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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언론 “삼성 불화수소 테스트…日기업 위험” 연일 신속보도
닛케이 “대만 등 조달처 바꿀수도”
“일본기업 점유율 하락 감수해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8일자 3면 머릿기사로 "한국 기업, 대체재료를 검토…일본도 장기적 리스크"를 게재했다. 일본 유력 경제신문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정부가 반도체 핵심소재 수출규제를 발표한 지난 1일부터 “이번 조치는 극약처방으로 일본 기업 피해가 불가피하다”며 이례적으로 강도 높게 비판해왔다. [니혼게이자이신문 캡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업체들이 일본산 이외의 불화수소 테스트에 본격 착수하자 일본 언론들이 자국 기업 위협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한국 기업 상황을 연일 신속하게 보도하고 있다.

일본 유력 경제신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18일자 3면 머릿기사에서 “일본 정부의 대(對)한국 수출 규제로 삼성전자 등 한국 반도체 업체들이 일본 이외에서 재료를 조달하기 위한 대책을 서두르고 있다”며 “일본 기업들은 장기적으로 점유율 하락 위험을 감수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전날에도 삼성과 SK하이닉스가 일본산 이외의 불화수소 시험가동에 들어갔다며 한국 기업들이 일본을 이탈할 가능성이 있다는 기사를 게재했었다.

닛케이는 이어 18일에도 “한국은 일본에 지속적으로 의존하는 것에 대한 위험성을 인식했다”며 “이미 삼성전자는 일본산이 아닌 불화수소의 품질 성능 시험에 착수했고, SK하이닉스도 같은 시험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재확인했다.

신문은 “일본 기업들의 첨단소재 시장 점유율이 80% 이상으로, 한국 업체들이 대안을 확보하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라면서도 “한일 문제가 길어지면 일본을 대신할 조달처가 생겨날 위험성이 항상 따라다닌다”고 지적했다. 특히 중국과 대만산 불화수소에 주목했다. 닛케이는 “중국과 대만도 불화수소를 만들고 있다”며 “대만 차오리화공(僑力化工)이 일부 한국기업에 작년부터 본격 공급을 시작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전날 일부 외신에서 중국 산둥성의 빈화그룹(浜化集團)이 한국 반도체 업체에 불화수소를 공급하기로 했다는 보도에 대해 빈화그룹 측이 “복수의 한국 기업과 교섭 중이지만, 정식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다”고 밝힌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신문은 그러나 “삼성과 SK가 당분간 일본과의 거래를 지속하는 것에 축을 두는 것으로 보이지만, 한국 내부에서는 ‘일본이 수출규제를 자의적으로 운용할 수 있다’고 받아들이고 있다”며 “원재료를 한 나라에 의존하는 위험에 직면한 한국 기업들이 조달 차질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과거 중국이 희토류 수출 규제를 강화했을 당시 일본 기업들이 제3국에서의 개발 등을 추진한 것을 예로 들면서 한국도 마찬가지로 조달처를 바꿀 수 있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신문은 또 반도체 제조공정에 들어가는 소재에 강한 자국 기업들을 조목조목 짚어가며 한국의 의존성을 지적했다.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에 따르면, 세계 반도체 재료 시장 규모(작년 기준)는 약 5조8000억엔(63조4000억원) 수준이다. 이 가운데 일본 점유율은 50%이지만, 고성능 반도체용 첨단소재 점유율은 80%를 넘는다.

이번 수출규제 대상 품목에 포함된 레지스트(감광액)의 경우, 일본의 JSR과 도쿄오카공업 등 일본 기업이 시장점유율 90%를 쥐고 있다. 불화수소 역시 모리화학공업과 스텔라케미파를 포함한 일본 업체가 80~90%를 점하고 있다.

이번 수출규제 대상 품목은 아니지만 잠재적 규제 대상으로 지목되는 실리콘 웨이퍼(반도체 기판)는 일본의 신에츠화학공업과 SUMCO 2개사의 세계 시장점유율이 60%에 이른다.

한편 교도통신은 일본 정부가 한국의 징용공 소송 문제와 관련 국제사법재판소(ICJ) 제소를 위한 준비를 17일 본격화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한국이 일본의 중재위원회 요청에 16일 수용 거부 의사를 밝힘에 따라 소송에서 패소한 일본 기업에 실제 손해가 발생할 경우 일본 측은 대항조치를 취할 태세”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반도체 소재에 대한 한국 수출규제 강화를 둘러싸고 맞대응이 이어져 출구가 보이지 않는다”며 “위안부 문제 등을 포함한 한일 갈등 장기화는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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