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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준금리 0.25%p 전격인하]경기부진·日 수출규제 ‘사면초가 경제’…한은, 긴급수혈 결단
불과 두 달 전만해도 ‘경기대응 불가’ 입장
경제상황 어려워지자 美 앞질러 선제 대응

주력산업 부진 올 성장전망 2%초반 ‘하향’
수출둔화 예상보다 심각 1,4월 이어 세번째



한국은행이 시장의 예상을 깨고 18일 1.75%인 기준금리를 1.50%로 전격 인하했다. 경기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설상 가상으로 일본의 수출 규제까지 더해지면서 선제 대응이 필요한 시급 상황이라 판단한 것이다. 이날 올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하향 조정했는데, 금년만 벌써 세번째로 그만큼 성장 경로에 예상 밖 변수가 복합 발생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이주열 총재 주재로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1.75%에서 0.25%포인트 내렸다. 지난 2016년 6월 이후 3년 1개월만의 인하다.

한은은 불과 두달 전만해도 기준금리로 경기 대응에 나설 때는 아니란 입장을 고수한 바 있다. 그러다 지난달 이 총재가 기준금리 궤도 변경을 시사하는 발언을 연달아 쏟아내면서 한은이 금리 인하 방향으로 돌아선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시장에선 한은이 이달 성장 전망치를 수정하고 8월에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란 예상이 나왔지만, 한은은 이보다 한 박자 빨리 인하에 나선 것이다. 미 연준(Fed)이 금리 인하를 단행하기도 전에 먼저 나설만큼 상황이 엄중하단 뜻으로도 해석이 가능하다.

한은의 금리 인하는 이날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한 것과 궤를 같이 한다.

한은은 지난 1월 수출 둔화 등의 요인을 반영해 올 성장 전망치를 종전 2.7%에서 2.6%로 떨어뜨렸다. 그러다 석달 뒤 4월에도 한번 더 전망치(2.5%)를 낮춰 잡았는데 미·중 무역협상과 반도체 경기 부진 등을 추가로 반영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이같은 악화 요인이 장기화되면서 지난 6월까지 수출이 7개월 연속 하락했고, 일본이 반도체 소재에 대한 수출 규제까지 단행하면서 다시 3개월만에 전망치 하향에 나서게 된 것이다.

기획재정부도 작년말 2.6~2.7%로 예상했던 올 전망치를 지난 3일 2.4~2.5%로 낮춰잡았다. 기재부는 미·중 무역갈등이 장기화되고 있고 한국 수출의 20%를 차지하는 주력상품 반도체의 회복세가 더딘 상황이 조정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국제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도 지난 10일 한국의 전망치를 기존 2.4%에서 2.0%로 내렸다. S&P는 한국 경제에 대해 “전자 부문을 중심으로 높은 재고 수준과 세계 무역을 둘러싼 불확실성 고조가 생산과 민간 투자에 계속 부담을 줄 것”이라며 “노동 시장은 상대적으로 취약해 소비 약화로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올 성장률이 1%대까지 주저 앉을 것이란 비관 전망도 나온 상태다. 모건스탠리는 지난 9일 전망치를 기존 2.2%에서 1.8%로 0.4%포인트나 떨어뜨렸다. 기존 하락 요인에 한·일간 무역 마찰 요인까지 추가 반영한 것이다. 노무라금융투자도 한국의 성장률을 1.8%로 전망하고 있다.

정부나 다른 기관들은 아직 일본의 수출 규제 영향을 전망치에 미반영한 상태지만, 장기화될 경우 우리 경제에 타격이 클 것이란 관측이다.

우리나라의 광공업생산에서 반도체 생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10%를 넘어선다. 단일품목으론 막대한 규모로, 연관 산업까지 더하면 비중어 더 확대된다. 반도체 수출이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작년말 기준을 20%가 넘는다. 이는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의 8%에 육박하는 수치다.

KB증권은 일본의 규제가 지속돼 그 여파로 수출 물량이 10% 감소할 경우 성장률이 0.6%포인트 하락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반도체 소재가 30% 부족해지면 우리나라의 GDP가 2.2% 감소할 것이란 분석 결과를 내놓았다.

여기에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에서 제외하기로 함에 따라 추가적인 소재와 부품의 수입이 어려워질 수 있어 하반기 생산과 수출의 불확실성이 커질 것이란 전망이다.

서경원 기자/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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