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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라젠’ 임직원 7월초 임상실패 전 스톡옵션 적극행사
주가 급락 전 차익실현한 듯
저가 발행물량 대부분 풀려
사상 최고 분기손실 기록도

신라젠 임직원들이 '펙사벡 충격'이 시장에 알려지기 전인 7월에 집중적으로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행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에 4500원 이하로 저가 발행된 스톡옵션 물량 대부분이 시장에 풀린 것으로 분석된다.

신라젠 반기보고서를 보면, 스톡옵션 47만5000주가 7월에 행사돼 해당 물량만큼 보통주가 발행됐다. 행사된 물량 상당 부문이 시장에서 팔린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1월 9만8000주, 3월 9만7000주, 5월 4만9000주, 6월 4만8000주의 스톡옵션이 행사되더니, 급기야 지난달에는 40만주 이상의 물량이 시장에 풀린 것이다. 7월에 신현필 전무는 스톡옵션 물량 약 17만주를 시장에 매도한 것이 알려져 투자자들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신라젠의 저가(행사가격 4500원이하) 스톡옵션 대부분이 펙사벡(JX-594) 임상중단 권고 전에 행사됐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행사가격이 4500원인 스톡옵션 물량이 약 81만주가 남아있는 상태였다. 올해들어 7월까지의 행사물량만 76만주를 넘어선 상태다. 하지만 7월 이후 행사가격이 1만1000원인 스톡옵션 20만주를 제외하고, 나머지 스톡옵션의 행사가격이 모두 7만원대를 넘어선다. 이미 7월부터 신라젠 주가가 5만8000선으로 떨어지기 시작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들 스톡옵션의 행사 자체는 기대하기 어려운 상태다.

최근 1만원대 중반까지 주가가 급락한 신라젠은 사상 최고 수준의 분기 손실 역시 기록했다. 이달 2일, 펙사벡 간암 대상 임상 3상 시험(PHOCUS)에 대해 임상중단 권고가 내려진 결과다. 미국의 제네렉스를 인수하면서 신라젠이 계상했던 무형자산(산업재산권, 기타의무형자산, 영업권) 688억600만원에 대하여 일괄적으로 손실(손상차손) 처리했다. 제네렉스의 기존 주주에 대한 대가(125억600만원)와 기간을 나눠 반영하려 했던 라이선스·마일스톤 수익(42억1400만원)을 일시에 합산했으나 눈덩이처럼 불어난 당기순손실을 가리기엔 역부족이었다.

신라젠은 2016년 상장 당시 1470억원을 공모했다. 지난 6월말 기준으로 이중 운영·개발 자금으로 703억원을 사용한 상태다. 나머지 자금에 대해 회사 측은 "신규파이프라인 임상비용, 연구개발비 및 경상적 운영자금으로 사용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 3월 발행된 1100억원의 전환사채(CB)자금에 대해서는 6월말 기준으로 사용된 바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신라젠 측은 7월에 행사된 스톡옵션 47만5000주가 지난 2017년 퇴임한 윤 모 부사장 소유라고 밝혔다. 신라젠 관계자는 "윤 모 부사장에 대한 스톡옵션 부여를 과거 이사회 의결로 취소했다가, 이것이 소송으로 번져 대법원까지 간 끝에, 윤 모 부사장이 승소해 허용된 스톡옵션 행사일 뿐"이라며 "윤 모 부사장은 이미 퇴임했기 때문에 8월 임상 중단 여부와 별개라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김지헌 기자/ra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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