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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저임금 차등 적용·탄력근로 확대 가장 시급”
경기북부환편조합 김병균 이사장 “섬유업체들 공동물류·공동구매 통한 원가절감으로도 감당 안돼”
김병균 경기북부환편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이 포천시 소홀읍 ㈜에스케이니트 전시실에서 환편 원단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포천=조문술 기자

중소 섬유업체들이 공동물류와 원부자재 공동구매 등으로 원가절감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이를 통해 불황을 견디고 지역경제를 지키는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경기도 포천시 군내면 소재 경기북부환편조합(이사장 김병균 에스케이니트 대표)의 경우 회원사는 237개 사. 최근 2년 새 불황에 따른 휴·폐업으로 회원사가 줄긴 했지만 포천, 양주 지역 환편(丸編·니트원단) 기업들의 경쟁력 강화에 도움을 주고 있다.

환편업체들은 동대문 시장을 수요처로 성수동 일대에 밀집해 있다 1990년대 중반 이후 경기북부로 대거 이전했다. 경기 포천, 양주, 동두천 일대에 집중 포진해 있다.

김병균 경기북부환편조합 이사장(중소기업중앙회 이사)은 17일 “원부자재 공동구매, 단체화재보험 운영, 공동물류 사업으로 조합원사들이 원가를 절감하고 고용을 유지해 왔다. 2014~2019년 8월까지 물류비 294억원, 생산원가 344억원을 절감할 수 있었다”며 “지난해부터는 가업승계를 위해 차세대 섬유경영인을 육성하고, 지역 대학과 협의로 섬유콘텐츠학과도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환편은 섬유업종 중 부가가치가 비교적 높다. 다품종 소량생산이란 특징과 기술력이 요구돼 원사, 직물과 달리 중국이 아직 지배하지 못하는 분야이기도 하다.

이런 경쟁력을 바탕으로 환편조합은 유럽, 일본, 북미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올 들어선 신남방 개척 일환으로 베트남과 태국 시장도 두드리는 중이다.

하지만 최근 2년 새 급등한 최저임금 앞엔 환편업체들도 속수무책이다. 채산성이 높지 않은 상태에서 최저임금 인상률이 기업 이익률을 추월해버린 탓이다. 최저임금은 최근 2년간 29.1% 오른데 이어 내년에도 2.9% 인상된다. 2017년 6470원에 비해 3년 간 총 32.8%(2120원) 오르는 것이다.

제조업의 인건비 비중은 10%미만 수준이지만, 기업규모가 작을수록 높아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는 셈이다.

내년도 최저시급 8590원을 적용해 월 근무 209시간 곱하면 월급여는 180만원 가까이 된다. 주휴수당은 물론 상여금과 복리후생비는 포함되지 않은 액수다. 주휴수당만 더해줘도 내년 실질시급은 1만308원에 달한다.

김 이사장은 “최저시급은 단지 급여기준일 뿐이다. 기업들 입장에선 최저임금 지급으로 끝나는 게 아니다. 주휴수당과 복리후생비, 상여를 포함하면 그보다 인건비가 30∼40% 더 든다는 점이 전혀 고려되지 않는 게 문제”라고 강조했다.

환편업체들의 고용규모가 50∼150명선으로 적지만, 내년부터 전면 적용되는 주 52시간제도 적지 않은 부담이다. 현재 수준의 생산량과 납기를 유지하려면 현행 2교대제를 3교대로 전환해야 하는데, 이 역시 인상된 최저임금이 걸린다. 원가 중 인건비 비중이 너무 높아져버리는 탓이다.

여기에 아웃도어 의류의 급격한 퇴조세와 개성공단 폐쇄도 국내 섬유산업 위축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실제 김 이사장이 운영하는 에스케이니트도 사세가 갈수록 위축되고 있다. 그나마 은행 차입금이 전혀 없어 버티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에스케이니트 매출액은 2016년 260억원에 달했지만 2017년 230억원, 최저임금이 급등한 지난해엔 80억원까지 감소했다가 올해 100억원대를 회복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 이사장은 “기업 규모와 업종별로 최저임금을 차등화하지 않으면 휴·폐업과 고용감소는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섬유업종은 3개월여 피크타임이 있다. 따라서 탄력근로 시간도 최소 6개월∼1년으로 늘려줘야 한다”고 밝혔다.

포천=조문술 기자/freihei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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