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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필승코리아펀드 직접 가입해보니, “2등급 위험상품, 알고 사셔야 합니다”
文 대통령 가입으로 유명세
지점마다 입간판·포스터 홍보
“안정투자형은 가입 안 돼”
9일 찾아간 서울 여의도의 한 NH농협은행 지점 내부에는 ‘필승 코리아 펀드’를 홍보하는 배너형 입간판이 거치돼 있었다. 김유진 기자/kacew@heraldcorp.com

[헤럴드경제=김현일·김유진 기자] “아무래도 요즘 가장 많이 입에 오르내리는 펀드죠. 적금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지만 손실 가능성은 감수하셔야 해요”

지난 달 30일과 이달 9일 본지 기자들은 ‘필승코리아 펀드’ 가입을 위해 직접 서울 영등포의 한 NH농협은행 지점을 찾았다. NH-아문디자산운용이 지난 달 14일 선보인 필승코리아 펀드는 일본의 수출규제 등에 맞서 국산 소재·부품·장비 기업에 투자해 ‘애국펀드’라는 별칭이 붙었다. 문재인 대통령의 생애 첫 펀드로도 주목받으면서 단기간에 유명세를 탔다.

판매사인 NH농협은행도 홍보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기자가 찾은 지점 내부에는 이순신 장군 동상이 그려진 대형 입간판이 세워져 있었다. 창구 직원들 앞에도 A4용지 크기의 포스터가 수북이 쌓여 있어 방문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직원은 요즘 한일 경제갈등 이슈와 함께 유명 인사들의 가입이 이어지면서 인기가 높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실제로 직접 창구를 찾아 가입하는 고객들은 드물었다. 직원은 “아무래도 온라인에서 가입하는 상품의 환매 수수료가 훨씬 더 싸기 때문에 온라인 가입을 더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A클래스 기준 오프라인의 경우 총보수가 0.877%이지만 온라인은 0.707%다.

펀드 가입경험이 없는 기자에게 직원은 대략적인 상품설명과 함께 펀드 가입을 위한 몇 가지 조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필승코리아 펀드는 투자위험 등급이 ‘매우 높음(1등급)’ 다음에 해당하는 ‘높음(2등급)’에 해당하기 때문에 직원의 투자권유와 투자자 성향조사에 반드시 동의해야 다음 가입절차를 진행할 수 있었다.

NH농협은행 창구에 비치된 필승코리아 펀드 홍보물. 김유진 기자/kacew@heraldcorp.com

투자자 성향조사 문항은 10개 미만으로 이뤄져 있었다. 향후 예상 소득수준을 비롯해 투자경험, 금융상품 지식수준, 손실감내 수준, 투자기간, 파생상품 투자경험을 묻는 항목에 응답해야 했다.

조사결과 투자성향에 따라 펀드 가입여부가 엇갈렸다. ‘적극투자형’으로 나온 기자는 펀드에 24개월 약정에 1만원 투자로 손쉽게 가입할 수 있었다. ‘적극투자형’은 위험등급이 ‘다소 높음(3등급)’ 이하인 상품이 적합한 것으로 제시되지만 기자는 소액투자 의사를 분명히 했고, 2등급인 필승코리아 펀드와도 차이가 크지 않아 가입할 수 있었다.

반면 반드시 원금보장을 원한다고 답한 기자는 투자성향이 ‘안정형’으로 나타났다. 직원은 “안정형의 경우 이 상품에 대해 더 이상 안내를 해드릴 수 없다”며 가입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최근 해외 금리연계형 파생결합증권·펀드(DLS·DLF) 관련 대규모 손실 사태로 불완전 판매 논란이 부각되면서 직원도 이에 민감해하는 모습도 엿보였다. 직원은 “손실 가능성이 있는 상품이기 때문에 단기 자금의 경우 위험성이 있다고 꼭 안내하고 있다”고 재차 밝혔다.

joz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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