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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소득보다 빠르게 늘어나는 가계대출은 위험신호다

통계청이 22일 발표한 ‘2019년 2분기 가계동향조사(소득부문) 결과’와 같은날 한국은행의 ‘2019년 2분기 중 가계신용(잠정)’ 자료는 같이 놓고 분석해야 의미가 있다. 정부입장에선 가계동향조사결과로는 소득 증가율이 높아지거나 좋아졌다는 점을, 가계신용잔액으로는 가계대출 증가율이 낮아졌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을테지만 두 가지를 종합해보면 전혀 다른 결론이 나온다. 곳곳에 불안요인이고 위험신호다.

6월 말 가계신용 잔액은 1556조 1000억원이다. 역대 최고다. 대출이 줄어들리는 없으니 그건 중요치 않다. 전년 같은 기간 대비 증가율은 4.3%다. 2004년 3분기(4.1%) 이후 14년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가계 대출을 옥죈 게 어제 오늘일이 아닌데다 큰 차이도 없으니 별 의미를 두기도 어렵다.

문제는 추세적 변화와 실질적 내용이다. 2분기 가계대출 증가액은 16조 2000억원(1.1%)이다. 1분기의 3조 2000억원(0.2%)보다 확대됐다. 감소에서 확대로 돌아선 것이다. 변곡점에 섰다는 것이니 의미가 다르다.

게다가 소득보다 가계부채가 빠르게 늘고 있다. 2분기 가계의 실질소득증가율은 3.2%에 불과하다. 명목소득 증가율(3.8%)로 따져도 마찬가지다. 가계빚 증가율(4.3%)이 훨씬 높다. 소득과 가계빚이란 변수를 섞어서 분석하면 위험신로호 보는게 합리적이다.

현실로 나타나는 것도 있다. 연체율이다. 당국과 한은은 낮은 연체율을 곧 낮은 신용위험으로 봤다. 그런데지난 5월 일반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연체율은 0.4%로 전월 0.3%에 비해 0.1% 포인트 상승했다. 근 2년 반만에 연체율이 오른 것이다. 가계대출 증가세 자체가 둔화된 데다 은행들이 중금리 대출을 대폭 줄이면서까지 연체율 관리에 목을 매는데도 상승세로 돌아선 건 심상치 않다. 저축은행, 상호금융, 카드·보험회사와 같은 2금융권의 연체율 상승추세는 은행보다 더하다.

지금 소득 양극화는 역대 최악이다. 가난한 하위 20%(1분위) 가구와 잘사는 상위 20%(5분위) 가구의 소득 격차를 나타내는 5분위 배율이 2분기엔 5.30이다. 통계 작성(2003년) 이래 가장 크다. 게다가 2분기 가계의 세금, 보험, 대출 이자 등 비소비지출이 8.3%나 증가해 소득증가율을 앞서고 특히 이자비용 증가율이 높다면 이는 심각한 위험신호다. 빚을 갚을 능력이 취약한 고위험가구의 직접적인 연체율 상승 원인이 되고 부실이 본격화될 수 있다. 타이머가 재깍재깍 돌아간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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