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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이프 칼럼-정창호 IT·문화 칼럼니스트] 홍콩, 마카오 그들의 중국

홍콩 시위가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시위 발생 초기만해도 이렇게 오랫동안 많은 홍콩인들에 의해 지속될 것이라고는 아무도 생각 못했을 것이다. 여러 사건들이 시위기간중에 일어 났지만 결국 범죄인송환법이 지난 9월4일 캐리 람 행정장관에 의해 완전 철회를 발표함으로 홍콩시위의 가장 큰 명분이 사라졌다. 하지만 홍콩 시위는 계속되고 있다.

1842년 아편을 불법으로 수출하던 영국에 맞선 제 1차 아편전쟁이 막이 내리고 체결된 난징조약의 결과로 할양된 홍콩은 1898년 청나라의 국력이 쇠퇴한 틈을 타 신계지역을 포함한 홍콩을 99년동안 조차하게 됨으로 155년에 이르는 영국식민지 홍콩의 역사는 중국의 그것과는 다른 길을 걷게 된다.

1997년 7월 1일 0시를 기준으로 홍콩에 대한 주권을 회복한 중국은 이른바 ‘일국양제’의 기본아래 기존의 자본주의 경제와 생활양식을 50년동안 보장하는 새로운 홍콩시대를 열게된다.

이제 홍콩반환 22년을 겨우넘긴 시기에 범죄인송환법이 발표됨으로 그동안 중국정부에 쌓였던 분노가 폭발한 것은 단지 그 법으로 인해 홍콩인권이 더욱 탄압될 것을 걱정하는 것만이 아닌 앞으로 30년 후의 홍콩에 대한 불안감과 우울감이 홍콩인들을 더욱 분노하게 했을것이다. 이번 시위의 주축세력이 10대와 20대로 구성된 것을 보면 더욱 그렇다. 1997년 홍콩 반환 당시 그들의 부모세대들이 느낀 불안감보다 더 크게 다가오는 듯하다.

홍콩에서 불과 한 시간이면 도착하는 중국의 또 다른 일국양제 지역인 마카오는 이번 홍콩사태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1999년 포르투갈로부터 돌려받은 이 지역의 주민은 중국정부가 약속한 50년동안의 완전 자치를 계속 신뢰하고 있는 것일까? 국제금융과 무역을 기반으로 고도성장한 홍콩과 달리 카지노사업이 경제의 기반인 마카오는 이번 홍콩시위에 동조할까 관망할까 아니면 분노가 서서히 끓어 오르고 있을까?

금번 출장 차 마카오에 방문할 기회가 생겼다. 성 바오로 성당이 자리잡고 있는 구 시가지에서 마카오 인들과 오랫동안 마카오에서 살고 있는 포르투갈인들도 만날 수 있었다. 그들에게서는 홍콩인들의 불안감이나 우울감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또한 홍콩시위에 대한 중국정부의 무자비한 개입에 대한 분노도 볼 수 없었다. 그러나 막연한 중국정부, 중국인에 대한 반감은 상당한 듯 하다.

2001년부터 개방된 해외투자 덕분에 방치된 매립지역인 타이파에 들어선 엄청난 규모의 카지노 리조트들로 인해 마카오 경제가 다시 살아났고, 관광사업과 카지노사업을 기반으로 한 마카오경제가 쉽게 개입될 수 없음을 잘 알고 있는 마카오인들은 대부분 자치기간이 자연스레 연장 될 것이라 확신하는 듯하다. 마카오의 도박과 매춘산업은 중국중앙정부가 지목한 사회악에 해당하기에 중앙정부로서는 마카오를 일국체제로 편입시킬 시기가 도래했을 때 카지노를 그대로 유지하기도, 그렇다고 버릴 수도 없다. 이미 현 중국정부가 마카오를 통해 벌어들이는 수익은 어마어마하다.

중국의 영향으로부터 독립하려는 홍콩, 중국의 그늘 아래서 최대한 자치권을 보장받기를 원하는 마카오.

이 두지역에 대한 정답은 중국 중앙정부가 가지고 있겠지만 앞으로 30년 후의 모습이 그들이 원하는 하나의 중국이 되려면 많은 진통과 시련이 따를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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