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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짜의 반격] “식물성 원료에 고기·우유 단어 쓰지마”…네이밍 전쟁 시작됐다

  • 채식열풍 타고 육류 대체품 확산
    美 육류업체 “진짜 고기 지키자”
    ‘식물성 고기’ 단어 금지法 제안
  • 기사입력 2019-08-16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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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 말리부에 콜벳(쉐보레 브랜드의 스포츠카)스티커를 붙인다고 해서 콜벳이라 부를 수 없다!” 자동차에 대한 얘기가 아니다. ‘가짜 고기’ 시장이 확산되면서 ‘진짜’ 고기를 사수하기 위한 미국 육류업계의 공세다.

채식 열풍 속 본격적인 ‘네이밍(naming) 전쟁’이 시작됐다. 미국 육류업계는 법적 대응이라는 강력한 무기를 내밀었다. 식물성 고기에 ‘고기(meat)’ 단어를 금지하는 법안이 통과되도록 항의 중이다. 실제 미국에서는 올해 24개 주에서 관련 법안이 제안됐다. 유럽의회 농업위원회도 지난 4월 의원들의 압도적인 찬성으로 관련 법안이 발의됐다.

새 명칭도 거론되고 있다. ‘채식 버거’ 대신 ‘채식 디스크(veggie discs)’, ‘채식 소시지’·‘콩 스테이크’를 ‘채식 튜브’(veggie tube)·‘콩 슬라이스’(soya slice) 등으로 바꾸는 식이다. 해당 법안은 아직 EU 본회의의 최종통과가 남아있다. 손지희 aT 폴란드사무소 소장은 “현재 영국 등에서는 (환경단체에서 법안통과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으며, 반대하는 소비자들은 유럽의회에 청원을 내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양측 입장은 첨예한 대립 중이다. 육류업체는 ‘소비자에게 혼란을 준다’는 이유를 내세운다. 영국 육류생산협회는 “해당 명칭은 소비자를 호도하는 것이며, 핵심은 정확한 라벨링”이라고 EU에 항의했다.

반면 환경단체인 그린피스는 “비건 스테이크에 고기가 들어간다고 여기는 이는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반박했으며, 미국의 비영리단체인 좋은음식연구소(Good Food Institute) 또한 “소비자 보호가 아니라, 현 시장을 장악한 주요 기업·단체를 미래 경쟁으로부터 보호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체육 제조업계는 “소비자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용”이라고 맞대응 중이다. 미국 식물기반식품협회는 “‘베이컨’ 맛을 굳이 ‘짜고 지방질이며 돼지와 같은’ 이라고 설명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아직 해외처럼 갈등이 첨예하진 않지만 식물성 고기의 명칭을 비롯한 다양한 현안과 관련 한돈협회, 한돈자조금위원회 등 국내 축산관련단체협의회에서도 공동 입장을 내는 것을 검토 중이다.

‘식물성 우유’의 네이밍 전쟁도 한창이다. 미국 낙농업자협회는 식물성 우유의 ‘밀크’(milk) 사용 규제를 요구해왔으며, 선 긋기 움직임은 요거트나 치즈 등의 유제품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미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캐슈넛 치즈 제품을 ‘채식 치즈’라고 명명하지 못하도록 했다. 비단 동물성 식품만 해당된 논쟁은 아니다. 미국 루이지애나주와 아칸소 주는 콜리플라워 등 채소로 만든 쌀에 ‘쌀’ 단어의 사용을 법으로 제한하고 있기도 하다.

명칭과 관련한 갈등은 국내에선 사정이 조금 다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현행법상 100% 식물성 원료로 제조된 경우 ‘고기’나 ‘우유’ 표기를 할 수 없다. 식약처 관계자는 “관련 규정은 ‘소비자를 기만하는 표시 또는 광고는 할 수 없다’라는 식품표시광고법 제 8조 5항에 근거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비욘드 미트’와 같이 상호명이나 ‘제로 미트’처럼 고기가 아니라는 뜻이 담긴 경우는 제외될 수 있다. 이때문에 매일유업은 ‘아몬드브리즈’를, 정식품은 ‘리얼 아몬드’ 명칭을 사용하고 있다. 오히려 ‘식물성 음료’ 명칭을 원하는 경우도 있다.

류현욱 블루다이아몬드 한국지사 대표는 “국내에서 ‘아몬드 우유’ 명칭은 ‘아몬드 맛이 나는 우유’와 혼동될 수 있으므로 차별해서 사용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소비자가 ‘식물성 아몬드 우유’를 ‘아몬드 맛이 나는 동물성 우유’ 제품과 헷갈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여러 입장이 엇갈리는 ‘네이밍 전쟁’은 ‘가짜’의 성장이 배경이다. 대체 육류 개발이 진전되면 오는 2040년에는 육류 소비의 60%를 차지할 것이라는 글로벌 컨설팅업체 AT커니의 보고서도 발표됐다. ‘네이밍 전쟁’은 빠르게 커가는 채식 시장의 성장통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육성연 기자/gorgeou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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