실SDS타워 등을 주요자산으로 688억원을 공모한다. 이밖에 이지스자산운용은 서울 태평로빌딩과 신세계제주호텔을, 코람코자산신탁은 SK네트웍스의 직영 주유소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공모 리츠를 각각 계획하고 있다.

리츠가 더욱 주목받는 것은 김현미 장관의 국토부가 3기 신도시 토지 보상과 관련해 대토보상 리츠를 적극 지원할 방침이기 때문. 정부는 내년부터 2024년까지 풀리는 3기 신도시의 토지 보상금(32조3566억원)이 부동산 시장 과열을 부추기는 불쏘시개가 될 것을 우려해 땅 소유주에 현금 대신 해당 지구의 다른 땅을 주는 대토보상을 권장키로 했다. 땅 소유주가 대토보상으로 받은 땅을 공신력있는 LH가 운영하는 리츠에 현물 출자하면 개발이익을 배당받을 수 있는 구조다.

정부가 팔을 걷어붙이면서 리츠의 투자환경도 더 나아지고 있다. 공모 리츠 배당 소득에 대해서는 다른 소득과 합산하지 않고 분리과세 할 계획이다.현재 이자나 배당 등으로 버는 금융 소득이 연 2000만원을 넘으면, 다른 소득과 합산해 종합소득세율(6~42%)로 누진과세된다. 게다가 분리 과세하는 세율도 낮춰 주기로 했다. 이자·배당 등에서 나오는 금융소득에는 원래 14% 세율이 적용된다. 그런데 공모 리츠 배당소득에는 9% 세율만 매긴다. 국토부는 양질의 상업용 부동산이 공모 리츠 등에 우선 공급될 수 있도록 해 1000조원을 넘어선 시중 유동성의 물꼬를 부동산 간접투자쪽으로 튼다는 계획이다.

다만 리츠는 기본적으로 부동산 투자 상품이므로 경기 침체로 임대 시장이 위축되면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 정식 인가를 받지 않은 ‘짝퉁’ 리츠도 주의해야 한다. 코리아게이트파트너스리츠 등 7개 리츠가 최근 적법하게 영업인가를 받지 않은 회사로 밝혀졌다.

문호진 선임기자/mhj@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