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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장실에 자주 가고… 서있는 시간이 길다면…
‘전립선암’ 초기 증상 거의 없어 단순 노화 오해…소변줄기 가늘고 끊김 잦으면 의심을

# 경기도에 사는 박모(62)씨는 최근 소변을 볼 때마다 찝찝한 기분을 느끼고 있다. 소변줄기가 전보다 약해졌고 소변을 본 후에도 잔뇨감 때문에 시원하지가 않다. 얼마 전에는 남은 소변이 흘러나와 속옷이 젖은 경우도 있다. 자다가 소변이 마려워 잠을 깨는 등 소변 주기도 짧아졌다. 주변 친구에게 이런 고민을 털어 놨더니 친구는 자신도 그런 경험 때문에 검사를 받았더니 전립선암 초기가 나왔다며 전립선 검사를 한 번 받아보는 것이 좋겠다고 권했다.

남성암 중 4위…10년간 환자 2배 증가

9월 셋째 주는 대한비뇨기종양학회가 정한 ‘전립선암 인식’ 주간이다. 전립선은 ‘전립샘’이라고도 하는데 남자의 방광 바로 아래쪽, 직장의 앞쪽에 위치한다. 방광에서 소변을 배출시키는 통로인 요도 중 상부요도를 둘러싸고 있다. 전립선은 정낭, 고환과 함께 남성 생식을 가능하게 하는 부속기관으로 정액의 일부를 생성한다.

전립선암은 전립선에 생기는 악성종양으로 서구에서는 가장 흔한 남성암이다. 국내에서도 2016년 기준 남녀 전체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 암 7위, 남성암으로는 4위에 자리했다. 특히 대부분의 암 발생률이 감소 추세인 반면 전립선암은 급격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국가암등록 통계자료에 따르면 2006년 전립선암 발생자수는 4527건에서 2016년 1만1800건으로 최근 10년 동안 2배 이상 증가했다. 60대에 가장 많은 유병률을 보이고 70대의 고령에서도 많이 나타난다.

이형래 강동경희대학교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전립선암은 남성에게 발생하는 암 중에서 4위를 기록할 정도로 빈도가 높아졌다”며 “초기 증상이 없고 주로 중장년층 이상에서 발생하며 증상이 나타난다고 해도 단순 노화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종양 커지면 방광 자극…취침중 자주 일어나

전립선암은 증식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초기 증상이 거의 없는 편이다. 하지만 종양이 점차 증식하면서 요도를 압박하게 되면 소변이 쉽게 나오지 않고 소변줄기가 가늘어지거나 배뇨 중간에 소변줄기가 끊어지게 된다. 또한 방광 자극 증상 때문에 소변을 자주보거나 참기 힘들게 되고 특히 취침 중에도 소변을 보러 일어나게 된다.

김종욱 고려대 구로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암이 정액을 배출하는 사정관에 침범하게 되면 사정 시 혈액이 보이며 통증을 느끼곤 한다”며 “골반 림프절이나 골반뼈, 척추뼈 등으로 전이됐을 경우에는 골반통, 요통 등이 생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전립선암은 한 가지 원인에 의해 발생하기 보다는 여러 가지 위험인자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다. 그 중 연령 증가가 가장 중요한 위험인자다. 45세 이전에는 전립선암 발생이 매우 드물고 대부분 60대 이후에 발생한다. 가족력이 있는 경우 전립선암 환자가 없는 가계에 비해 발생 가능성이 8배 정도 높다. 또한 동물성 지방이나 육류의 과다섭취는 전립선암의 발생 위험도를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생활 습관에 따른 영향도 있다. 예를 들어 택시기사나 버스기사 같이 오래 앉아 일하는 직업의 남성은 지속적으로 골반근육의 압박을 받고 불규칙적인 배뇨습관으로 인해 요의가 있더라도 참는 경우가 많다. 이는 골반주위 근육의 강직을 일으켜 전립선질환과 배뇨장애를 초래할 수 있다. 특히 소변이 마려워도 자주 참는 습관은 전립선요도와 방광에 문제를 일으켜 급하게 화장실을 가야되는 요절박, 소변을 자주보는 빈뇨, 배뇨시작이 힘든 요주저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형래 교수는 “3-4시간에 한번은 규칙적으로 소변을 보고 가벼운 하체 스트레칭을 시행하는 것이 좋다”며 “특히 차가운 음료나 음식, 에어컨 노출을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육류 줄이고 과일·채소 섭취 좋아

때문에 50대 이상의 남성에서는 매년 전립선특이항원검사(PSA) 및 직장수지검사를 통해 전립선 상태에 대해 확인을 하는 것이 좋다. 가족력 등이 있어 전립선암의 위험성이 높은 경우에는 40대부터 꾸준한 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전립선암 예방을 위해서는 식습관을 조절하는 것이 필요하다. 과일과 채소를 충분히 섭취하고 육류 섭취를 줄이며,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음주는 전립선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음주가 배뇨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착각을 한다. 시원한 맥주를 많이 마시게 되면 화장실을 자주 찾게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음주는 급성 요폐 등 배뇨장애를 일으키는 중요한 원인 중 하나다. 급성요폐는 방광에 소변이 꽉 찼는데도 불구하고 갑자기 오줌길이 막혀 소변이 잘 나오지 않거나 소변이 아예 나오지 않게 된다. 평소 전립선 비대증을 앓는 환자가 과음 뒤 잠이 들거나, 추운 날씨에 장시간 노출되거나, 심한 스트레스를 받을 시에 급성요폐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

이형래 교수는 “과일과 채소를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은데 토마토의 라이코펜, 마늘의 알리신, 카레의 커큐민, 녹차의 카테킨 성분이 예방적 효과가 있다는 보고가 있다”며 “또한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한데 전립선암도 다른 질환과 마찬가지로 꾸준한 관심을 갖는다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질환”이라고 말했다.

손인규 기자/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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