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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겁쟁이 클럽’으로 전락한 美 법무부
치킨쉬트 클럽제시 에이싱어 지음 서정아 옮김 캐피털북스

‘유전무죄 무전유죄’는 미국에서도 통하는 모양이다. 2008년 금융위기로 수많은 이들이 사지로 몰렸지만 이를 초래한 관련자들의 불법관행과 관련, 그 누구도 감옥에 간 사람이 없다는 사실은 종종 비난을 받는다. 처벌은 커녕 기소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퓰리처상을 수상한 미국 출신의 금융전문 저널리스트 제시 에이싱어는 점점 무기력해지는 미국 법무부의 실상을 ‘치킨쉬트 클럽’을 통해 낱낱이 보여준다.

치킨쉬트 클럽은 기소조차 않는 검사들을 겁쟁이라 부르며 쓴 말이다.

책은 2000년 초반 발생한 엔론사건으로 시작하는데, 당시 정의에 불탄 연방검사들과 연방 증권거래위원회(SEC) 변호사들이 쟁쟁한 미국 최고의 로펌 변호사들을 상대로 맞서 사건의 주범들을 상당수 감옥행 시킨 활약상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런 열정적인 모습은 이젠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고 저자는 한탄한다.

저자는 지난 15년 동안 법무부 내부에서 일어난 일을 생생하게 서술해나가면서 기소 실패, 기업 로비, 재판 패소로 연방검사들의 기소 의지와 역량을 상실해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한 예로 골드만삭스가 저지른 증권범죄 중 하나인 악명 높은 애버커스 사건이 있다. 당시 SEC 조사 책임자는 적극적으로 소송을 요구하는 내부 변호사들을 설득, 고위 중역에 대한 처벌은 불가하다는 논리를 펴는데, 결국 이 증권범죄에 대한 책임은 묻지 못했다. 저자는 이런 행태를 연방 검찰청이나 SEC에서 일하면서 로펌이나 기업행 티켓을 보장받기 위한 것으로 본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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