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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준금리 사상최저] 선진국內 ‘최악’ 디플레…0%대 금리시대 오나
올 경제성장율 전망 추락
물가 전망은 주요국 최저
한은 ‘하한선’ 1.0% 설정
민간 “더 내려야 할 수도”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한국은행이 16일 기준금리를 다시 역대 최저 수준인 연 1.25%로 인하했다. 시장에선 한은이 내년 초 한 차례 더 추가 인하를 단행, 사상 처음으로 기준금리가 1.00%로 떨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경기침체와 물가하락이 동반되는 디플레이션 우려가 선진국 중 한국에서 가장 크게 제기되고 있다. 1% 선이 무너지고 0%대 기준금리 시대가 도래할 수 있다는 관측이 힘을 더욱 얻는 모습이다.

지난 7월 기준금리를 1.75%에서 1.50% 내렸던 한은은 이날 석달 만에 다시 추가 인하에 나섰다. 한은이 이처럼 짧은 시차를 두고 긴박히 추가 인하를 단행한 이유는 우리경제 성장이 기존의 예상 경로를 하회하고 있기 때문이다. 역대 가장 완화적인 통화정책으로 경기 부양을 지원하는 차원이다. 그만큼 우리 경제의 회복세가 더디다는 뜻으로도 해석이 가능하다.

공동란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날 “이번 금리인하의 주된 배경은 성장세 둔화”라며 “국내외 경제 여건을 둘러싼 불확실성 요인이 상종하는 가운데 저(低)물가에 따른 완화적 통화정책 행보에 대한 부담 역시 줄어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15일(현지시간)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6%에서 2.0%로 대폭 하향조정했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2.8%에서 2.2%로 내렸다. 중국의 경기둔화와 미·중 무역갈등의 파급효과에 따른 하방리스크 확대를 반영한 것이다.

IMF 뿐 아니라 국내외 여러 기관들은 앞다퉈 우리나라의 성장률 전망치를 내리고 있는 상황이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41개 경제전망기관의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 평균은 지난달 2.0%에서 이번달 1.9%로 떨어졌다.

이 총재도 지난 8일 한은 국정감사 자리에서 한은 지난 7월 내놓은 올 성장률 전망치인 2.2% 달성 가능성에 대해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한 바 있다.

더 심각한 것은 디플레이션 공포다. 8~9월 소비자물가가는 두달 연속 마이너스 증가율을 기록했다. IMF의 물가 전망을 봐도 우리나라는 선진국은 물론 개도국을 통틀어 최저다. 디플레이션 우려가 가장 높다는 뜻이다. IMF는 국가별 소비자물가전망에서 우리나라의 올해와 내년 전망치를 주요국 중 최저 수준으로 각각 0.5%, 0.9%라고 발표했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중 8월 소비자물가지수를 발표한 20개국 중에서도 전년동월대비 물가가 마이너스 증가율을 나타낸 나라는 경제위기를 맞고 있는 그리스와 우리나라 두 곳 뿐이다.

한은으로서는 기준금리 인하로 대외적으론 수출경쟁력을 높이고, 대내적으론 가계 이자비용 절감에 따른 가처분소득 증가를 꾀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은 외부에선 대체로 기준금리 실효하한을 1.00%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 2016년 역대 최저로 내려갔던 1.25%에서 그때보다 낮아진 잠재성장률을 반영한 것이다. 한은은 최근 2019~2020년 잠재성장률 추정치를 기존보다 0.1%포인트 하향한 2.5~2.6%로 수정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한은은 실효 기준금리 하한을 낮아진 잠재성장률을 감안해 역대 최저치(1.25%)보다 낮은 수준(1.00%)까지 각오하고 있는 것을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물가 상황이 현행대로 악화일로를 거듭할 경우 기준금리가 0%대로 떨어질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성장과 물가에 대한 우려로 자연이자율(저축과 투자의 균형을 잡아주는 금리)이 떨어지면서 실효하한선이 0.50~0.75%까지 내려왔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외국인 투자자금이 빠져나갈 위험이 있고, 유동성 함정에 빠질 위험이 있다는 점, 주택가격 상승으로 금융 불안정이 증대될 수 있다는 점 등에 따라 기준금리가 1% 밑으로 떨어지는 것에 대한 우려 시각도 적지 않은게 사실이다.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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